LG생건, 소비자와 식약처 위에 '군림'…”불매운동이 답이다“.
LG생건, 소비자와 식약처 위에 '군림'…”불매운동이 답이다“.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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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른 '가습기 살균제 성분' 든 유아용 티슈 판매중지 명령 뭉개
소비자주권 시민회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불매운동이 답이다“. LG생활건강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유아 티슈에 대한 판매중지·회수 명령을 소비자에게 곧바로 알리지 않고 뭉갰다는 뉴스에 달린 한 누리꾼의 댓글이다. LG생건이 돈벌이에 만 눈이 멀어 법을 무시하면서 소비자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에 해당사 제품을 사지 않는 것으로 맞서자는 얘기다.

아이디 Ces K는 이 댓글에 대해 불매운동으로는 약하다는 답변을 올렸다. 그는 ”식약처의 명령을 무시했다면 검찰이 대응해야죠. 이런 일에 신속하게 움직이는 게 검찰이 할 일인데..“라고 적었다. LG생건의 소비자와 법 위에 군림하려는 잘못된 행태를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 역시 LG생건의 소비자와 식약처를 무시하는 행태에 분노했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된 원인을 명백히 밝히고, 늑장·꼼수 고지에 대해 소비자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제가 된 제품은 ‘100% 식물첨가물 성분’ ‘7단계 검사를 통과한 프리미엄 제품’이라며 판매됐는데, 보건환경연구원의 무작위 수거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발견됐다”며 “식약처의 회수·폐기 명령 이후에도 LG생건이 보인 늑장·꼼수는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기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이 검출된 LG생활건강의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 55’ 물티슈.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이 검출된 LG생활건강의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 55’ 물티슈.

최근 LG생건 유아용 물티슈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55(핑크퐁 캡 70매 물티슈)’에서 살균 보존제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혼합물이 검출됐다. 이는 과거 90명의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와 동일한 성분이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4일 LG생건에 회수 및 폐기 명령을 내렸으나 LG생건은 이를 소비자에게 곧바로 알리지 않고 뭉갰다고 식약처는 확인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11월 주문자 상표에 의한 제품 생산(OEM) 방식으로 한울생약을 통해 생산됐고,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체를 통해 약 8개월간 판매됐다.

하지만 LG생건은 식약처의 명령을 즉각 이행하지 않았다. 유해 제품이 더욱 많이 팔려 아기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사실상 방치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LG생건은 해당 내용을 즉각 회사 누리집과 전국 단위 일간신문을 통해 알려야 했지만, 누리집엔 이틀 후, 신문엔 나흘 후에야 판매중지 명령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

또한 물티슈 판매중지 공지를 홈페이지에 공지한 뒤, 3년 전 만든 화장품 관련 공익 광고 등 게시물 5개를 무더기로 올려 첫 화면에서 해당 제품 회수 공지 내용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하는 ‘꼼수’를 동원했다. 어떻게 국내 굴지의 생활용품 기업이 죽음을 부른 화학성분이 함유된 불량제품을 생산한 무책임한 기업이라는 비난을 면하겠다는 얄팍한 속임수로 보인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해당 물티슈는 주 이용층이 영유아와 아동을 둔 소비자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며 “LG생건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된 원인을 명백히 밝히고 제조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보완을 해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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