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앞서 진행한 인터뷰, [[인터뷰] '빈센트반고흐' 김경수 "가장 힘들 때, 나를 구원해 준 작품"], [[인터뷰②] '빈센트반고흐' 김경수, "'테오 반 고흐' 찾아봐주길 바라"]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춤추는 별을 그린 화가, 그가 들려주는 달과 별의 하모니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가 돌아왔다. 지난 3월 개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의 삶을 바쳐 그림을 그렸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그런 그를 묵묵히 뒤에서 지원해 주었던 동생 테오 반 고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지 6개월 후 동생 테오 반 고흐가 형과의 기억을 되새기며 형의 유작전을 준비하면서 두 사람이 실제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본지는 극 중 빈센트 반 고흐 역을 맡은 배우 김경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 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히며,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오는 6월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Q.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있을까.
김경수 고등학교 때 노래가 어떤 탈출구 같은 매개가 되었는데, 언제나 취미로서 존재했었죠. 그러다 우연히 대학시절에 통기타 동아리도 들어가게 되고 자연히 대학가요제를 나가게 되는데, 수상까지 하게 되면서 취미가 직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것 같아요. 근데 그때만 해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예술과 거리가 너무나도 먼, 군인 집안에 공대생이었거든요.(웃음) 그래서 꿈을 꾸게 되고 직업으로 가는 그 과정이 굉장히 험난하고 굴곡이 많았던 것 같아요. 실용음악과에 들어가 가수로서의 도전에 번번이 부딪히고 각종 아르바이트와 학원 강사를 하며 꿈을 키워가던 어느 날 학교에서 뮤지컬 관람을 갔었는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노래하는 제 스스로가 너무나도 부끄러워졌던 것 같아요. 저는 그때 기술적인, 외적인 표현에 대한 고민에 갇혀있었는데, 무대 위의 그들에게서는 내면의 세계가 제가 정확히 전달되고 있었죠. 노래가 들리는 게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듣고 있었죠. 그래서 뮤지컬이 너무 궁금해졌던 것 같아요.
Q. 배우로서 10년 이상 무대에 오르고 있는데, 배우하길 잘했다고 느꼈을 때가 있었을까.
김경수 배우는 너무나도 많은 인생을 공부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많이 가지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 인물과 나라는 사람을 대조해 보고 분석하면서 나를 많이 찾기도 하고, 나를 잃어버리기도 하면서 내가 나를 알 수 없는 순간에 놀라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끝없이 나와 싸우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배우가 되기 전 나라는 존재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등한시하던 거울 안에서도 희미하던 나라는 존재가 지금은 거울 속에 비치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내 눈을 당당히 마주하고 있다는 것. 나를 아끼고 사랑해가는 과정을 알려주어서, 배우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내 인생의 변곡점? 배우로서의 변곡점은 없었나.
김경수 2012년에 <왕세자 실종 사건>이라는 작품을 할 때였어요. 연출님이 넘버를 노래처럼 하지 말라고 하셨죠. 실용음악 전공인 데다 자연스레 ‘뮤지컬은 음악이다!’라는 공식으로 뮤지컬을 해오던 저는 뭔가 길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큰 고민에 빠졌죠.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단순하고 당연한 선택이었어요. 캐릭터에 맞는 표현과 감성을 표현하라는 디렉션이었던 거죠. 근데 사실 그때의 저는 알고는 있었어요. 단지 쉽사리 포기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노래를 잘하는 배우’, 그게 뮤지컬 배우의 정체성이라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연출님의 디렉션을 온전히 이해하는 순간, 이후에 만난 모든 작품들을 그렇게 접근하게 되었고 넘버로도 캐릭터와 가까워짐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간혹 특정 씬에서 그 상황에 맞는 소리 나 음성이 있다면 혹여나 목이 안 좋아 보이거나 노래를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쉬어있는 소리건, 긁어내는 소리건, 음이탈이 나건 개의치 않고 그 소리들을 표현하는 게 더 캐릭터성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결론은 음악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제가 좀 더 연기적인 접근에 대한 고찰의 시작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나만의 재테크 방법이 있다면? 자산관리하는 나만의 비법은?
김경수 저는 겁이 많습니다. 가장 안전한 선택만으로 자산을 관리합니다.
Q. 마지막으로 1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경수 "지금처럼,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널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