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앞서 진행한 인터뷰, [[인터뷰] '빈센트반고흐' 김경수 "가장 힘들 때, 나를 구원해 준 작품"]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춤추는 별을 그린 화가, 그가 들려주는 달과 별의 하모니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가 돌아왔다. 지난 3월 개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의 삶을 바쳐 그림을 그렸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그런 그를 묵묵히 뒤에서 지원해 주었던 동생 테오 반 고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지 6개월 후 동생 테오 반 고흐가 형과의 기억을 되새기며 형의 유작전을 준비하면서 두 사람이 실제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본지는 극 중 빈센트 반 고흐 역을 맡은 배우 김경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 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히며,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오는 6월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Q. 본지는 이번 시즌 처음 <빈센트 반 고흐>를 보게 됐다. 공연을 보면서 눈에 띄었던 건 영상 활용이었다. 합을 맞추거나 정확한 액팅이 필요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어려웠던 점은 뭐였나.
김경수 영상이 무대에 표현되는 위치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 위치의 브릿지를 잡아줘야 하는 타이밍이 있어요. 그때 긴장이 가장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영상을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걸 최대한 경계하면서 숙련되게 잘 배치해야 드라마도 살고 영상과 함께 하는 순간이 이질감이 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까다롭기는 하죠. 근데 이런 부분은 모든 배우가 똑같이 훈련을 하고 리허설을 하기 때문에 매뉴얼이 있어서 익숙해지는 순간부터는 어렵다기보다는 신중해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2시간이라는 공연 러닝타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무대 위에서 극을 이끌어간다. 초반부엔 극의 시작이자 빈센트의 그림 초기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어떤 가벼운 느낌이 들었는데 후반부로 이동하면서 신경질적인 모습들도 보였던 것 같았는데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인 어려움은 없었나.
김경수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힘듭니다.(웃음) 일단 첫 등장 타이밍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지쳐있는 순간이기 때문에 공연 시작 전에 뭔가 기분이 계속 우울한 상태를 일부러 더 만들어줍니다. 근데 이게 조금만 통제를 잘못하면 무기력해져서 첫 등장을 하기가 너무 힘들어질 때가 있어요. 이 작품이 퇴장을 많이 하지 않고 퇴장을 하더라도 잠시여서 거의 무대 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한데 그래서 체력을 위해 이성적으로 안배를 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게 쉽지 않아요. 체력적으로 안배를 잘하면 급격히 우울해져서 가장 행복한 순간마저도 우울한 색채가 한구석에 자리 잡다 보니 연기하기가 더 힘들어지기도 해요. 체력적인 안배를 생각하지 않고 에너지를 최대한 사용하면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마이크에 영향을 주게 되고... 커튼콜은 음악은 그래도 경쾌한데 대사가 너무 슬퍼서 또다시 우울해지고. 계속 웃으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아요. 빈센트 연기하기 너무 힘듭니다.
Q. 만약, 반 고흐의 그림이 잘 팔렸다면? 그가 그렸던 그림들이 그 시대에 센세이셔널한 작품이라고 소문이 났다면, 그의 인생이 많이 바뀌었을까?
김경수 일단 떠오르는 극 중 대사를 이용해 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 애정 어린 가족들, 세상의 온정과 인정"을 가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Q. 몇 년 전 '닥터후'라는 드라마에서 반 고흐의 이야기를 담은 에피소드가 방영된 바 있다. 혹시 본 적이 있을까? 봤다면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은 어땠을까.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아무도 사가지 않았던,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던 그림들이 그의 사후 한 시대를 대표하는 그림, 작품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그가 가진 감정들, 지금 그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물어보고 싶었다.
김경수 어렵네요. 당연히 행복하겠죠? 그렇지만 그 감정은 온전히 그만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실제 빈센트 반 고흐도 느낄 수 없는 감정이겠죠?
닥터 후 빈센트 편을 저도 봤어요. 빈센트의 그림이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걸 빈센트가 보고 있어요. 믿을 수 없는 표정의 빈센트를 보며 저는 펑펑 울었거든요. 그냥 저는...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Q. 남은 공연기간 동안 이것만큼은 지키고 싶다? 해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김경수 좋은 컨디션 유지하기, 공연의 여파로 우울해지지 말기(실패 중), 땀을 안 흘렸으면... (불가능), 최대한 그 순간에 젖어보기, 막공 때 울지 말기, 빈센트의 편지와 그림 속 마음을 읽으려 노력하기, 내가 화가라고 착각하기 등등 목표가 너무 많네요.
Q. 인터뷰를 보게 될 관객들,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 혹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김경수 공연을 보시기 전에...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테오 반 고흐라는 사람을 검색해 봐 주시겠어요?(웃음) 한 번만 용...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