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빈센트반고흐' 윤승우, "어렵지만 너무 즐거운 2인극"
[인터뷰] '빈센트반고흐' 윤승우, "어렵지만 너무 즐거운 2인극"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0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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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온도, 달과 별의 하모니. 모든 시름을 잊을 만큼 아름다운 오베르의 밤.”
 
춤추는 별을 그린 화가, 그가 들려주는 달과 별의 하모니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가 지난 3월 26일 개막해 관객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의 삶을 바쳐 그림을 그렸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그런 그를 묵묵히 뒤에서 지원해 주었던 동생 테오 반 고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지 6개월 후 동생 테오 반 고흐가 형과의 기억을 되새기며 형의 유작전을 준비하면서 두 사람이 실제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본지는 이번 시즌 새로 합류한 윤승우 배우를 만날 수 있었고, 그가 바라보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 그리고 그가 맡은 역할 '테오 반 고흐' 역에 대해서 들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 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히며,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오는 6월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니 만큼 인사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윤승우  안녕하세요. 저는 1990년생 백마띠 배우 윤승우라고 합니다. 시작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배우입니다.

Q.  사실 90년대생이 대학로에 많이 없어서 매우 반갑다.

윤승우  맞아요. 사실 위아래로 정말 많은 배우들이 있는데 90년대생 배우들이 많지는 않더라고요. 저도 스터디 중에 90년생들이 좀 있긴 한데 작업을 하면서는 별로 못 본 것 같아요.

Q.  작품 이야기로 들어가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를 공연에 앞서 봤던 적이 있었나.

윤승우  본 적은 없어요. 주변에서 너무 좋은 작품이다. 음악이 좋고, 연기하는 배우들이 되게 행복한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되게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지는 못했던 작품이었죠.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윤승우  정말 감사하게도 먼저 연락을 해주셨어요. 그렇게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첫 연습은 어땠나.

윤승우  일단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음악이 너무 좋았고, 사실 2인 극이라는 게 대사량이 엄청 많거든요. 그런데 다행히도 최근에 두어 번 2인 극을 했었기 때문에 대사는 큰 걱정 없이 넘겼던 것 같아요. 오히려 작품이 너무 좋아서 이걸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지, 어떤 인물들이 만들어 질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랄까요? 크게 어려웠던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Q.  극 중 여러 역할을 오간다. 어떻게 보면 다들 실존했던 인물이고 많은 정보가 있던 만큼 조금 쉽게 다가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윤승우  아무래도 테오의 기억 속에서 존재했던 인물을 연기하는거다 보니까 테오가 생각하는 안톤이나 고갱으로 빈센트를 대해야 할지, 아니면 그 인물들을 나눠서 가야 할지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단적인 예로 안톤은 대본 상에서 빈센트를 되게 가르치고 억압하고 "네가 가진 그림에 대한 생각 자체가 틀렸다"라고 지적하거든요. 다르다가 아니라 틀렸다고만 하는 인물이라서 빈센트는 안톤의 말에 "이 사람은 날 틀렸다고만 하고 정답이 아니라고 말하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더라고요. 처음엔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게 테오의 과거 회상이라고 봤을 때 다들 좋은 사람들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인물마다의 연관성이라던가 테오가 바라봤던 인물들과 연계를 했을 때 극의 흐름이 이상해질 때가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그런 포인트를 많이 지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인물의 서사를 만들고 다양성을 부여한다기보다는 이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면과 대사, 포인트들에 더 신경을 써준 거죠. 그 이상 확장을 하지 않고 정확한 액션을 준비하고 캐릭터를 만들어서 구분했어요. 남은 시간은 테오라는 인물 그리고 그가 바라보는 빈센트에 집중했죠. 

Q.  첫 무대는?

윤승우  제가 첫 무대라기 보다 첫 곡을 부르기 전에 되게 긴장을 많이 하거든요. 다행히도 최근에 했던 <쓰릴미> 공연을 같은 극장에서 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막 긴장이 많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극장이 원형으로 되어있는데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분들이 보여서 그런지 정말 긴장이 하나도 안됐어요. 이제까지 다른 작품들은 정말 첫 공연, 첫 곡이 제일 긴장되고 떨렸는데 이번 작품은 안 그러더라고요. 형들을 믿어서 그런지 크게 긴장이 되지 않았어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이번 작품에서 수염 분장을 하는데 불편하진 않았나.

윤승우  수염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어떤 가면을 쓴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배우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안경을 하나만 껴도 자신감이 되게 올라가잖아요. 그리고 그런 자신감은 저 스스로를 어느 정도 내려놓게 되는 힘을 가졌죠. 다만 그런 플러스되는 부분과는 정반대로 안면 근육을 조금 잃어버리는 마이너스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Q.  본지는 수염이 많이 자라는 편인데, 그런게 아니면 작품을 할 때엔 인체용 접착제를 쓰지않나. 피부는 괜찮을까.

윤승우  되게 빈센트 같으세요.(웃음) 저는 수염이 많이 안 나는 편이고 약간 얌생이처럼 난다고 해야 할까요? 며칠을 길러도 많이 자라지 않는 편입니다. 그리고 작품에선 인체용 접착제를 쓰거나 양면테이프를 하는 배우님들이 계신데 저는 땀이 조금 많아서 접착제랑 양면테이프를 둘 다 하고 있어요. 다행히 아직까지 떨어진 적은 없습니다. 힘들었던 점이요? 아무래도 고정을 하고 있다 보니 활짝 웃는 걸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런 점이 조금 힘들었고 최근에 조금씩 피부 트러블이 올라오는 것 같더라고요. 

Q.  관리를 해줘야 한다. 

윤승우  네, 그래서 팩도 자주 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보면 이번 작품이 전작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결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차이점 같은 걸 느낀 게 있을까.

윤승우  사실 이번 작품이 어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연기하는 게 처음이 아니더라고요. 고민은 해봤는데 제가 했던 전작들 중에서 실존 인물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 실존 인물이던 가상의 인물이던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그 인물들의 서사를 알 수 있는 정보가 많다고 그것만 집중하다 보면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부분들, 그리고 제가 챙기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들이 제한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실존 인물을 100 퍼센트 구현을 하면 그건 그들의 이야기일 뿐이지 우리가 하고 있는 공연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재미도 없고 매력도 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공연이던 윤승우라는 사람이 연기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할 수 있게끔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배우 윤승우가 연기하고 있는 테오 반 고흐의 이야기를 들으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나.

윤승우  제가 사실 어떤 그림이나 전시에 대해서 조금 무지했었거든요. 제가 그전까지 알고 있었던 빈센트 반 고흐는 시대를 잘못 태어난 유명한 화가로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다른 작품에서 같이 공연을 하고 있는 리현이라는 친구가 고흐의 작품을 되게 사랑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핸드폰 배경도 고흐의 그림으로 해놨어요. 작품 연습할 때 제가 지나가면서 배경화면을 보고 "이쁘네, 누구 그림이야"라고 물어봤을 때, 자기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라면서 알려줬을 정도였죠. 그래서 이번 작품 캐스팅 발표가 되고 나서 바로 연락이 오더니 "형, 왜 고흐 혼자 하느냐"면서 그렇게 행복한 작품을 하냐고 말하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솔직하게 작품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에 관심이 되게 많아졌어요. 그림에 대한 사연들을 제가 소개하고 말하고 있다 보니 더 사랑에 빠졌다랄까요. 

Q.  그럼 최근에 가장 와닿았던 그림? 눈에 띈 그림이 있다면?

윤승우  저는 사실 다 좋거든요. 작품 속에서 테오처럼요. 어떤 한 작품을 고르기가 되게 어렵고, 매번 바뀌긴 하는데 최근에는 자화상이 가장 끌렸던 것 같아요. 빈센트가 모델을 구할 수가 없어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그렸던 거잖아요. 그걸 보고 있자니 되게 안타깝고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사실 좋은 그림들이 너무 많아요. 아몬드 나무도 좋고 별이 빛나는 밤도 좋아합니다. 

Q.  작품의 제목을 <빈센트 반 고흐>가 아니라 <빈센트, 테오 반 고흐>나 <반 고흐>라고 지어야 할 것 같았다. 어떤 후기들에선 테오가 무대에 없어도 빈센트 곁에 있는 것 같다고도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나.

윤승우  사실 저는 아직 못 본 후기이긴 한데요.(웃음) 사실 제가 공연을 하고 있을 때 후기들을 자주 찾아보는 편이거든요. 연출님이나 관계자분들 그리고 동료 배우들이 해주는 코멘트가 되게 중요한데, 그만큼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분들이 봐주시고 남겨주는 코멘트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보는 관점과 시선, 생각과는 전혀 다른 부분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관객분들이 보거나 생각하는 부분들이 더 정확할 수 있고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때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발견해 주셔서 우리가 더욱더 좋은 방향성으로 가기도 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일단 저는 그런 후기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런 후기들이 있다면 정말 감사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후기인 것 같아요. 사실 저보다는 같은 작품을 하고 있는 형들이 해주는 게 정말 많거든요. 형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저 중간다리 역할과 오프닝과 끝맺음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연 중입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한국증권신문

Q.  작품 속에서 영상과 조명을 활용하는 방식이 되게 재밌게 다가왔다. 테크 리허설을 할 때 되게 어려웠을 것 같은데

윤승우  사실 정해진 테크는 외우면 되거든요. 연습 초반에 기본적인 동선을 봤었는데 조금 불필요하다고 해야 될까요 영상과 조명이 움직이는 동선에서 정해진 약속들이 있는데 그걸 나누는 게 조금 어려웠어요. 저는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고 싶은데, A에서 C 지점으로 가서 소품을 옮겨야지만 영상이나 조명에 맞물리는 장면들이 있었거든요. 그런 게 이미 약속된 장면이다 보니까 그걸 지키는 건 맞는 건데, 제가 원하는 B 지점으로 가면서 C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갈 수 있게 변수들을 체크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다행히도 대사도 그렇고 이런 움직임을 잘 안 까먹고 빨리 익히는 편이라서 금방 해결할 수 있었어요.

Q.  빛으로 아버지를 표현하는 것도 재밌었던 것 같다.

윤승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웃음) 사실 그게 제가 고개를 숙이는데, 이제 아버지 모습에 맞춰서 대사를 쳐야 되거든요. 빈센트와 아버지 장면이 있을 때 저는 계속 엎드려있어요. 처음엔 제가 완전 블랙아웃되는 줄 알았는데, 조명이 조금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되게 어떤 움직임이 없게 하려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어깨가 들썩이면 안 되니까요. 그런 부분을 신경 쓰고 있고, 최대한 존엄하고 엄격했던 아버지를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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