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펀드부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후보... 윤석열 정부 공정가치 위협
'채용비리·펀드부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후보... 윤석열 정부 공정가치 위협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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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회장 선임에 정치권, 시민단체, 의결권자문기관 등 반대
채용비리·펀드부실로 재판...금융당국 징계로 회장 결석 사유
함영주 회장 후보자
함영주 회장 후보자

금융권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경영이 강화되고 있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가 기업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관한 지표가 되고 있다.  개별 기업 철학을 넘어서 자본시장, 그리고 국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평가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16일  '2021년 회장 성과 평가'의 비재무 지표로 플랫폼 금융 중심 원컴퍼니(O.N.E Company)와 ESG 경영 실천을 새롭게 선정했다. 세계적 추세가 된 ESG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하나금융지주의 ESG경영을 두고 ESG washing (ESG+white washing)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SG를 실천하는 것 처럼 홍보하면서도 실제는 '가짜 ESG'라는 것이다. 채용비리ㆍ펀드부실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재판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인데도 주총에서 회장 선임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결권 자문 기관, 시민단체, 정치권까지 함의 회장 선임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치권은 24일 하나금융지주가 함영주 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회장으로 내정하고 25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에 선임하려는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함 회장의 선임을 반대했다.

오기형 국회 정무위원은  "함영주 부회장은 스스로 결자해지해야 한다. 감독 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임원이 지주회사의 후보로,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하나금융 그룹과 우리나라 금융산업 전반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공정을 내세웠다. 윤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6월 대선출마 선언을 통해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고 세우겠다"고 했다.

함 부회장의 채용비리는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 세대들에게 불공정한 현실을 직면하게 했다는 비판이다. 현재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책임자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6년 터져나온 시중 은행들의 채용비리 사건에서 함 부회장이 추천한 취준생이 전형 단계에서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성적대로 뽑는 사람들을 탈락시켰다. 스카이대학 출신들을 대신 채워 넣었다. 남녀 성비를 4:1로 맞춰 합격선의 여성들을 떨어트렸다. 하지만 11일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인사담당 실무자들이 당시 행장이던 함부회장 지시가 아니라 자기들이 알아서 한 거라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실무자들의 총대로 함 부회장은 살아났다.

하지만 복병이 또 나타났다. 펀드 부실 판매로 금융당국에서 임원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금융사 임원이 될 수 없다. 함 부회장은 금융당국의 징계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이 DLF펀드 부실 판매 관련 함 부회장에게 내려진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회장 결격 사유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지주는 25일 주총에서 회장 선임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함 부회장이 회장에 선임된 뒤에도 차기 윤석열 정부의 공정을 앞세운 금융정책에 칼날 앞에 살얼음판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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