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홍 대양 회장 ESG경영 '구멍'...새해 벽두 노동자 사망 '안전불감증'
권혁홍 대양 회장 ESG경영 '구멍'...새해 벽두 노동자 사망 '안전불감증'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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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판지 1일 새해 첫날 안전사고 30분 골든타임 놓쳐 노동자 사망
노조탄압 폐수무단방류 안전사고 등으로 얼룩진 대양그룹 민낯 드러나
권혁홍 회장
권혁홍 대양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은 당시 국회 증인 출석 사진이다. @뉴시스

대양그룹(권혁홍 회장) 계열사 광신판지(권택환/김민배 대표)의 골판지 공장에서 4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상임부회장에 재직하고 있는 권혁홍 회장에 ESG인식이 사회의 눈 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안산단원경찰서는 3일 광신판지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과 관련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한 감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오전 4시 30분께 안산시 단원구 원시동 770에 위치한 광신판지 골판지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박모(43)씨가 대형 가계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박씨는 완성된 골판지를 적재하고 묶는 리프트와 철판 구조물 사이에 골판지가 걸리자 이를 빼내려고 몸을 집어 넣었다고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씨는 사고를 당한뒤 30분 이상 방치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이유에서 박씨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광신판지는 1일 주야 2교대로 근무했다. 사고 당시 박씨는 야간근무에 배당되어 20여명이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1인1조 안전 수칙이 지켜졌다. 공장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그런데도 골든타임을 놓친 것은 박  씨가 작업하던 곳이 리프트와 철판 구조물 사이는 CCTV의 사각지대 였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광신판지의 여직원은 "담당자는 자리에 안계신다. 노동자가 사망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 경찰에서 조사중이라서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 담당자에게 연락하라고 전하겠다"고 했다.

광신판지 측은 이후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양그룹 안전 위험 

중견그룹인 대양그룹은 27일 시행되는 중대처해처벌법 적용 대상.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다.

그룹의 대부분 계열사 사업장은 노동자 5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난 광신판지만 해도 114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양그룹의 안전 문제는 심각한 상황.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1시 20분경에 대양판지 장성공장에서 작업 설바에 노동자가 끼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노동자가 가동 중인 기계가 멈춰서자 멈춰진 기계 사이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양판지 노조는 고용노동부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인재라는 것. 노조가 150건 넘는 산업안전법 위반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지역 명예산업안전감독관도 대양판지를 고발했다. 고용노동부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조사를 미루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의 늦장 대응이 사고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인재라는 지적이다. 

◇권혁홍 회장 ESG경영 구멍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경영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다. 대양그룹의 ESG경영은 낙제점 수준.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폐수 무단배출 등으로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대영판지 장성공장은 오랜 기관 폐수를 무단 방류해 온 사실이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의해 지난해 11월 29일에 확인됐다. 노조는 2019년부터 3년간 최소 2500톤 이상의 폐수가 무단 배출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폐기물처리시설, 대기배출 시설 등도 신고하지 않고 운영한 사실이 적발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의해 폐수 무단 방류가 드러나면서 권 회장의 환경경영은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양그룹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또한 '안전'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새해 벽두에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와 폐수 무단 방류 사건을 계기로 권회장의 ESG경영이 무뉘만 ESG경영이라는 뜻의 '위싱ESG'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양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은 권혁홍 회장이다. 권 회장은 신대양제지를 통해 대영제지공업, 대양포장, 광신판지, 대영판지 등을 지배하고 있다. 재무 구조상 중견기업에 해당되는 대양그룹은 중소기업에 남아 '피터팬 신드롬'을 앓고 있다. 권 회장은 중견 그룹 회장인데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중앙회의 김기문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을 맡아 중소기업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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