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형제분쟁 끝내고 '조현범' 회장 전면에 
한국타이어, 형제분쟁 끝내고 '조현범' 회장 전면에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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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사장을 신임 회장에 선임
조현식 전 부회장과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반도체수급난에 영업이익 악화, 노조파업에 고객사 이탈도 
진행 중인 성년후견심판 결과 따라 형재의 난 재현될 수도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이 22일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사진) 사장을 신임 회장에 선임했다. ⓒ 공정뉴스DB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이 22일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사진) 사장을 신임 회장에 선임했다. ⓒ 공정뉴스DB

한국타이어그룹이 본격적인 2세 시대를 열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가 조현범 사장을 신임 회장에 선임했기 때문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22일 조현범 사장은 신임 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다. 동시에 조양래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조 신임 회장의 친형인 조현식 부회장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경영권을 두고 벌어졌던 형제간 분쟁이 사실상 조 신임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된 상황이다. 

◆ 형제간 분쟁, 승자는 차남 

한국타이어그룹의 형제간 분쟁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지분 23.59%를 블록딜(시간 외 매매) 형태로 넘겼기 때문이다. 

이후 장남인 조현식 고문(당시 후회장)은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반발했고, 결국 형제간 분쟁이 촉발됐다. 

또한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도 법원에 아버지인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 소송을 청구하면서 '차남 대 장남·장녀'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조현식 부회장이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형제간 분쟁의 무게추는 조현범 회장에게로 기울어졌다. 

게다가 22일 한국앤컴퍼니가 조현범 당시 사장을 신임 회장을 선임하면서 한국타이어그룹의 형제간 분쟁은 사실상 조 신임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는 게 재계의 반응이다. 

◆ MB의 셋째사위, 배임수재로 구속되기도 

한국타이어그룹의 정점에 오른 조현범 신임 회장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4남매(2남2녀) 중 막내이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막내사위다. 

이 전 대통령은 4남매(1남3녀)를 두고 있는데, 조 신임 회장은 2001년 이 전 대통령의 셋째딸 수인씨와 결혼했다. 이 전 대통령의 맏사위는 이상주 전 삼성전자 전무이며, 둘째사위는 최의근 서울대병원 의사다. 

조 신임 회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했으며, 마케팅본부장,전략기획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을 거친 뒤 2018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에 취임했다. 

재계에서는 조 신임 회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등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지난해 6조45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 6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과 헝가리, 인도네시아, 미국 등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 벤츠, BMW, 포르쉐, 테슬라 등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을 고객사로 끌어모으기도 했다. 

반면 논란도 있다. 지난 2019년 거래처로부터 6억원의 뒷돈을 받았다는 배임수죄와 함께, 형제들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신양관광개발에서 인건비 과대계상 등의 방식으로 2억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 신임 회장은 지난해 4월 구속기소된 후 1심에서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며, 지난해 11월 열린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판결을 받았다. 

◆ 노조·사업·소송까지, 조 신임 회장의 숙제

한국앤컴퍼니 측은 이번 인사와 관련 "조현범 회장 취임을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그룹)은 새롭게 정립된 미래 혁신 방향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일단 조 신임 회장이 인수합병(M&A)를 통해 미래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에는 캐나다 광학 미세 전자기계 시스템 업체인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 테크놀로지'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해결해야할 현안들도 한두개가 아니다. 가장 시급한 숙제는 주력사업인 타이어제조업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타이어를 공급해야 하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역시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기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5%나 줄어든 1808억원으로 집계됐다. 

노조와의 관계도 변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창사 이래 최초로 국내 공장 파업을 최근 겪었다. 이 과정에서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이 가동을 멈췄는데, 주요 거래처인 현대차의 물량이 일부 경쟁사로 넘어가는 고객사 이탈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안은 현재 진행 중인 조양래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이다. 법원이 소송을 제기한 조희경 이사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조 명예회장이 조 신임 회장과 거래한 블록딜 매매 무효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지분구조는 조현범 회장이 43%, 조현식 고문이 19.32%, 조희원씨(조양래 회장의 차녀)가 10.82%를 보유 중"이라며 "성년후견심판 결과에 따라 블록딜 무효 소송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경영권 분쟁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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