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서민은 오지 마라?
은행, 서민은 오지 마라?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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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마케팅 치중...대출 어렵고 수수료 부담
시중은행들의 점포가 VIP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변화하고 있어 서민들의 은행 이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서민들의 경우 은행에 큰 목돈을 맡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월급이체, 청약저축 등 소액예금 보관이나 가계대출로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계대출의 경우 서민들이 받기에는 문턱이 이미 높아져 고액의 이자를 지급하는 카드론 대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액예금으로 30년 이상 거래한 고객의 경우에도 대출요건 중 통장평균잔액이 많지 않아 신용대출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담보대출과 연대보증을 요구해 대출받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어서 서민들이 은행의 문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이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과 정기예금 잔액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18조8200억 원으로 2001년 4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는 서민들이 저금리로 인해 은행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정기적금 잔액은 2003년까지만 해도 20조 원대를 유지했으나 작년 말 19조5900억 원, 올해 들어서는 18조 원대로 줄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2000년 9월 200조 원대로 올라선 뒤 꾸준히 늘어 5월 말 현재 275조1200억 원으로 불었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정기예금이 늘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 우량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특별판매 상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최근 정부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집담보 대출의 심사기준을 엄격히 하고 있는데 이 또한 서민들의 자금사정을 옥죄고 있다. VIP고객의 경우 대출요건 심사를 완화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대출을 해 주고 있어 정부가 부동산 투기 자금 억제를 위한 대출요건 심사 강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서민들의 경우 재산적 가치가 대부분 집밖에 없기 때문에 일시적 자금난의 경우 은행권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사금융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사금융의 경우 외환위기 사태 이후 이자제한법이 없어져 고리의 이자를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가계부실의 원흉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이자제한법 부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의 자기 이익대변을 위해(상당수 정치인들이 이자제한법 폐지의 혜택을 보고 있음)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아직 도입하기가 이르다는 자기합리화를 통해 이자제한법 부활을 막고 있다.예금의 경우 저금리시대가 유지되면서 이자 수입은 실질금리 대비 마이너가 돼 돈을 보관하는 정도에 불과하게 됐다. 또한 은행권의 수수료 인상으로 인해 예금을 찾거나 이체 시 수수료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은행 창구의 경우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창구가 줄어들어 창구를 이용해 예금을 찾을 경우 30분 이상 기다려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창구를 이용해야 되고 현금자동지급기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 부담을 감수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주5일 근무의 확산으로 주말의 경우 거래은행에서 자기 예금을 찾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금융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시중은행들이 그동안 국민들의 은행으로 각종 혜택을 누리면서 성장해 왔는데 은행의 공익적 의무를 뒤로 한 채 이제 와서 수익에만 열중하는 것은 국내 은행산업의 특수한 발전 역사에 비추어 볼 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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