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79화 - 엄마는 남자를 거느렸다
[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79화 - 엄마는 남자를 거느렸다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1.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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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의 반박에 한수지가 돌아보며 말했다.

“너 많이 컸다.”

“민준 오빠는 부자 집 아들도 아니고, 세 사람 중에서 머리가 뛰어난 것도 아니잖아. 착실한 것 외에는 뭐 볼 게 있어?”

“민준 오빠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했지만 반듯하게 살아왔어. 무리하지 않는 인생, 환경이 그렇게 만든 거야. 사랑도 그렇게 할 거야. 무리하지 않고 억지 쓰지 않고... 너도 남자를 만나려면 성우 오빠나 익선 오빠보다는 민준 오빠 같은 스타일이 좋을 거야.”

* * *

한영지는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말을 멈추었다.

“그래서 한수지가 두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민준과 영지를 붙여 주려고 했던 거군.”

내가 물어 보았다.

“그건 아니에요. 그렇다고 언니가 패기 없는 남자를 좋아한 것은 아니거든요.”

“그럼 한수지는 도대체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한 거야?”

“언니는 엄마를 인정하지 않았어요.”

영지는 내가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엉뚱한 말을 했다.

“엄마를 왜? 아버지 대신 두 자매를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하지 않았어?”

“뭐 뒤를 봐 주기는 했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남긴 재산으로 그냥 방해하지 않은 정도지요.”

“방해라니? 무슨 말이야?”

“엄마는 남자들이 따르기도 했지만, 엄마 자신이 많은 남자를 거느렸어요. 아버지 말고도 유종호 회장, 조진국 사장, 변하진 사장 모두 한때 곁에 두었거든요. 네 다리 걸치기라고나 할까.”

“하지만 아버지 한일선 씨 하고 결혼한 거 아냐?”

“형식은 그렇지요.”

“형식은 그렇다면 내용은 어떤 건데?”

나는 식사를 잠깐 멈추고 한영지를 바라보았다.

한영지는 가끔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불쑥 던지는 습관이 있었다.

언젠가는 자기 성이 한 씨가 맞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별 뜻은 없어요. 아빠하고 살았지만 행동은 자유분방했다고요. 후회 없이 사는 여자지요. 언니가 갑자기 죽었지만 엄마로서 연민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일이 없어요. 언니 성도 한씨가 맞나 싶어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것도 그렇고...”

한영지는 점점 더 이상한 말을 했다.

목소리가 격해져 있었다.

 

“성우 오빠가 네 번째 희생자로 통고 받았다면서요?”

“그런데 킬러도 이번에는 성공하기 어려울 걸.”

한영지가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말을 참지 못하는 한영지인데 입을 다물 적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 터였다.

“킬러가 이번에는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말꼬리를 흐리면서 한영지의 표정을 살폈다.

“성우 오빠가 킬러일 수도 있잖아요.”

내가 깜짝 놀라자 한영지는 금세 표정을 바꾸며 씩 웃었다.

“농담이예요.”

“유성우는 엄청난 경호팀에 에워싸여 있어서 좀체 당하지 않을 거야.”

“아버지가 지켜주는군요.”

“유성우가 한국 바이오 컴퍼니로 왔으니 오민준이 대단히 불편해지는 것 아닐까?”

“그건 선생님이 민준 오빠를 잘 몰라서 하시는 말씀이에요

. 민준 오빠는 어떤 나쁜 환경에 처해도 곧 적응을 해요.

아마 성우 오빠를 상사로 잘 모실 걸요.”

나는 갑자기 한영지의 감정이 격해진 데는 까닭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숨어 있는 것 같았다.

“뮤지컬 공연 날짜가 가까워졌는데 진행은 잘 되어 가?”

나는 혹시 뮤지컬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 물어 보았다.

“표는 80프로 이상 예매되었대요. 매진은 문제가 없나 봐요.”

“유성우가 언니 회사에 온 것은 알고 있지?”

“예. 성우 오빠가 네 번째 희생자로 통고 받았다면서요?”

“그런데 킬러도 이번에는 성공하기 어려울 걸.”

“하긴....”

한영지가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말을 참지 못하는 한영지인데 입을 다물 적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 터였다.

“킬러가 이번에는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말꼬리를 흐리면서 한영지의 표정을 살폈다.

“하긴... 지가 킬러라면 그렇겠죠.”

“지가 킬러라니?”

“성우 오빠가 킬러일 수도 있잖아요.”

“뭐? 그럼 지금 자작극을 하고 있단 말이야?”

내가 깜짝 놀라자 한영지는 금세 표정을 바꾸며 씩 웃었다.

“농담이예요.”

“유성우는 엄청난 경호팀에 에워싸여 있어서 좀체 당하지 않을 거야.”

“아버지가 지켜주는군요.”

“유성우가 한국 바이오 컴퍼니로 왔으니 오민준이 대단히 불편해지는 것 아닐까?”

“그건 선생님이 민준 오빠를 잘 몰라서 하시는 말씀이에요. 민준 오빠는 어떤 나쁜 환경에 처해도 곧 적응을 해요. 아마 성우 오빠를 상사로 잘 모실 걸요.”

“아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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