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슈샤인보이' 임재혁·윤성경, "따뜻함 전하고 싶어요"
[인터뷰②] '슈샤인보이' 임재혁·윤성경, "따뜻함 전하고 싶어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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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10년만에 새로운 창작진의 손을 거쳐 돌아온 창작뮤지컬 <슈샤인보이>가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지난 11월 24일 재개막했다.

창작뮤지컬 <슈샤인보이>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현대 배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구두 수리공 상구와 대기업 회장의 외동딸이자 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민희, 그리고 누구보다 성공하고 싶은 야망가 태수라는 인물이 출연한다. 

'극단 성'은 "작품을 처음 구상할때 <장화 신은 고양이>를 제목으로 잡았다"며 "주인공은 성공으로 인도하는 고양이 역할을 극 중 상구의 조력자이자 가족인 할아버지로 설정했다. 현실과 동화 속 이야기를 오가는 이야기를 구성했다. 상업극과는 또 재미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본지는 극 중 구두 수리공 상구 그리고 대기업 회장의 외동딸 민희 역을 맡은 배우 임재혁과 윤성경을 만나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앞서 진행한 [인터뷰] '슈샤인보이' 임재혁·윤성경 "초겨울 녹일 사랑 이야기"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Q.  울림이 있었던 대사나 가사가 있을까

윤성경  저는 사실 딱 생각나는 대사나 가사는 없어요. 뭔가 '이 대사가 너무 좋다'라거나 '이 가사가 너무 좋아'라는 건 없어요. 날마다 바뀌거든요. 그날의 컨디션이나 상황 등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잖아요. 그래서 그냥 똑같이 연기를 하고 대사를 내뱉고 있는데 어제랑 오늘 또 다른 감정을 느끼곤 해요. 그래서 딱 이거라고 정한건 없고, 그냥 그 날마다 상대가 말하고 노래하는 거에 따라서 반응을 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오늘 이 사람과 같은 무대에 오르면서 상대하는 배우의 연기에 따라서 그가 웃으면 저도 같이 웃으면서 그의 웃음에 설레고 그가 이쁘다고 한다면 그 예쁘다는 말에 설레거든요. 그래서 날마다 조금씩 다른 반응을 주고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뭔가 이런 걸 정해 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임재혁  저는 생각이 아는 게 있는데 상구와 민희가 같이 별을 보러 가는 장면이 있어요. 상구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에 민희를 처음으로 데리고 가는 장면이죠. 둘이 이제 밤하늘에 별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상구가 뒤늦게 민희의 표정을 캐치하는 게 있어요. 사실 민희는 데이트하는 줄 알고 되게 예쁘게 옷 입고 나오거든요. 구두도 신고요. 그런데 달동네를 가고, 언덕을 한참 올라갔죠. 사실 그냥 신발을 신고 걸어 올라가기도 힘든 곳에 구두를 신고 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아무 말 없이 민희가 구두를 신고서 그 길을 다 따라온 거였죠. 그때 상구가 말을 해요. "아니, 이걸 신고 여기를 어떻게 왔어요"라고요. 그런 말을 하면서 상구가 민희를 발을 주물러주거든요. "사람들은 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가장 아래쪽에 있다고 무시하거든요. 우리 할아버지가 그러는데요. 사람들은 발처럼 아래쪽에 있는 소리를 듣지 않는데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는다"라고요. 이걸 들은 민희는 "발이 말을 해요?"라고 되묻고 상구가 답하죠. "그럼요. 열심히 산 사람들의 발과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말해줘요. 발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죠"라고요. 제가 말하는 건데도 저 스스로 되게 되뇌게 되더라고요. 처음 연습을 할 때부터 이 장면, 그리고 이 대사를 내뱉는 그 순간이 되게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발의 중요성, 발이라는 게 우리에게 엄청 중요한데도 오늘의 우리는 그걸 잊고 혹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치잖아요. 대단하다!라는 건 아니지만 저에게 뭔가 크게 울림이 있게 다가왔어요. 할 때마다 계속 울림을 주는 그런 대사인 것 같습니다.

윤성경  조금 덧붙여서 저도 말하고 싶어요. 배우가 아닌 인간 윤성경으로서 바라봤을 때 저도 그 장면이 되게 인상이 깊게 남았던 것 같거든요. 사실 발이라는 신체 부위가 되게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말했던 것처럼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르는 부위이고, 삶의 모습이 남아있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더러울 수도 있는 쉽게 남에게 보여줄 수 없는 그런 부위인데 상구라는 인물에게 발을 보이고 또 어떻게 보면 첫 스킨십을 발로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대사에서 '오'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오만가지 생각들이 다 드는 장면이에요. 거기서 제가 아플 것 같다면서 발을 손으로 잡고 주물러주는 모습에 또 이 사람을 다시 보게 되고 오묘한 감정이 오가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사람이 말하는 걸 곱씹으면서 저 또한 어떤 변화 혹은 감정이 차오르죠. 단순하게 이 사람이 좋다라기보다는 여러 감정이 오가면서 이 사람에 대한 어떤 생각의 열림, 그런 느낌이 오가는 것 같아요. 그런 장면인 것 같습니다. 

Q.  연습 중 혹은 지난 초연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임재혁  저 딱 떠오르는 게 있어요. 기억하시죠?

윤성경  네, 정전이 됐었던 적이 있었죠. 

임재혁  진짜로 정전이 됐어요. 건물 전부다. 그것도 공연 중에 말이죠. 딱 모든 조명이 다 꺼졌어요. 그런데 또 마이크는 켜져 있더라고요. 기술적인 건 모르겠는데 정전이 돼서 불이 다 나가고 마이크만 켜져 있었어요. 다행인 건 딱 밤하늘에 별을 보러 가는 신이었죠. 다른 장면이었더라도 어떻게든 풀어갔었겠지만 다들 베테랑이다 보니 사고가 났지만 사고가 아닌 것처럼 뻔뻔하게 이어갔죠. 그래서 그럴까 사실 대다수의 관객분들이 이런 돌발 상황인데도 사고가 난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장면이 딱 맞아서 다행이었죠. 그리고 공연을 보셨던 분들은 오히려 더 재밌어하셨어요. 너그럽게 봐주셔서 오히려 박수를 받으며 넘어갔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어떤 말을 했냐고요? "아니, 왜 이렇게 어두워요?"라면서 "여기가 원래 조명이 좀 안 들어와요" 하면서 막 이어갔던 것 같아요.

윤성경  그때 감독님도 조명이 갑자기 나갔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작업등도 키고 무대를 이어갈 수 있게 움직이셨어요. 그리고 다들 또 능숙하게 대처를 해서 어떤 팀워크이라는 걸 느꼈죠. 정말 다행히도 장면이랑 딱 맞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임재혁  마침 또 성경 배우님이랑 그 신을 하고 있었는데 당황하지 않고 말을 하더라고요. 사실 조금 당황을 했었는데 이 친구가 너무 자연스럽게 넘어가 줘서 저도 그걸 받아서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그렇게 되게 자연스럽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Q.  우리 극을 관통하는 단어를 세 가지 뽑아보자면?

임재혁  제가 생각했던 건 일단 '따뜻함'이요. 우리 작품을 생각했을 때 저는 되게 따뜻하구나라고 느꼈거든요. 어떻게 보면 유치해 보일 수 있고, 판타지가 많이 가미되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건 따듯함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가족 간에 어떻게 보면 사람과 사람 간에 오가며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요. 젊은 친구들이라면 데이트로 우리 또래 혹은 어르신분들도 충분히 재미를 느끼고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모든 세대가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있는 작품이니까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가 어릴 때 보는 동화 같은 이야기,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여러 역경 아닌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인물들, 그리고 그냥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인물들을 보는 재미가 있거든요. 어른 동화, 어른들도 충분히 재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가 전하는 따뜻함도 느끼고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우리 공연 어떤 공연이다 혹은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공연을 소개해 보자면

윤성경  한 여름에 찾아왔던 공연이 한 겨울에 다시 한번 돌아와 관객분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여름에도 충분히 재밌었지만 겨울에 정말 딱 들어맞는 공연이거든요. 초겨울이 시작됐는데 공연을 보러 오셔서 따뜻함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니까 시간이 되신다면 꼭 보러 와주시길 바랍니다.

임재혁  정말 힘든 시국이잖아요. 심리적으로도 되게 얼어붙어있고, 닫혀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 공연이 그런 아이스브레이킹을 할 수 있는 공연이라고 소개하고 싶고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는 공연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따듯함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 3보는 12월 10일 게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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