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멸화군' 황민수 "깊이 있는 연기, 나만의 매력 보여주고파"
[인터뷰] '멸화군' 황민수 "깊이 있는 연기, 나만의 매력 보여주고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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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멸화군' 그리고 뮤지컬 배우 황민수
"대학 시절 친구들, 이번 작품서 연출과 작곡가로 만나 기뻤어..."
"초연보다 더 깊어진 서사, 후회 없는 공연 됐으면"

조선시대의 소방관인 ‘멸화군’이라는 참신한 소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호응 속에서 순항 중인 창작 뮤지컬 <멸화군>의 주인공 천수 역을 맡은 황민수 배우를 만났다. 

<멸화군>은 시작프로덕션㈜의 첫번째 작품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소방대원이자 국가 공식 조직인 <멸화군>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의문의 연쇄방화범을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사명을 지켜나간 ‘멸화군’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 범죄 추적 드라마로, 신분에 따라 운명이 정해지던 비운의 시대, 자신의 생존이 전부였던 세상 속에서 다른 이들을 지키기 위해 사선을 넘나들었던 ‘멸화군’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의 자식, 혹은 부모이거나, 동반자일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진정한 히어로인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희망과 감동의 불씨를 전하고 있다.

본지는 이번 작품에서 극의 중심이자 주인공인 천수 역을 맡은 황민수 배우를 만났다. 지난해 창작뮤지컬 <블러디사일런스>를 통해 처음 만난 그는 이후 <세종, 1446> <더 픽션> <빈센트 반 고흐> <바톤 콘서트>를 비롯해 다수의 리딩 공연을 올린 바 있으며, 올해 이번 작품을 통해 근 1년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그가 생각한 멸화군, 천수는 어떤 작품이고 인물인지 들어보았다. 

 

 

Q.  1년 만에 보는 것 같다. 반갑다.

황민수  맞아요. 반갑습니다. 저는 뮤지컬 <멸화군>에서 천수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황민수라고 합니다.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Q.  지난 인터뷰에서 올해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로 여러 역할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했었다. 장기 공연 같은 경우에는 재연-삼연하는 공연들이 많았지만 리딩 등을 포함하면 그래도 여러 작품, 여러 역할을 맡은 것 같다. 아쉬움은 없었나.

황민수  맞아요. 아쉬움이요? 그런건 없었던 것 같아요. 일단 첫 번째로 공연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 뜻깊게 다가왔고 기쁜 일이었거든요. 작년 인터뷰 이후에 <1446> <더 픽션>같은 공연을 했었고, 그 이후에 올해도 여러 작품들 또 리딩 공연도 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다시 올라가는 작품들 같은 경우에는 저 스스로도 아쉬웠던 부분들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재연에 참여하면서 작품이나 인물에 더 깊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 작품인 만큼 인물에 조금 더 욕심을 냈었고, 고민의 고민을 거듭해 표현적인 부분들을 조금 더 또렷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1년을 되돌아본다면 개인적으로 잘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웃음)

Q.  황민수가 표현하는 캐릭터가 더 깊어졌다는 걸까

황민수  어떻게 보면 전보다 더 저만의 매력을 많이 보여줬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공연을 하고 나면 작품에 대한 아쉬움, 혹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거든요. 물론 후련하게 보내주는 작품이나 배역도 있지만요. 

Q.  어떻게 보면 창작 초연 작품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창작 작품이라는 게 쉽지 않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

황민수  사실 이 작품은 17년도에 리딩으로 참여했던 작품이거든요. 이게 올라가게 된다면 꼭 참여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왜냐하면 작품의 창작진 중에 연출과 작곡가가 학교를 다닐 때부터 워낙 친했던 친구들이었었거든요. 그래서 사회에 나와서 공연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당장 우리가 함께 무언가를 할 수는 없었고, 다들 조금 더 성장해서 만나자는 꿈을 꾸었었죠. 사실 이건 한 번도 밝힌 적은 없는데 저희들끼리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라는 작품을 학교에서 올리는 시기가 있었는데 저한테 <존 도우>라는 작품이 들어왔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사실 저는 <외쳐 조선>을 하고 싶었었고, 이 공연을 하겠다고 말을 했었죠. 그런데 당시에 대표님이나 친구들 모두가 너를 위해서 <존 도우>를 해라라면서 오히려 저를 알릴 수 있는 작품에 보내줬어요. 그때 셋이서 술을 마시면서 "너를 위해서는 존 도우를 하는 게 맞아" "우리 나중에 더 성장해서 다시 만나자. 좋은 작품 하자"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울었거든요. 억울해서요. "왜 너희들까지 나한테 그러냐"면서 "나 외쳐 조선할 거야" 했었는데, 결국 존 도우라는 작품을 했었죠. 그 작품을 하고 지금의 대표님을 만나게 됐고, 저 스스로도 배우로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은 친구들이 아니라 일단 제작사 측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었는데 제가 듣기로는 제가 1순위라고 했었거든요. 빨리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기회가 주어졌고, 그래서 기쁜 마음에 바로 하겠다고 해서 참여를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창작 작품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가 쉽지 않은데, 저는 뭐 큰 걱정이 없었고 그냥 이 친구들을 믿고 갔었던 것 가아요. 

Q.  초연과 달라진 점은 뭐였을까.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을까

황민수  아쉬웠던 점은 제가 연기하고 있는 천수라는 인물이 멸화군을 선택하는 계기가 전과 달라졌다는 점이랄까요. 17년도에는 약간 얼토당토 없는 이유이긴 했지만 되게 귀여웠었거든요. 천수가 멸화군을 택하는 이유는 연화가 천수가 좋아하는 여자였는데, 연화가 중림을 멋있게 바라보고 있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나도 죽림처럼 멋진 멸화군이 되면 너도 나를 남자로 봐주겠지 하면서 멸화군에 들어가요. 어떻게 보면 아주 순수한 친구였죠. 지금은 유일한 가족이었던 형을 대화재로 잃고, 형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사는 삶, 또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는 모습에 어떤 동정 또는 형과 같은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서 멸화군에 지원을 하게 되거든요. 아무래도 저는 그전에 천수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17년도 천수가 너무 귀여워서 아쉬웠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천수가 좋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Q.  확실히 그때의 천수라면 마지막 엔딩이 또 다를 것 같다.

황민수  정말 많은 부분들에 있어서 달라졌겠죠. 

Q.  그땐 해피엔딩이었을까

황민수  그땐 40분짜리 극이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1막만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결말은 누구도 몰랐어요. 

 

 

Q.  첫 연습 때는 어땠나.

황민수  일단 첫 상련례때가 제일 긴장됐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있었는데도 떨렸냐고요? 네, 오히려 더 긴장이 되더라고요. 아는척했었냐고요? 아뇨. 뭔가 첫 만남 자리다 보니 그냥 친한 티는 하나도 내지 않고 들어가면서 서로 눈으로만 인사를 하고 상견례를 가졌던 것 같아요. 상견례를 끝내고 바로 아는 척을 했죠. 어색하지는 않았아요.(웃음)

Q.  연습 과정에서 뭐가 어려웠던 건 뭘까

황민수  일단 앞서도 조금 이야기를 했지만 천수가 멸화군이 되는 계기에 대한 거였죠. 연출님은 천수라는 인물이 뮤지컬 <멸화군>에서 관통하는 주제로 드러나길 바란다는 거였어요. 전 그 과정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천수가 멸화군이 되는 계기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을 하다 보니 이걸 납득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처음에 고전을 했었죠. 단순하게 가사나 대사에서 드러나는 부분이 조금 부족했었던 것 같고, 배우로서 가지고 가야 되는 계기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Q.  그럼 어떻게 서사를 채워넣었나. 

황민수  일단 작가님이 설명을 해주시기로는 형을 잃고 천수가 혼자서 생활했던 시간이 3개월 정도라고 설정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천수는 그 3개월 동안 형이 없는 세상에서 그 홀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봤어요. 그리고 사실 한 2년 전쯤 친척 형이 세상을 먼저 떠났던 적이 있어요. 그 형을 떠나보내는 작은 형의 모습이 저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았었던 것 같아요. 누구보다 덤덤하게 장례식장을 지켰던 작은 형이 마지막으로 큰 형을 보내줄 때 무너지는 모습을 봤어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게 가슴이 아파지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 모습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천수 또한 그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부분들은 일단 천수는 조선시대의 17살 청년이라는 설정이었는데, 저는 그 정도라기보다는 스무 살? 스물한 살 정도에 청년이라고 봤어요. 그리고 저는 저로서 천수에 다가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황민수가 표현하는 천수, 천수는 황민수, 황민수가 천수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끔? 그래서 저답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17년도에 처음 만났던 연습했던 천수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미워할 수 없는 천수가 탄생한 게 아닐까 싶어요. 심각한 장면일 때도 농담을 칠 수 있고, 의욕충만한 신입 대원으로서도 혹은 궁금한 건 못 참는 모습이 보이지 않나 싶어요. 혼날 땐 혼나더라도 궁금하면 당당하게 물어보죠.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천수가 되고 싶었고, 그렇게 연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가 본 공연 전부터 되게 능글맞다고들 하시더라고요.

 

 

Q.  같은 배역에 두 명의 배우가 함께하고 있는데, 캐릭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부터 대화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황민수  일단 저희들끼리는 똑같은 노선을 가려고 했어요. 연습 때부터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다 공유했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각자의 색깔대로 표현을 했죠. 연습 때 서로 장면 연습하는 모습을 체크하고 이 장면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 장면은 어떤 감정이 드는지를 공유했던 것 같아요. 이건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 저건 아닌 것 같다 했었고, 그 과정에서 애드리브를 했던 게 대사가 되기도 했었어요. 사실 모든 걸 다 공유하면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고, 완성도도 높일 수 있잖아요. 무조건 똑같이 똑같이 한다고 해도 완성된 캐릭터는 다 다르게 나올게 뻔하거든요. 그래서 다 같이 공유를 하면서 완성도를 높였고 본 공연까지 오게 됐죠. 공연을 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고 공연에 올라갔는데 모니터링할 때 봤었는데 다 달라요. 가는 부분들, 액션, 강약까지도요. 재웅이는 재웅이만의 매력을 그대로 드러냈고, 순종이도 그만의 매력을 드러냈죠. 저도 저만의 천수를 만들었고요. 

Q.  어떻게 다른 걸까

황민수  일단 순종이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순종이가 가지고 있는 성격 그대로 뭔가 점잖고 아기 같은 모습이 드러나요. 실제로 어린 천수에서 멸화군에 들어가고, 청년으로 성장해요. 초반에는 아기 같다가 후반부에 성장했을 때는 지금, 그대로 평상시에 차분한 모습이 드러나요. 그래서 순종이만의,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의 매력을 다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재웅이 같은 경우에는 평상시에 보면 약간 시골 청년 같은 느낌이 있거든요. 되게 순박하고 어리바리한 모습? 그런 모습이 작품 속 천수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일 천수라는 인물과 잘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요. 뭔가 어리숙한 모습도, 호기심이 많은 모습도 다 보여주고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지 않나 싶어요. 너무 좋아서 저도 가지고 가고 싶은데 따라갈 수 없는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보는 12월 6일 월요일날 게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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