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의 파격, '순혈주의' 깨고 경쟁사 CEO 스카웃
신동빈 롯데 회장의 파격, '순혈주의' 깨고 경쟁사 CEO 스카웃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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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승진 대신 주력 4개 산업군 CEO에 외부인사 수혈
업계 1위 경쟁사 CEO들을 영입해 유통명가 재건 나서
25일 롯데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김상현 유통HQ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안세진 호텔HQ 총괄대표, 최병환 롯데컬처웍스 부사장 순. ⓒ 롯데지주
25일 롯데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김상현 유통HQ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안세진 호텔HQ 총괄대표, 최병환 롯데컬처웍스 부사장 순. ⓒ 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파격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를 상징했던 순혈주의 타파를 넘어 경쟁사 출신 CEO를 계열사 대표로 선임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비롯한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4개로 구성됐던 비즈니스 유닛(BU) 체제 역시 유통·호텔·화학·식품 등 4개 산업군(HQ) 체제로 개편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2022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그룹의 대표 주력사인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호텔롯데 등에 모두 외부인사를 CEO를 선임했다는 점이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롯데 특유의 순혈주의를 깨뜨리고, 실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대표적인 이가 바로 유통HQ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에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H&B스토어, 편의점 등 1만개에 달하는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DFI리테일그룹 출신이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미국 P&G에서 이미 30여년 가까이 근무해온 글로벌 유통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과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동빈 회장은 김 부회장에게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유통명가 재건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명가를 재건하겠다는 롯데그룹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롯데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에도 외부인사가 수혈됐다. 롯데쇼핑의 핵심인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에 신세계백화점 출신인 정준호 대표가 선임된 것이다. 

정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30여년간 일해온 신세계맨이다. 해외패션과 유통분야에서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이탈리아 명품브랜드들을 들여온 장본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은 정 대표 영입을 통해 롯데백화점의 평판을 더 고급스럽게 향상시켜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한 만큼, 이번 정 대표 영입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로의 도약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유통업계의 해석이다. 

호텔롯데를 비롯한 호텔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호텔HQ 신임대표에는 안세진 전 놀부 대표가 선임됐다. 안 총괄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AT커니 출신으로 LG그룹 등에서 글로벌 경영전략과 마케팅 등을 담당한 바 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 영입돼 프랜차이즈업체인 '놀부'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전략·재무통으로 호텔경영과 접점이 없지만, 호텔롯데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가 기업공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 총괄대표의 첫번째 과제는 호텔롯데의 상장작업으로 해석된다. 실제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인 롯데컬처웍스에는 최병환 전 CGV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컬처웍스의 구원투수로 최 부사장을 데려온 것이다. 최 부사장은 2018년부터 CGV의 대표를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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