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73화 - 결투 전야
[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73화 - 결투 전야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1.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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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로 날마다 축제가 열리던 버지니아의 마지막 휴일이었다.

날씨가 청명하고 바람도 불지 않는 날이었다.

겨울치고는 봄날처럼 아주 따뜻한 날이었다.

한영지와 한수지 자매는 두 남자, 유성우와 권익선의 초대를 받았다.

몬티셀로 공원으로 야외 놀이를 가자는 것이었다.

한수지 집 앞에는 유성우가 몰고 온 크라이슬러와 권익선이 몰고 온 링컨콘티넨탈이 나란히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청명한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는 두껍고 짙은 색의 점퍼를 입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등산화도 신고 있었다.

야외 놀러 가면서 무슨 중무장한 군인 같아.”

한수지가 두 사람을 향해 말을 던졌다.

한수지는 스카이블루 빛 원피스에 얇은 보라색 코트를 걸치고 흰 머플러를 둘렀다.

싱그럽고 화사해 보였다.

한영지는 기장이 짧은 붉은색 코트에 멋진 숙녀용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 친구는 왜 아직 안와?”

유성우와 권익선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지프 한 대가 질주해 오더니 그들 앞에 급정거했다.

미안. 좀 늦었어. 맥주 좀 사오느라고.”

지프에서 내린 사람은 오민준이었다.

, 그럼 출발하지. 수지는 내차에 타고 영지는 민준이 차에 타요.”

권익선이 자동차 탑승 배치를 했다.

뭐야? 그럼 나는 혼자 가야한단 말이야?”

유성우가 벌컥 화를 냈다.

우리 이러지 말고 차 한 대만 가요. 가고 오면서 재미있게 얘기도 하고요.”

한영지가 제의했다.

그러나 그건 속 모르는 이야기였다.

자동차로 치킨 게임을 하러 가는데 한 대만 가서야 되겠는가.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데이트가 될지도 모른다.

쓸데없는 일로 열 올리지 마세요. 나와 영지는 지프 타고 갈게요.

가다가 먹을 것도 좀 사고. 먼저들 출발해요.”

눈치를 챈 한수지가 결론을 냈다.

한 영지는 언니 한수지와 함께 오민준의 지프를 탔다.

한수지 자매를 한꺼번에 자기 차에 태운

오민준은 기분이 대단히 좋았다.

맥주를 내가 샀으니 치킨도 내가 사겠어.”

좋아요. 오빠.”

한영지가 언니 대신 먼저 대답을 했다.

평소 토머스 제퍼슨이 특히 책을 좋아해

평소 소장했던 책을 모두 기증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여기에 기념관이 생겼다고 한다.

한수지의 치킨이라는 말에 유성우와 권익선이 긴장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유성우와 권익선이 자동차로 생사를 건 게임을 하러 간다는 것을 나머지 세 사람은 모르고 있었다.

그럼 영지는 유성우 차에 타요. 민준이는 뒤에 따라오고.”

권익선이 다시 제의를 했다.

속셈은 한수지를 자기가 태우고 가려는 것이었다.

게임 결과에 따라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데이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쓸데없는 일로 열 올리지 마세요. 나와 영지는 지프 타고 갈게요. 가다가 먹을 것도 좀 사고. 먼저들 출발해요.”

눈치를 챈 한수지가 결론을 냈다.

한 영지는 언니 한수지와 함께 오민준의 지프를 탔다.

한수지가 운전석 옆에 타고 한영지는 뒷좌석에 혼자 탔다.

우리 가다가 알렉산드리아 마트 앞에서 치킨 좀 사 가지고 가요. 맥주는 샀다고 했지요?”

차가 출발하자 한수지가 제의했다.

한수지 자매를 한꺼번에 자기 차에 태운 오민준은 기분이 대단히 좋았다.

맥주를 내가 샀으니 치킨도 내가 사겠어.”

좋아요. 오빠.”

한영지가 언니 대신 먼저 대답을 했다.

일행의 차는 한 시간도 채 안 걸려 몬티셀로 기념관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유성우와 권익선은 먼저 와 있었다.

두 사람의 분위기가 어쩐지 어색하고 긴장 돼 있다는 것을 한수지는 느끼고 있었다.

그냥 야외 놀이를 나온 것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넓은 기념관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들이 내려 주차장에서 기념 도서관 쪽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유성우와 권익선이 도착했다.

어서 와요. 오랜만에 도서관 한번 둘러보고 싶어요.”

한수지의 제의에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

한수지와 영지는 표정이 굳어있는 유성우와 권익선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다섯 사람은 도서관 안의 엄청난 장서에 혀를 내둘렀다.

평소 토머스 제퍼슨이 특히 책을 좋아해 평소 소장했던 책을 모두 기증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여기에 기념관이 생겼다고 한다.

도서관을 한 바퀴 도는 데는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

우리 저기 잔디밭 건너 휴게실에 가요. 민준 오빠가 사온 치킨과 맥주 한 잔 해요.”

한수지의 치킨이라는 말에 유성우와 권익선이 긴장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휴게실에서 맥주 한잔씩을 나누고 나서 유성우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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