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인' 제이민·최민우, "오늘의 당신이 웃을 수 있다면"
[인터뷰] '미인' 제이민·최민우, "오늘의 당신이 웃을 수 있다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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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의 명곡이 뮤지컬로, 주크박스 뮤지컬 '미인'
"코로나 시국, 더 큰 에너지 전달하지 못해 아쉬워"

창작 뮤지컬 <미인>이 3년 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왔다. 대극장에서 초연을 올렸지만 두 번째 시즌으로 복귀하며 규모를 줄여 소극장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뮤지컬 <미인>은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신중현의 명곡 '빗속의 여인' '님아' '봄비' '리듬 속에 그 춤을' '아름다운 강산' 등의 노래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작품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속 극장 하륜관을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 청춘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18년 초연 당시 수십 명의 배우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면, 이번 시즌에는 규모를 줄인 만큼 인물들 간의 호흡 그리고 서사가 채워져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본지는 올해 초 뮤지컬 <스모크>를 시작으로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마마 돈 크라이> <홀연했던 사나이> 등의 작품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뮤지컬 배우 최민우(극 중 강호 役) 그리고 뮤지컬 <듀엣> <헤드윅> 등 극장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제이민(극 중 병연 役)을 만나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그들과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를 하게 됐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최민우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 배우 최민우입니다. 지금 뮤지컬 <미인>에서 강호 역할을 맡았습니다.

제이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뮤지컬 배우 그리고 가수도 함께 하고 있는 제이민이라고 합니다.

Q.  두 배우 모두 초연은 보지 못한 걸로 알고있다. 그럼 처음 대본을 받아서 봤을때 어떤 느낌을 받았나.

최민우  저는 대본을 처음 읽을 때 제가 맡은 역할을 위주로 보거든요. 강호라는 인물이 감정선이 처음에는 사소한 것 같다가 후반부에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곡을 부를 때 터지더라고요. 신기하기도 했고 이거 잘 살리면 좀 멋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이민  저는 처음 대본을 받아봤을 때 아무래도 우리 작품이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생각에 음악에 대해서 되게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 같아요.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이나 비중이 엄청 크기 때문에 음악을 다 찾아서 듣고 이걸 어떻게 채울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되게 본 연습이 기대가 됐어요.

Q.  첫 리딩은? 

제이민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아니다, 저는 즐거웠는데 다른 배우들은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배우들이 다 같이 모여서 으쌰 으쌰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래도 저는 너무 좋았어요. 서먹서먹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재미있게 리딩을 하고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최민우  첫 리딩은 사실 한 시간 만에 다 끝났어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나 하는 걱정이랑 궁금증? 그리고 모르는 걸 헤쳐나가야 할 때 오는 설렘도 있었죠. 

Q.  맡은 역할 소개와 서사를 쌓아나가려 했던 방향성도 궁금하다.

최민우  강호라는 친구는 어려운 시대 속에서 어려운 가정 환경에도 불구하고 형들의 극진한 사랑 덕분에 정말 때묻지 않고 잘 자라난 소년 그리고 청년이라고 생각해요. 이 아이가 잘 자랄 수 있었던 이유는 형들의 보살핌과 그 덕분에 그가 잘하고 즐겁게 할 수 있었던 노래와 춤을 꾸준히 계속해서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강호가 타고난 부분들이 있었겠지만 그걸 쉬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건 형들의 지지 덕분이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강호는 순수하고 자기 색깔이 뚜렷하게 성장을 하게 됐죠. 

제이민   제가 맡은 병연의 경우에는 사실 서사가 그렇게 뚜렷하거나 굉장히 밀도 있게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우리 작품에서 병연이라는 인물이 예술이라는걸, 그걸 어떤 존재화 인간화 시킨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어느 시대를 둘러봐도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 특히 전쟁과 재난으로 인해 예술품들이 손상되고 가치를 잃어버리는 그 시기에도 어딘가에서는 계속해서 예술을 하고 있고, 그게 전해져갔거든요. 고대 벽화부터 시작된 그림이 지금까지 전해져오는 것처럼요. 꺾이고 억압받고 상처받고, 훼손됐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나고 깨어나고 전해지는 예술처럼 병연 또한 그런 인물이었던 것 같았어요. 극 중에 "혹독한 시절일수록 쓰고 말하고 노래합시다. 끝까지 노래합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게 병연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 같더라고요. 

Q.  코로나로 힘든 이 시기에 딱 맞는 인물이 아닐까

제이민  우리 작품이 한 명의 관객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전달해드린다면 성공한 게 아닐까요? 공연을 보러 오셔서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고 우리의 메시지를 들으셨다면 저희는 정말 즐겁고 행복할 것 같아요.

Q.  최근 들어 'SHOW MUST GO ON'이란 말이 크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계속되고 있고, 계속 되어가는 것 같다.

제이민  정말 감사한 것 같아요. 사실 코로나로 인해서 일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나 사업이 힘들어진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저희도 지난해 그리고 올해도 많은 공연이 취소되거나 조기 폐막하기도 했는데 말씀해 주신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계속되고 있잖아요. 공연을 찾아주시는 관객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도 계속해서 생업을 유지해 나갈 수 있고, 그래서 매번 무대에 설 때마다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공연 이야기로 돌아가서, 본 공연 전 연습을 할 때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까. 

최민우  개인적으로 강호라는 인물이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보니 서사를 섬세하게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래서 고민이 많았어요. 어떤 장면에서 제가 그 장면을 납득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그걸 관객들이 바라봤을 때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그걸 어떻게 채우느냐가 저에게 어떤 숙제가 됐죠. 그걸 생각하고 본 공연 전까지 채워나갔던 것 같아요. 지금도 사실 어떻게 하면 이 장면에서 이 이야기를 표현하고 노래해야 관객분들이 어색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고, 공연이 끝나기 전까지 더 좋은 장면을 위해서 고민해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점점 더 뚜렷해질 강호와 우리 작품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제이민  아무래도 우리 작품이 대극장 버전을 중소극장 규모의 무대로 축소했기 때문에 달라지거나 변한 부분들이 많거든요. 주크박스 뮤지컬의 백미는 앙상블과의 군무씬, 그리고 익숙한 노래가 큰 강점인데 그 장면이 줄어들거나 빠진 만큼 다른 부분에서 채워줘야 하는 게 많았어요. 조금 더 드라마틱 하게 바뀌어야 했고, 그만큼 배우들의 에너지를 채워서 보여줘야 했죠. 서사에 더 집중을 해야 했던 만큼 고민도 많았고 연습 과정에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좋은 점은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 생겼던 것 같아요. 관객들과 호흡,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관객분들이 전해주는 박수와 에너지가 힘이 되더라고요. 전달되는 거리가 가까운 만큼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저희도 더 힘이 나고 관객분들도 즐거워하는 모습에 힘을 받고 있어요. 

Q.  두 사람에게 있어서 춤과 노래, 연기를 순위로 매겨보자면?

제이민  잘하는 순서요? 

Q.  자신 있거나 잘하는?

최민우  일단 저는 가장 낮은 건 노래라고 생각해요. 춤은 솔직히 저는 그냥....

제이민  타고난 춤신, 춤왕 아니신가요?

최민우  저는 좀 약간, 춤은 솔직히 뭔가 노력을 많이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 조금 잘 하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잠깐 춤을 배웠던 적이 있는데 그게 좀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항상 그냥 느껴지는 대로 춤을 추고 있지 않나... 그리고 연기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요. 하면 할수록 제일 재미있지만 어렵고 쉽지 않달까요. 잘 할 수 있다는 건 잘 모르겠지만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제이민  저는 노래가 첫 번째인 것 같아요. 민우 배우에게 춤이 그렇게 느껴졌다면 저는 노래가 그랬어요. 뭔가 내가 막 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냥 너무 즐겁고 가장 성취도가 높거든요.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그냥 오롯이 무아지경의 상태로 있을 수 있는 그런 게 노래여서 저는 노래가 첫 번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춤은... 춤은 잘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춤은 제가 타고난 건 아니라는 거죠. 안무를 받았을 때 최선을 다혜 노력을 하고, 그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노력을 되게 많이 해요. 처음 작품에 들어갈 때 안무가 많다 하면, 바로 안무 감독님에게 먼저 찾아가요. "감독님 죄송하지만 제가 시간을 많이 뺐을 것 같습니다."라면서 정말 많이 코멘트를 하고 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 다른 배우들이 텐투텐이라고 한다면 저는 나인투 트웰브를 한다든지 계속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춤은 3위고, 남은 건 연기인데 연기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너무 부족한데 그래도 하면 할수록 더 재밌고 확실히 늘어가는 게 보이는 것 같아서 노래 다음 연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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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병연이라는 인물에게 있어 시와 노래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제이민  제가 생각했을 때 병연은 되게 외로웠던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사실은 그렇지 못한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괴리감도 많이 느꼈을 거예요.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 굉장히 사치스러운 집안을 바라보면서 그는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내가 이걸 누려도 되는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를 계속 고민했을 것 같았어요. 그런 그에게 시와 음악 그리고 담배는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자 친구였을 거고 그렇기에 그것에 빠져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강호라는 인물 그리고 강산을 만나고 조금씩 삶의 변화가 생기게 되죠.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나서 굉장히 행복하지 않았나 싶어요. 

Q.  어떻게 보면 병연이라는 인물은 되게 중성적인 인물로 느껴졌다. 

제이민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신 게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예술이라는 것에 한계를 두지 않는 것처럼, 하나로 규정짓지 않는 것처럼 한계가 없잖아요. 그렇기에 어떤 부분에선 여성적인 모습이, 다른 면에선 남성적인 모습이 나오기도 하는 거죠.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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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 병연에게 강호와 강산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좀 전에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조금 더해줄 수 있을까

제이민  일단 강호라는 인물은 병연에게 되게 즐거움을 주는 인물이에요. 그를 만나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랄까요. "나는 예술을 사랑해 그런데 너 혹시 예술을 사랑하니? 이런 시국에서 예술을 논하기가 쉽지 않은데 너는 재능을 타고났구나"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보면 동지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되게 이 친구가 반가우면서도 귀여웠을 것 같아요. 해맑은, 해맑게 노래하는 모습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 친구가 너무 귀엽고 유쾌한 친구라고 느끼거든요. 병연이라는 인물의 삶이 칙칙하고 메마른 땅이었다면 강호를 만나고 나서 단비가 내려 상쾌해졌다랄까요. 그런 존재이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강산 같은 경우에는 병연에게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았어요. 잔잔한 물가에 돌을 던지면 그 파장, 울림이 생기는 것처럼 강산을 만나고 그를 통해서 병연에 삶에 파장이 생기기 시작하죠. 초연에는 강호나 강산에게 이성의 감정이 싹 트였다면 재연으로 오면서는 약간 썸까지의 감정에서 멈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사실 조절을 하려고 했어요. 두 사람은 병연에게 너무나 새롭고 소중한 존재들이거든요.

Q.  반대로 강호에게 있어서 병연은 어떤 인물일까

최민우  일단 어떻게 보면 강호에게 병연이라는 존재는 지금 말로 좋아하는 연예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존경받을 만한 롤 모델인 예술가고 그를 만나서 한 마디를 나눴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해하지 않았을까요. 뭔가 감정을 느끼기 전에 그냥 워너비인 연예인, 예술가를 만나서 즐겁고 행복한 감정이 앞서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강산 같은 경우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이자 내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죠.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고 친구와 형을 다 해줄 수 있는 단 한 명밖에 없는 가족이거든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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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명의 형과 함께하고 있다. 어떻게 다른 부분들이 있을까

최민우  다른 점이 있죠.(웃음) 일단 영수 형은 뭐랄까 제 눈높이에서 저와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 주는 형이라고 생각해요. 성윤 형은 뭔가 차분하면서 저에게 한 마디를 해주더라고 그냥 따뜻함이 묻어있고 엄격해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영수 형은 제가 실수를 했을 때 저를 껴안아준다면 성윤 형은 그냥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 가는 느낌이거든요. 

제이민  저 같은 경우에 사실 강산과 같이 있는 장면이 많지는 않거든요. 개인적으로 성윤 배우님의 경우에는 눈빛이 되게 깊어요.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반대로 영수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직설적이거든요. 내가 지금 A라고 느끼고 있다면 A야라고 솔직하게 자기를 다 보여주는 정직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독립운동을 시작했을 때 영수 배우님은 저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독립운동을 하는 거야 솔직하게 말하고 시작한다고 본다면 성윤 배우님은 굉장히 영화처럼 은밀한 눈빛을 보내주시죠. 너무 다른데 또 너무 다 좋아요. 

Q.  그럼 서로 상대 배역을 바라봤을 때 어떤 인물들, 어떤 느낌을 받고 있나

제이민  일단 옆에 민우 배우가 있으니까 민우는 제일 나중에 말할게요. 우선 은오 배우는 굉장히 하늘하늘거리는 바람 같아요. 싹 하고 잡히지도 않을 것 같고, 톡 하면 사라질 것 같은 인물인데 그 안에 또 그만의 강함이 존재하죠. 음색도 굉장히 매력이 있고 그 안에 약간 슬픔도 담겨있는 강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속을 알고 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석준 배우 같은 경우에는 뭔가 알 수 없는데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눈물이 날 것 같은 감정이 들어요. 뭐랄까 괜히 동병상련의 아픔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어떤 외로움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되게 강한 굉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세 명의 강호들 중에서 되게 강한 에너지를 받는 강호예요. 마지막으로 민우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확실하게 말을 하는 인물이라서 같이 연기를 하고 있으면 가슴에 확확 꽂히는 게 있어요. 그 모든 게 다 느껴져서 되게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최민우  제가 바라본 병연 같은 경우에 우선 민제, 민제 배우 같은 경우에는 나이가 어리기 때문일까요? 표현하는 방식이 되게 독특해요. 사실 극 중 나이가 강호보다 병연이 훨씬 나이가 많은 느낌인데 민제가 연기하는 병연 같은 경우에는 크게 나이차가 느껴지지 않아요. 그래서 더 안쓰럽게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그가 가지고 있는 아픔? 슬픔이 되게 직접적으로 다가와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럴까라고 공감도 되고요. 이어서 여은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세 병연 중에서 가장 차가운 느낌의 병연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떤 일이나 사건에 놓여도 요동치지 않고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걸어나가죠. 그래서 옆에 서있으면 강호가 흔들릴 때 다잡아줄 수 있는 그런 병연이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뭔가 더 멋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제이민 배우님이 연기하는 병연은 제가 연기하고 있는 강호의 감정선을 제일 잘 따라와 주고 공감해 주는 것 같았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병연인 것 같더라고요. 확실히 세 배우님이 연기하는 병연은 정말 다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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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배우 회차의 공연을 봤는데, 첫 장면에 턴테이블이 나오지 않나. 본지는 다른 사람들이 다 죽고 강호나 혼자 남아 턴테이블을 틀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최민우  맞아요. 각자 다른 해석을 가지고 있지만 저는 제가 생각했을 때는 다 죽었다고 봤어요. 그래서 턴테이블을 통해서 과거를 회상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형들을 만났을 때, 병연을 만났을 때 더 기쁘고 더 슬프지 않나 싶더라고요. 

Q.  개인적인 해석이니 다 다를 것 같다.

최민우  맞아요. 사실 열려있는 부분들이 많거든요. 제가 말한 게 정답은 아니고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모든 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Q.  두치도 강호에게 특별할 것 같은데 어떤가

최민우  네, 두치 형들도 사실 똑같은 가족이죠. 피는 섞여있지 않지만 강선 형과 같이 어느 때는 형이자 엄마 같은 인물이에요. 강산 형이 아빠라면 도치 형은 엄마랄까요. 사실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도치 형은 제가 잘못했을 때 혼내도 또 뒤에 가서 밥 먹으러 오라고 말하는 엄마 같은 느낌을 받아요. 극으로 돌아가서 극에서 마지막에 형이 죽었을 때 두치 형이 저에게 오거든요. 그때 아무 말 없이 어깨에 손을 딱 올리는데 엄청 위로를 받아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Q.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강호를 믿어주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최민우  맞아요. 그래서 엄마인 것 같아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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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공연을 하면서 울림이 있는 대사나 가사가 있을까

제이민  저는 그냥 매 공연마다 마지막 넘버 '아름다운 강산'이 강하게 와닿고 있어요. 공연을 하면 할수록 더 강하게, 강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최민우  저도 같아요. 사실 연습할 때에는 잘 몰랐다가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 이 장면에서 뭔가 울컥하기도 하고 울림이 있더라고요. 마지막에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기 전에 하륜관에 모이거든요. 그때 노래를 부르기 전에 저는 소개하고 나서 마사오가 "지금 뭐 하는 거야!"라면서 저에게 소리를 쳐요. 그때 옆에 있던 두치 형이 "문 닫아!"라고 말하는데 그게 되게 강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가슴이 너무 아프기도 하고, 어찌 되었든 이 사람들은 나를 위해, 혹은 죽은 강산을 위해서 자신이 가진 모든 걸 걸었던 거거든요. 저 또한 마지막일 수도 있는 무대였고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되게 와닿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그 무대 위에 홀로 서있죠. 혼자 무대에 서 있지만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힘이 나요. 그래서 그들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형을 위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힘이 나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두치 형이 외치는 "문 닫아!"라는 말이 되게 많이 와닿고 있습니다. 

Q.  각자 에필로그를 적어보자면?

최민우  되게 힘든 삶을 살지 않았을까요? 하륜관에 있던 모두가 자신의 모든 걸 걸었던 만큼 혹독한 삶을 살게 되지 않았나. '아름다운 강산'을 부를 때가 그들의 삶 속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던 행복했던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그 뒤에 그들 모두는 나락의 길로 빠져들었을 것 같고, 강호는 어느샌가 나이가 들어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거죠. 아픈 기억이지만 그만큼 성숙해진 그는 그제서야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았나. 그래서 턴테이블을 틀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았나 싶었어요. 

제이민  저도 에필로그를 생각해 봤을 때 그들의 미래가 그려지지는 않았어요. 그저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 강산과 강호를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들과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시를 읽고, 그런 기억들만 있지 않았을까. 그 이후에 병연의 삶은 생각나지 않아요. 아무래도 새드엔딩에 가깝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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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제이민  저 있어요. 극 중에서 되게 중요한 장면이 하나 있는데,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서 제가 맡은 병연의 비밀을 마사오가 폭로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종이를 가져와서 보여주는데 제가 그 종이를 확하고 뺐어서 읽어야 되는데, 최근에 공연을 하는데 그 종이를 뺐었는데 휙 하고 날아간 거죠. 그런데 저도 막 감정을 쌓아둔 상태라서 종이를 놓쳤는데 사실 그냥 떨어지고 주웠으면 됐거든요. 그런데 쓸데없는 반사 신경에 약간 파리를 잡는 것처럼 휙 하고 손이 나가서 잡아서 읽어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최민우  그때 뒤에서 진짜 다들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어요. 웃지 않으려고요. 

제이민  다들 그때 기억에 그 장면만 되면 웃음이 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최민우  그때 진짜 그걸 본 것도 웃겼었는데, 문제가 누나랑 같이 공연을 하면 그 장면에서 그것만 생각이 나더라고요.

제이민  다음 공연 때 마사오 역을 맡은 윤하 배우님이 종이를 꺼내는데 눈이 웃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속으로 "하지 마! 이거 되게 중요한 장면이야! 웃지 마! 눈으로도 웃지 마!" 소리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민우  그래도 누나가 대단한 게 계속 그렇게 세게 잡더라고요. 저는 안될 것 같거든요. 

Q.  본지도 현장에서 봤다. 보면서 "저걸 잡네?"하면서 놀랐었다. 

제이민  공연 끝나고 후기를 보니까 관객분들이 속으로 다들 "나이스 캐치!"를 외치셨다고 하더라고요.(웃음)

Q.  우리 작품에서 절대 빠져선 안되는 장면을 한 장면만 뽑아 보자면? 

제이민  다른 장면은 다 놓쳐도 이 장면은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고요? 안돼요. 다른 장면들도 다 봐주세요!

최민우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되는 장면이라...

 

 

Q.  아무래도 마지막 장면 '아름다운 강산'이 제일 역동적이고 힘이 있으니까 이 장면을 빼고 다른 장면을 추천해 주길 바란다.

제이민  그렇다면 저는 옆에 있는 민우 배우가 부르는 '미인'을 추천하고 싶어요. 사실 코로나 시국이라 정말 아쉬움이 크게 남는 장면이거든요. 관객분들, 여러분들과 손뼉을 치면서 즐기는 장면인데 이 시기가 아니었으면 엄청난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을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그 장면이 추천드립니다.

최민우  정말로 누나 말이 맞아요. 진짜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저는 진짜 관객분들을 다 일으켜 세워서 춤추면서 노래를 부르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Q.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나. 전후 장면을 혼자 다 이끌어 갔던 것 같은데

최민우  맞아요. 세 곡을 연속해서 부르고 춤추거든요. 그래서 정말 힘든데 그 장면만 넘어가면 이제 괜찮아져서 힘들지만 정말 파이팅 하면서 혼자 채워나가고, 이어나가고 있어요. 그래도 노래가 워낙 신나다 보니까 그냥 저절로 움직이고 노래 부르는 게 있어서 또 편하다고 해야 할까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제이민  되게 유쾌한 공연이면서 한국 사람이라면 울림이 없을 수가 없는 음악들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거나 가족들끼리 공연을 관람해도 즐거울만한 공연이라고 자신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전하고 있는 메시지가 지금 이 시대와 많은 부분들에서 맞대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부담 없이 즐기러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최민우  이 시대에 살았던, 이 시대의 노래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이 즐기실 수 있는 공연이고, 옆에 제이민 배우님이 말했던 것처럼 모든 연령의 관객분들이 다 즐겁게 즐기실 수 있는 공연이니 시간이 되신다면 공연장에 오셔서 공연을 보시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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