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72화 - 하나는 죽어야하는 치킨게임
[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72화 - 하나는 죽어야하는 치킨게임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1.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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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먼데 괜찮아?”

“선생님과 함께라면...”

“그런데 말이야, 유성우와 언니 한수지가 사실상 약혼 사이였단 말이 있던데?”

나는 슬쩍 운을 떼었다.

“무슨 말씀을. 엄마가 유성우라면 질색이라서 가까이 하지도 않았어요.”

아니, 그럼 유성우의 말은 거짓이란 말인가?

“엄마, 아니 강혜림 여사는 왜 유성우를 그렇게 미워하는 거야?”

“미워하는 것은 아니고, 둘이서 연애라도 하게 되면 곤란하다는 입장이지요.”

“음, 알만하다. 유성우의 아버지 유종호 회장 때문이지?”

“역시 추리작가네요. 강혜림 여사가 유종호 회장과 사귀기 위해 살인에까지 가담한 여자 아닙니까? 그런데 그 아들과 딸이 연애를 하면 아주 우스운 관계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요즘 우리 강혜림 여사는 변하진 사장과 썸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 변 사장의 부인은 어떤 사람인가?”

“현모양처라고 하면 딱 맞아요.

남편이 밖에 나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하든 관여하지 않는 여자예요.

어머니의 외가 쪽 먼 친척이거든요.”

“그러니까 변 사장과 강혜림 여사는 진지한 사이가 아니고 서로 즐기자는 정도인가?”

“강혜림 여사는 미혼 시절부터 변 사장을 알고 지냈으니까....

그때도 서로 마음에는 두고 있었는지 모르지요.

강 여사는 변 사장의 상사의 여자였는데도...”

한영지는 어머니를 강혜림 여사라고 마치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처럼 불렀다.

버지니아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요즘도 유 회장과 강 여사가 만나고 있나요?”

“아뇨. 두 사람이 만나는 것 한 번도 못 보았어요. 유 회장이 늘 한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버지니아의 일은 버지니아서 끝난 것으로 보면 되겠네...”

“요즘 우리 강혜림 여사는 변하진 사장과 썸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 변 사장의 부인은 어떤 사람인가?”

“현모양처라고 하면 딱 맞아요. 남편이 밖에 나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하든 관여하지 않는 여자예요. 어머니의 외가 쪽 먼 친척이거든요.”

“그러니까 변 사장과 강혜림 여사는 진지한 사이가 아니고 서로 즐기자는 정도인가?”

“강혜림 여사는 미혼 시절부터 변 사장을 알고 지냈으니까.... 그때도 서로 마음에는 두고 있었는지 모르지요. 강 여사는 변 사장의 상사의 여자였는데도...”

“나이

차이가 많을 텐데...”

“별로 그렇지 않아요. 연상의 여자임에는 틀림없지만 서너 살 정도 차이였으니까요.”

“그렇다면 유성우의 이야기는 자가발전이라고 봐야 할 것 같군. 하지만 한수지를 끔찍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아. 그리고 한수지 살해범을 찾기 위해 한국 바이오 컴퍼니에 입사한 것도 맞는 것 같고.”

“하지만 목숨을 거는 결과를 가져왔네요. 죽은 애인을 위해서...”

우리는 어느 듯 회현동 한옥 촌 입구에 도착했다.

“저 골목에 기와를 이고 있는 대문이 있는 한옥 있지요?”

영지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골목 안에 솟을 대문을 한 한옥 한 채가 보였다.

솟을 대문을 기와를 이고 있는 대문이라고 표현한 것이 재치가 있었다.

담 옆에 조그맣게 ‘함흥냉면’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한옥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밖에서 보기보다는 훨씬 넓고 현대식 인테리어가 깔끔해 멋있는 분위기를 풍겼다.

“여기는 냉면 집이지만 아주 특이해요. 냉면이 싫으면 다른 걸 주문해도 돼요.”

“냉면이 싫은데 왜 이집에 오겠어?”

“일행이 많을 땐 그중엔 그럴 수도 있지요.”

“다른 것? 뭐 수육이나 만두 같은 것 말이지.”

“아뇨. 피자를 먹을 수 있어요.”

“뭐? 냉면집에서 피자를?”

“예. 한 가족이 왔을 때는 아이들이 찾는 음식이 있어야 한다고 아주 맛있는 피자도 팔아요.”

“하하하. 그거 굿 아이디어.”

우리는 만두와 함흥냉면을 시켜 먹었다.

“유성우와 권익선의 치킨 게임은 어떻게 되었나? 둘 다 살아 있는 것을 보면 살아남은 치킨 게임이었겠네.”

나는 언젠가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한 한영지의 말이 생각나서 물어 보았다.

“맞아요. 결론은 둘 다 살아남는 게임이었어요. 그러나 실제는 둘 다 죽은 거나 마찬가지 였어요.”

“좀 자세하게 들려줘.”

“오늘 점심 쏘신다고 하니 얘기해 드릴게요.”

한영지는 생긋 웃어 보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인데 한영지는 생긋 웃을 때가 제일 귀여웠다.

한쪽 볼에만 파이는 볼우물도 매력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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