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경제칼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의 확대
[김선제 경제칼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의 확대
  •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경영학 박사 대학교수
  • 승인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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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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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 국제수지균형이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정부가 경제성장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 물가상승이 유발되는 부작용이 따르고, 물가안정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 경제성장이 주춤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물가가 상승하게 되면 경기가 회복되거나 호황이 따라와야 하는데, 물가는 상승하지만 경기침체 현상이 생기는 것이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즉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래서 경제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경기상태가 스태그플레이션이다.

  물가상승의 원인을 보면, 첫째는 수요견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이다. 총수요(AD)와 총공급(AS)의 균형상태에서 총수요가 증가함으로써 총수요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여 물가가 상승함과 동시에 총산출량이 증가한다. 물가는 상승했지만 총산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경기는 좋아지고 고용상황도 좋아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두 번째는 비용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이다. 생산의 3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의 사용대가인 지대(원자재 가격), 임금, 이자의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함으로써 공급이 감소하여 물가가 상승함과 동시에 총산출량도 감소한다. 동일한 물가상승이라도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보다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이 더 나쁘다.

  식품가격 폭등과 에너지 부족사태, 공급망(supply chain) 붕괴 등이 현실화하면서 세계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우려가 커졌다. 유럽은 천연가스 값이 치솟고, 중국은 석탄 부족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 유가도 급등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10월 14일 서부텍사스(WTI) 기준으로 81.31$까지 상승하였고, Dubai 기준으로 81.31$까지 상승했다. 오일쇼크 악몽이 50년 만에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 1974년 1월 국제 유가는 11.65$로 4개월 만에 4배 가까이 폭등했다. 아랍 국가들이 생산을 줄이고 가격을 올리면서 1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다. 그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0.5% 떨어져 역성장했고 물가는 11.1% 급등했다. 물가는 고공행진 했지만 생산이 부족하여 경제가 급속히 위축됐고, 오일쇼크발 스태그플레이션은 유럽, 일본 등 전 세계를 강타했다.

  코로나19로 공급망 곳곳이 무너졌지만 소비수요가 늘면서 물가가 치솟고 있다. 식품을 비롯해 가구, 의류 등 소비재가 가격상승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국제 식량가격지수는 2020년 1월 91p에서 2021년 8월 127.4p로 크게 상승했다. 2021년 8월 주요국가 소비자 물가지수는 미국 5.3%, 영국 3.0%, 유럽 3.0%, 독일 4.1%로 높았다. 미연준(Fed)의 물가상승률 목표는 2%이며, 독일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선 것은 199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경제가 살아난 미국과 유럽에서 극심한 인력난을 겪는 것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환율까지 불안하다. 환율이 10월 12일 달러당 1,198.80원까지 상승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가격이 상승한다. 경제에 가장 나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비 상승을 억제하는 대비책을 마련하고 강력히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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