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준금리 동결 연 0.75%...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韓銀, 기준금리 동결 연 0.75%...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 박경도 기자
  • 승인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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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부채 보다 금융 시장 안정에 무게
2개월 연속 인상 부담…숨 고르기 차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해 0.75%로 유지하는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8월 금통위에서 2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중국 헝다 그룹 채무불이행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 등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코로나19 4차 유행에 따른 실물경제 불확실성 요인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자산가격 거품, 가계부채 1800조원 등 금융시장의 불균형 누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나설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지난 7월부터 경제, 소비 지표가 부진한 상황이다. 

9월 수출액은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면서 1년 전보다 16.7% 증가한 55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6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 역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총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 모두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산업활동동향 등 경제지표도 부진하다.

8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8(2015년=100)로 전월대비 0.2% 감소했다.

4월(-1.3%), 5월(-0.2%) 연속 감소한 후 6월 1.6%로 반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0.6%)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7월부터 대면 서비스업이 둔화된 영향이다.

8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도 118.5(2015년=100)로 전월대비 0.8%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름 휴가 특수가 사라 지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전월대비 2.0% 줄어든 탓이다.
 
취업자 수 역시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8월 취업자 수는 2760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1만8000명(1.9%) 늘었다. 취업자수는 올해 3월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뒤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수가 37만7000명 늘어나는 등 30대(-8만8000명)를 제외한 20대(13만7000명), 40대(1만1000명), 50대(7만6000명) 등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수가 늘었다. 30대 취업자수는 18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다. 코스피는 3000선이 무너졌다.  지난 6일 전날보다 53.86포인트(1.82%) 떨어진 2908.31에 마감하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8일에는 전 거래일(2959.46)보다 3.16포인트(0.11%) 내린 2956.30로 장을 마감했다. 

◇자산시장 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등 자산시장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불균형 위험이 심각해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 빚은 전분기 대비 41조2000억 늘어난 1805조9000억원이다.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한은은 저금리로 늘어난 부채가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물경제와 격차가 커지는 등 금융불균형을 가져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동월대비 2.5% 올랐다.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2%대를 6개월 연속 나타낸 것은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지만 오는 11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은 11월 금리 인상 전망

한은은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가겠다"고 말했다.

'점진적'의 표현의 의미에 대해서는 "서두르지도 않겠지만 지체해서도 안되겠다는 게 기본적 생각"이라며 "추가 조정의 시기의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과 함께 금융불균형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보고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보다는 동결해 최근 금리 인상 효과와 영향을 좀 더 점검하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한은은 가계부채 등으로 인한 금융 불균형을 완화시키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 의지가 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사퇴한 고승범 전 위원의 후임으로 한은 총재 추천으로 취임한 박기영 위원이 참여하는 등 7인 체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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