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JC파트너스, MG손보 토해낼까
돈줄 마른 JC파트너스, MG손보 토해낼까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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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5월 RBC(지급여력비율) '97%' MG손보에 경영개선계획 요구
대주주 JC파트너스, 1500억원대 유상증자 포함한 개선안 냈지만 '불승인'
MG손보 대주단, 추가출자에 부정적...최악의 경우 '제 3자 매각' 나설수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의 지난 6월말 기준 RBC(지급여력비율)는 9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증권신문DB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의 지난 6월말 기준 RBC(지급여력비율)는 9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증권신문DB

MG손해보험의 경영개선계획이 결국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29일 정례회의를 열고 MG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했다. 금융위는 "경영개선계획의 핵심은 자본확충인데, 구체적인 계획이 미흡해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MG손보가 금융위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한 것은 재무건전성이 다른 보험사 대비 많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MG손보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나섰는데, 자본적정성 분야에서 '취약(4등급)' 판정을 받았다. MG손보가 고객들의 보험금을 지급할만한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 97% 불과한 MG손보의 RBC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RBC(지급여력)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RBC비율은 고객들이 보험사를 상대로 일시에 보험급 지급을 요청할 경우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앞서 밝힌 것처럼 현행 법령에서는 100% 이상이 규정이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이 손해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영실태평가에 따르면 전체 손보사들의 RBC비율은 238.9%다. 

그러나 MG손보의 RBC 비율은 9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MG손보는 고객들이 보험금 지급을 동시에 요청할 경우 모든 고객들에게 약속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을 정도로 자본여력이 좋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에 자본확충을 요구했다. JC파트너스도 1500억원대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으며 MG손보의 RBC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JC파트너스의 유상증자 계획이 실제로는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JC파트너스가 금융당국에 밝힌 유상증자 시기는 3분기였지만, 현재까지 증자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금융당국이 MG손보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라고 한 것이다. MG손보 측은 "유상증자가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 안에 증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RBC 비율도 금융당국의 권고에 맞추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JC파트너스의 계속되는 자금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러나 MG손보의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쉽게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려면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증자대금을 감당해야 하는데, JC파트너스의 자본조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일단 JC파트너스는 지난해 4월 MG손보 인수 이후 기존 대주주였던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우리은행, 리치앤코 등으로부터 지분출자를 통해 2000억원대의 자본확충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진행된 1500억원대의 유상증자에서는 지난해 증자에 참여했던 출자자들(새마을금고, 우리은행, 리치앤코)들이 추가 자본투입에 난색을 표했다. 지난해 2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경영개선이나 실적면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2021년 6월말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지급준비여력(RBC)비율 ⓒ금융감독원
2021년 6월말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지급준비여력(RBC)비율 ⓒ금융감독원

게다가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현재 KDB생명 인수를 진행 중이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자금조달이 늦어지면서 현재까지 인수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JC파트너스의 자본동원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 최악의 경우 '제3자인수 조치'도 

금융당국은 일단 MG손보의 경영개선계획 제출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내 한 관계자는 "경영개선계획이 이미 한번 불승인이 나면서 이미 다시 제출할 것을 MG손보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시 제출된 개선계획이 불승인될 경우 강력한 후속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MG손보의 두번째 경영개선계획이 다시 불승인될 경우 금융당국은 기존의 경영개선 '요구'를 '명령'으로 바꿀 수 있다. 이 경우 영업일부정지·임직원 직무정지·임직원 교체·제3자 인수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JC파트너스의 자본동원력이 핵심"이라며 "JC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기존 대주단(새마을금고, 우리은행, 리치앤코)들을 설득해 자본을 확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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