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주주ㆍ임원 "너도 나도 주식 매각" 액소더스...손정의도 팔았다
쿠팡 대주주ㆍ임원 "너도 나도 주식 매각" 액소더스...손정의도 팔았다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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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적자 구조 쿠팡 난파선 비교...주주 대량 매도 탈출
미국 상장 직후 김범석 주식 매도..이후 대주주ㆍ임원 매각

쿠팡의 기업가치가 위협받고 있다. 미국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상장 5개월 만인 지난 8월 대주주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이어 핵심 임원들마저 주식을 매각했다. 9월 29일 종가 28.23달러(+0.12%)이다. 만성적자 구조에 쿠팡의 성장이 의심 받고 있다.  매출이 늘어날 수록 적자 폭이 증가하고 있다. 설상가상 6월 물류센터의 화재가 발생했다. ESG경영이 글로벌 경영에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노동 문제도 쿠팡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전자상거래 최강자 아마존이 SK의 11번가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했다. 사면초가 상황에 처한 쿠팡에서 주주들이 탈출하고 있다.

쿠팡 김범석 의장

◇IPO성공 뒤 대주주 탈출

쿠팡은 지난 28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날보다 0.68달러(2.36%) 하락한 28.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후 최저가로 쿠팡이 상장한 지난 3월 11일 종가인 49.25달러보다 약 43% 하락한 수준. 이날 장중 69달러 최고가를 찍었다. 최고가 기준 59.08%하락했다. 공모가(35달러)이하로 하락했다.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한국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본사는 미국 필라델피아주에 위치한 '쿠팡LLC'이다. 2010년 설립됐다. 한국의 쿠팡이 상장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 본사를 둔 쿠팡LLC가 상장한 것이다. 쿠팡LLC는  쿠팡의 지분 100%를 가진 모기업이다. 

상장 전 쿠팡LLC의 지분 현황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최대주주(38.0%)이다. 그린옥스캐피탈, 매브릭 홀딩스, 이노베이션 펀드 등이 5% 이상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은 1.8%를 보유했다. 

쿠팡LLC의 상장 4일 만인 3월 15일 창업자이자 실질 경영자인 김범석 의장이 120만주를 평균 35달러에 매각에 4,200만 달러를 챙겼다.

이후 8월 13일 2대 주주인 그린옥스캐피탈은 5770만주를 매도한다. 매도 가격은 알려지 않았다. 다만 당일 주가 추이를 바탕으로 34~37달러 선에서 매도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약 20억 2,000만 달러이다. 현재 남은 주식은 2억2343만주이다.

쿠팡LLC의 주요 주주이자 런치타임의 실질 소유주인 선 벤자민(Benjamin Sun)도 이날 1,700만주를 매도했다. 1000주는 주당 34.04달러에, 700만주는 34.14달러에 매도했다. 6억 1463만 달러를 손에 쥐었다. 

쿠팡LLC임원들도 주식 매도 행렬에 끼어 들어왔다. 

8월 16일 팜 투안 기술책임자와 아난드 게레이 재무책임자가 각각 스톡옵션으로 받은 36만주와 16만주를 매도했다. 팜 투안은 평균 33.17달러에 매도해 1,193만 달러를 챙겼다. 아난드 게레이는 533만 달러를 손에 쥐었다. 

8월 18일 파커 마이클 회계책임자도 이날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5만주(1.99달러)를 평균 32.86달러에 매도해 154만 달러 상당의 차익을 챙겼다.

◇손정의, 쿠팡 손 털까.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비전펀드도 9월 14일 5,700만주를 매도했다. 평균 29.685달러이다. 16억9204만 달러(한화 2조원)를 회수했다. 투자액 30억 원에 56%에 해당된다.

하루 뒤인 9월 15일 그린옥스캐피탈은 151만주를 매각한다. 이날 종가는 29.39달러이다. 종가 기준 44만8만 달러를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 김범수 의장을 필두로, 1대 주주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 2대주주 그린옥스캐피탈, 재무ㆍ기술ㆍ회계 등을 담당하는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매각했다. 평균 매각가가 30달러 안팎. 

쿠팡의 주주들과 임원들이 잇딸라 지분 매각을 통해 시세 차익을 챙기는 것에 대해 IB업계 일각에서는 쿠팡의 기업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쿠팡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매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적자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SK그룹의 계열사 11번가와 손을 잡고 한국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다. 살상가상 이천물류센터 화재, 배달앱 쿠팡이츠 점주 사망사건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비재무적인 ESG경영이 글로벌 경제계에 화두인 가운데 쿠팡의 후진적 경영 형태가 쿠팡의 성장을 저해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대주주들과 임원들이 난파선에서 탈출하듯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실적이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쿠팡의 비현실적인 장미 빛 청사진에 착시 효과는 곧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지금과 같은 비민주적인 경영환경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투명하고 민주적 경영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노동자 25% 사고 경험·우울증

쿠팡노동자
쿠팡노동자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4분의 1이 근무 도중 사고를 당했거나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의료진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형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연구팀은 3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등이 주최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노동 환경·건강 수준 평가 국회 토론회'에서 쿠팡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 문제를 지적했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356명을 상대로 심층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70% 상당이 전신 피로, 팔 아픔(상지·하지 근육통)을 호소했다. 30% 이상은 우울감 또는 불안감을 겪었다고 답했다.

상지 근육통과 하지 근육통이 각각 73.6%, 68.8%였다. 전신 피로는 71.6%가 호소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이들 질환이 업무로 인해 생겼다.

우울감과 불안감은 각각 34.3%, 36%가 느낀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우울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는 답변은 각각 72.1%, 69.5%였다.

"최근 일 년간 연속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는 별도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86명(24.2%)이었다.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평균값(10.5%)보다 크게 높다.

원인은 극한에 이르는 물류센터 노동 강도다.

평소 힘든 정도를 묻자 응답자 73.2%가 '빨리 걷는 수준'에 해당하는 노동 강도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28.4%는 업무가 100m 달리기를 하는 수준으로 힘들다고 답변했다.

한편, 쿠팡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쿠팡은 커뮤니케이션 채널 '쿠팡 뉴스룸'에 입장문을 올리고, "노조원이 주도하는 특정 SNS 회원들이 주로 참여한 설문조사"라며 "일일 근무자가 3만 명이 넘는 물류센터에서 356명이 참여한 주관적 의견을 기초로 한 측정은 실제 근로 환경을 대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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