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부행장끼리 상품권 상납 파티 의혹...박종복 행장 ESG경영에 찬물
SC제일은행 부행장끼리 상품권 상납 파티 의혹...박종복 행장 ESG경영에 찬물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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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판매 관련 외부 자산운용사에서 상품권 수취 부행장에 상납
2005년 英SC 인수된 뒤 배당 3.6조+브랜드료 등 1조...국부유출 논란

금융권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바람이 거세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를 도입했다. 금융권도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미 영국과 스웨덴, 독일 등은 ESG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했다. SC제일은행의 ESG경영에 진정성이 없다. 내부통제준칙을 통해 은행(임직원)준수사항 규정을 두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면서 발생한 모럴헤저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SC제일은행(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행장 박종복)의 한 임원이 협력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의 상품권을 수취해 부행장급 임원에게 살포한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 입막음용'으로 은행원 전체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소문까지 흉흉하다.

인터넷언론 SR타임스는 지난 27일 <[단독]SC제일은행, 임원 수천만원 상품권 수취·상납...노조엔 입막음용 '성과급'>제하 기사를 통해 자산관리(WM)부서의 부서장이 자산운용사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취해 일부 부행장급 임원에게 상납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전직 고위급 관계자 A씨는 “2019년 말부터 최근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상품 오프라인 설명회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면서 “‘P 모 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상품권을 WM부서장이 수취해 이를 부행장급 임원들과 나눠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얼마 전에도 보험상품 판매(방카슈랑스)를 위탁 받아 진행하면서 보험사로부터 10만~20만원의 상품권을 지점장들이 받아 징계 절차가 진행된 사실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은 "내부 조사 결과, 해당 부서 공식 업무 행사의 일부 비용에 대해 외부로부터 후원을 받았고, 이에 대한 내역과 사용 계획은 보고 체계와 내부 통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보고 및 승인이 된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일부 금액에 대해서는 당초 승인 범위를 벗어나 내부 직원 및 외부 거래처 등에 대한 식사 비용으로 지출한 사실이 발견됐다. 내부 위반 사례로 판단하고 이에 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부행장급 임원이 나눠 가졌다는 내용을 포함해 수취, 상납, 유용, 살포 등의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 내부통제 관련 은행(임직원)준수사항 캡처

​SC제일은행은 내부통제 규정을 두고 있다.

임직원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은행이 제정한 행동강령(윤리강령 포함)을 준수하고, 고객, 주주 및 은행의 재산 보호하기 위해 선량한 관리자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은 본인 또는 다른 직원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법규 위반 등 위법, 부당행위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이를 은폐하여서는 안 된다.

​SC제일은행은 펀드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WM부서와 외부자산운용사가 국내 유명 호텔을 빌려 상품설명회를 개최했다.​

2019년 말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 마케팅 목적으로 SC제일은행 내부의 WM부서장이 상품권을 수취해 이를 다른 임원급 직원들과 나눠 사용한 것.

​문제는 부정 수취한 상품권이 부행장급 임원들끼리 나눠 가진 사실이 노조에 까지 알려진 뒤. 은행은 수습을 위해 전 은행원에게 입막음 용으로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은 "당행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직원들의 노력을 치하하기 위하여 격려와 보상의 취지로 위로금을 지급했다. 본 내규 위반 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다"고 했다.

이어 "내부조사 결과 임원들과 나눠쓰는 행태는 확인된바 없다. 이와 관련 노조 적발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박종복 행장
박종복 행장

◇국부유출 논란

​SC제일은행은 외국계 은행이다. 다국적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의 한국 법인이다. 1929년 설립된 조선저축은행이 모태인 제일은행이 1997년 IMF유탄을 맞고 99년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에 매각됐다. 2005년 뉴브리지캐피털은 제일은행의 지분(51%)를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에 매각한다. 정부와 예보가 보유한 지분(49%)도 함께 매각된다. 스탠다드차타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15년 동안 본사에 2조6000억원을 배당한다. 해외용역 수수료와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1조원을 받았다.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했던 금액 3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노동조합은 지난 8월 성명서를 통해 "SC에 3조 6000억원의 국부가 유출됐다. 식민지식 착취경영"이라고 비판했다.

박종복 행장은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SC제일은행 행장을 맡고 있다. 최장수 행장이다.  임기는 2024년 1월 7일까지이다. 

상품권 수취 사건에 이어 국부유출 논란까지 번지면서 3연임에 성공했던 박 행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박 행장 취임 전인 2015년만 해도 영업손실 4138억원을 기록했다. 취임 첫해인2016년 영업이익 2187억원을 기록했다. 흑자전환했다.

이후 2000억~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꾸준히 유지했다. 5년 연속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다소 아쉬운 실적을 냈다. 연결기준 순이익은 2571억원이다. 전년보다 18.2%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영향이다. 올해도 팬데믹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SG경영을 내세워 디지털 혁신을 이루겠다는 박 행장의 비전이 악재들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돌파구를 보여줄 것인가에 금융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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