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보다 '부업'?..주식투자로 대박난 KCC·서희건설·동양생명
본업보다 '부업'?..주식투자로 대박난 KCC·서희건설·동양생명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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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보유주식 장부가액만 4.4조원대...삼성물산 2대주주에
국내 및 해외 투자로 포트폴리오 구축한 동양생명·서희건설
조광피혁, 주식투자로 대박났지만, 2대주주와 불협화음 겪어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 서희건설, 동양생명 등이 주식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각 사 취합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 서희건설, 동양생명 등이 주식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각 사 취합

주력사업으로 버는 이익보다 주식투자로 버는 수익이 더 높다?

주식시장이 활황기를 맞으면서 투자를 통해 대박을 낸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주력사업으로 버는 연이익에 해당되는 수익을 단 3개월만에 주식투자로 이뤄낸 곳도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투자기업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투자기업들이 국내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 국내는 물론 해외기업에도 투자

한국판 버크셔해서웨이로 불리는 대표적인 기업은 KCC, 서희건설, 조광피혁 등이 있다. 이들 회사는 주력사업 뿐 아니라 유보자금을 활용한 투자부문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금융투자업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몽진 회장의 KCC는 건축자재 및 페인트, 유리 등을 제조 판매하는 대표적인 건자재업체다. KCC는 지난해 2조718억원의 매출액에 9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목할 대목은 타법인 출자현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지난해 말 기준 4조3949억원(장부가액 기준)을 외부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기재됐다. 

2분기 투자평가 역시 주목할 만하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CC는 1분기 대비 2분기에만 1367억원의 주식평가이익을 얻었다. 지난 1분기 평가액에서 87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조선업종이 주목받으면서 주식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사로 잘 알려진 서희건설 역시 증권가에서는 주목해야햘 투자고수로 평가받고 있다. 서희건설은 현재 50곳의 상장사들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중 31곳이 해외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들이다. 특히 주력사업과의 연관성도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동양생명은 60여곳의 상장사에 투자 중이다. 이중 국내 상장사는 33곳이며, 나머지는 모두 해외 상장사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에만 보유주식평가차익이 302억원에 달했다. 3분기에는 700억원에 달하는 우리금융지주 주식매각이익이 영업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KCC, 서희건설, 동양생명, 조광피혁이 투자한 기업들 목록. ⓒ 한국증권신문DB
KCC, 서희건설, 동양생명, 조광피혁이 투자한 기업들 목록. ⓒ 한국증권신문DB

 

◆ 여유자금 투자로 주주 반발 부르기도 

그러나 모든 이들이 투자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식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해당기업들의 주주들이 기업경영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조광피혁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광피혁은 포스코, 광주신세게, 신영와코루, 삼양통상, 대한제분, 동아타이어공업, 애플, 버크셔해서웨이 등에 투자했다. 2분기 보유주식평가차익 규모가 183억원에 달하는 데, 이는 조광피혁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추월하는 규모다. 조광피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1억원대였다. 

문제는 조광피혁의 2대주주(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제외)인 슈퍼개미 박영옥씨가 조광피혁의 경영해태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식농부로도 잘 알려진 박씨는 조광피혁 경영진들이 여유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할게 아니라 배당 혹은 자사주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를 나선 기업들의 경우 높은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부문을 담당할 전문가들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투자손실로 인해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경우 배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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