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저승사자,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으로 1년만에 컴백
여의도저승사자,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으로 1년만에 컴백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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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국세청·금감원·거래소 등 전문인력 40여명 포진
검경수사권 조정에 수사범위 제한...유관기관 협력이 관건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해체 1년 반만인 지난 1일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으로 부활했다. 서울남부지방검철청에서 열린 이날 출범식에는 김오수(왼쪽 다섯번째) 검찰총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 한국증권신문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해체 1년 반만인 지난 1일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으로 부활했다. 서울남부지방검철청에서 열린 이날 출범식에는 김오수(왼쪽 다섯번째) 검찰총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 한국증권신문

여의도 저승사자가 1년 반만에 귀환했다?

금융 및 증권 관련 범죄자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렸던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이 1년 반만에 돌아왔다.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이하 협력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1일 공식 출범했기 때문이다. 

출범식에 참석한 김오수 검찰총장은 "협력단 출범을 계기로 검사, 수사관, 관계기관 전문가들이 원팀으로 협력해 자본시장의 건전성 수호와 선진금융질서 확립에 중추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막중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 전문인력만 40여명으로 구성된 드림팀

협력단의 전신인 합수단은 지난 2013년 5월 주가조작 범죄 근절을 목표로 설치됐다. 당시 합수단은 검찰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국세청 등 전문인력 50여명이 참여해 증권범죄를 전담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과 증권가에서는 합수단을 '여의도 저승사자'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이 검찰 조직 직제를 개편하면서 합수단도 해체됐다. 추 전 장관은 최근 대선후보 예비토론에서도 "합수단은 대형 금융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면서 "전관 변호사, 금융당국과 검찰이 특권을 비호하는 범죄의 온상이 됐다고 여겨 해체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합수단 해체 이후 증권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범죄가 급증했고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다. 이에 박범계 현 법무부장관이 합수단 재설치 가능성을 거론했고, 지난 7월 준비팀이 가동됐다. 

1년 반만에 다시 설치된 협력단은 검찰수사관과 특별사법경찰, 유관기관 전문 인력 40여명으로 구성됐다. 단장은 회계 분석 분야 최초로 '공인 전문검사'를 획득한 박성훈 단장이 맡았다. 

박 단장은 사법연수원 31기로 회계사 자격증과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검사로 임관한 후 ▲프라임저축은행 비리 사건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 ▲굿모닝시티 비리사건 등을 맡았다. 

 

◆ 수사권 범위 제한돼, 신속한 협력이 관건

법조계에서는 이번 협력단 신설이 금융·증권 범죄에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협력단이 금융·증권 범죄와 관련해 컨트럴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다만 과거 합수단 시절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 우려할 대목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직접 수사의 범위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결국 협력단의 빠른 수사와 함께 유관기관들의 신속한 협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협력단의 성패는 다른 유관기관들과 어떻게 신속하게 협력을 이뤄내는가에 달렸다'면서 "신라젠, 시모펀드 사태 등 1~2년 새 대형 금융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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