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무산 위기…한앤컴퍼니 소송전
남양유업 매각 무산 위기…한앤컴퍼니 소송전
  • 정연숙 기자
  • 승인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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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저가 매각에 계약파기?…한앤코 "계약 이행" 배수진
자녀 임원직 유지, 바이백(buybackㆍ선협상권) 거래대금 인상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남양유업이 인수·합병(M&A)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다툼으로 번졌다.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남양유업 회장 측의 이유 없는 이행 지연, 무리한 요구, 계약 해지 가능성 시사로 인해 소송이 불가피하다"면서 "당사의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매도인이 언제든 계약 이행을 결심하면 거래가 종결되고 소송도 자동 종료된다"고 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지난 5월 27일 홍원식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한앤코에 31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관련 안건을 승인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예정됐던 지난달 30일 홍 회장이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계약 이행이 불발됐다.

홍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에 제시한 조건이 무엇인가에 대해 재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가지의 가설이 나오고 있다. △자녀 임원직 유지 △바이백(buybackㆍ재인수 우선협상권)  △거래대금 인상 등이다.

업계는 홍 회장이 두 아들의 직위 유지를 요구했다는 설이 있다.  4월 보직 해임됐던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상무)은 5월 26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했다. 같은 날 차남 홍범석 상무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했다.

투자은행(IB)는 홍 회장 측에서 애초 계약서상에 없던 바이백조건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앤코가 경영권을 인수해 회사를 운영하다가 매각할 시점에 우선 협상권을 요구했다는 설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기존 계약한 매각가 이상의 거래대금을 요구했다는 설도 있다. 실제 본사, 생산시설, 부동산 등과 브랜드 가치를 고려하면 저평가됐다는 게 IB업계의 분석이다.

한앤컴퍼니가 매도인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측에 법적 대응에 나선 만큼 양측의 갈등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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