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금악' 고은영, "방대한 세계관, 부담보다 기대감 컸어"
[더인터뷰] '금악' 고은영, "방대한 세계관, 부담보다 기대감 컸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8.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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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던 연습 기간, 밀도 높은 집중 덕에 빠르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뮤지컬 배우 고은영이 바라본 창작뮤지컬 '금악'

 

 

나는 목마름을 귀히 여겨 비의 단맛에 감사하고.

물 흐르는 소리에 기뻐하며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3년여 간의 작품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인 창작 뮤지컬 <금악:禁樂>이 개막 이후 관객들의 호응 속에서 공연 중이다.

창작 뮤지컬 <금악>은 삼국을 통일하기 위해 신라에서 만들어졌던 금지된 악보를 둘러싼 장악원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그린 작품으로 국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고 있다.

다음은 극 중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소리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악공 성율 역을 맡은 고은영 배우와의 인터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면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짧게나마 그가 생각하고 있는 뮤지컬 <금악> 그리고 성율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 진행한 인터뷰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본지와 첫 인터뷰다. 인사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고은영  안녕하세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뮤지컬 <금악>에 성율이라는 역할을 맡은 뮤지컬 배우 고은영입니다.

Q. 처음 대본을 받아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고은영  처음 대본을 받아서 봤을때 사실 너무 흥미진진해서 술술 읽었던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도 세계관이 넓은 드라마나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우리 작품, <금악>의 세계관(서사)이 방대한 작품이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을 다 읽고 나서 이 작품이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이 될지에 대해서 너무 궁금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넘버를 들었을 때, 우리 악기 소리들이 너무 좋아서 더 기대가 됐었습니다.

Q. 이어서 첫 리딩, 그리고 본 연습에 들어갔을 때까지.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까

고은영  처음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분량의 대사와 음악을 외우느라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정신이 없었어요. 외우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러면서 장면 연습도 동시에 해야 되는 상황이어서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작품에 몰두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짧은 시간 동안 되게 밀도 높은 집중의 시간 덕에 제가 맡은, 성율과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정선 연결에 중요한 부분들 혹은 필요한 대사가 있다면 이야기를 통해서 살려내기도 하고 바꾸기도 하면서 많은 배우들과 대화를 나눴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게도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다듬어질 수 있었고, 무사히 공연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뻐요.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맡은 배역, 성율이란 인물에 대해서 소개를 해보자

고은영  소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사내아이인 척 살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소리에 대한 순수한 열망과 호기심 그리고 더 넓은 세계에 대한 반짝임이 있는 친구인 것 같아요.

Q. 성율이라는 인물의 서사 혹은 캐릭터를 구충하는 과정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나 혹은 다른 매체의 작품들에서 차용한 부분들이 있을까

고은영  아무래도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담아야 하다 보니, 전사들과 지금 이 순간! 이 정말 중요했어요. 뒤를 알고 가면 안 되는 거였죠. 내가 지금 어떤 마음 상태를 가지고 있고,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같은 욕망일지라도 어떠한 크기의 어떤 욕망이고, 열망인지 혹은 이게 갈망일 수도 있고, 허기일 수도 호기심일 수도 있었거든요. 성율이 새롭게 만나게 되는 인물 또는 알고 있던 인물들과의 관계성, 관계의 정도도 라이브 하게 하나하나 분석했었던 것 같아요. 집중도가 높은 작업이었던 만큼 감정선도 명확해지고 더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함께 참여한 유주혜 배우와 연출진과 많은 대화를 나눴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 했을까.

고은영  위에 말씀드린 것들의 연장선이지만 더블캐스트인 주혜 언니도 정말 꼼꼼히 모니터 해주셨어요. 그리고 혹시 놓치고 가는 부분은 없는지 디테일하게 봐주시고, 조언도 해주시면서 많은 부분들을 공유해 주셨어요. 그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연출진도 정말 디테일하셔서 제가 놓치고 가는 것들을 최대한 챙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중점을 둔 부분은 아무래도 '극 중 성율이라는 인물이 소리라는 걸 어떻게 듣고, 운용하고 생각하고 전달하는가' 였었던 것 같아요.

Q. 상대 배역인 이영 역에 조풍래, 황건하 배우가 함께하고 있다. 두 사람 이미지가 확연하게 다를 것 같은데, 이들을 어떤 이미지화해보자면? 

고은영  색깔로 표현을 해보자면 풍래 오빠는 따뜻한 아이보리 색깔이 떠올라요. 친구같이 율에게 다가와 주시고 따스히 지도해 주시는 저하이십니다. 그리고 건하는 색깔로 표현하자면 짙은 남색인 것 같아요. 올곧고 존경스러운 멘토 같은 세자 저하입니다.

Q. 갈 역할도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많은데, 추다혜, 윤진웅 배우는 어떻게 다른가.

고은영  갈 역할을 맡은 다혜 언니는 점점 친해지는 단짝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고민 상담도 하고 싶고 놀리 고도 싶은(웃음). 그리고 진웅 오빠가 연기하고 있는 갈이라는 인물은 기대고 싶은 갈인 것 같아요. 이 욕망이 맞는 건지, 나 지금 잘 하고 있는 건지 계속 확인받고 싶은, 율이가 다 맞다고 응원해 줄 것 같은 갈입니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작품 속 성율은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실제로 본인에게도 이런 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떨 것 같은지. 

고은영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앗, 플랫이야! 앗, 샵이야!!" 하면서 노래를 못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실제로 산과 바다 자연의 소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행복합니다.

Q. 연습 혹은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사건사고, 에피소드가 있다면?

고은영  진찬연 장면에서 국악기인 박을 쳐야 하는데 생각보다 무겁고 어려워서 아주 진지한 장면인데 처음 연습을 할 때엔 박치는 소리와 모양새 때문에 웃었던 적이 많았어요. 그래서 유튜브로 영상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치는 연습을 많이 해서 지금은 괜찮습니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공연 중 울림을 주는 대사가 있을까

고은영  "나는 목마름을 귀히 여겨 비의 단맛에 감사하고. 물 흐르는 소리에 기뻐하며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갈증이나 욕망을 배제하려는 게 아니라 결국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스리며 살 건지에 대한 울림을 주는 가사입니다.

Q. 짧은 기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보러 온 관객 혹은 남은 기간 동안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혹은 공연 소개를 해보자

고은영  흔치않은 소재의 너무나 잘 만들어진 창작진. 배우. 스태프분들 모두의 진심이 담긴 공연입니다. 그 소중함이 고스란히 객석까지 전달되길 바라며 꼭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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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2021-08-28 17:41:30
며칠전 고은영배우님 공연봤어요 ! 흑화하자마자 폭발하는 가창력에 소름돋았던기억이 ㅠㅠ 너무 재밌게봤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할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