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금악' 유주혜 "뒤늦게 합류, 부담감 보다 캐릭터 몰입에 집중"
[더인터뷰] '금악' 유주혜 "뒤늦게 합류, 부담감 보다 캐릭터 몰입에 집중"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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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주변 돌아볼 수 있던 시간... 뮤지컬 배우 유주혜
"창작 초연은 늘 어려운 것 같아"
"욕망 마주하고 흔들려, 그렇지만 또 욕망 때문에 성장하는 인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창작 뮤지컬 <금악:禁樂> (예술감독: 원일)이 18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의 호평 속에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뮤지컬 <금악>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연주하는 음악과 무용에 관한 일을 담당한 관청인 장악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담은 판타지 사극이다.

천재 악공 성율과 효명세자 이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고 치유를 받고 깨달음을 얻는 모습을 우리 음악의 다채로운 색채와 다양한 음악적 시도에 담았다.

본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1년 만에 무대로 복귀한 유주혜 배우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가 바라보고 있던 뮤지컬 <금악> 그리고 그가 연기한 성율은 어떤 인물이었는지 직접 만나 들어볼 수는 없었지만, 짧게나마 그의 글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1년 전 인터뷰에서 "건강하고, 늘 어디서나 뭘 하던지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 행복을 찾길 바라"라고 말했는데, 작년에 본인이 했던 말처럼 지난 1년간 행복을 찾았을까

유주혜  지난 1년은 저와 제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생각도 많이 하고, 가족들과의 시간도 많이 보내고 온전히 나를 위한 발레와 운동, 발성 연습을 했었어요. 전에는 공연이 없는 날 쉬어도 늘 피로감이 있었는데, 편한 마음으로 꽤 긴 시간 푹 쉰 것 같습니다.

Q.  차기작에서 보자고 했었는데, 그게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뒤늦게 합류를 하게 됐는데 부담감이나 긴장감은 없었나

유주혜  부담감, 긴장감보다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습니다. 역할의 분량이 많아서 초반엔 대사와 넘버를 빠르게 숙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빠른 시간 내에 캐릭터에 몰입해야 했고, 창작 초연인 작품이다 보니 더 좋은 방향과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Q.  '성율'이란 역할을 맡았다. 어떤 인물인가.

유주혜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천재 악공입니다. 지리산 기슭에서 자신을 키워주고 소리를 가르쳐준 스승님의 곁은 떠나 궁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금악을 풀어내면서 자신의 욕망과 마주하게 되죠. 많은 것을 잃게 되지만 욕망을 통해서 성장하게 되는 친구입니다.

Q.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유주혜  일단 작가님이 그려놓아주신 성율이라는 인물의 색깔이 분명했어요. 그리고 연출님이 극중 성율과 비슷한 부분들이 있으셔서 옆에서 바라보면서 인물의 서사를, 이야기를 채워나갔던 것 같습니다. 은영이와는 전에 작품을 같이 했었던 사이라서 성율의 상태와 감정을 편하게 공유하고 함께 만들어 나갔습니다.

Q.  첫 대본 그대로 지금의 인물, 성율이 만들어졌을까. 아니면 연습 과정에서 수정된 부분들이 있나.

유주혜  대본에 쓰였던 인물 그대로고, 그 과정 안에서 생겨나는 성율의 감정이나 생각들은 작가님과 공유하면서 조금씩 수정된 부분들이 있어요. 아쉬운 건 런타임을 줄여야 해서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전부 보여드릴 수 없었다는 거죠. 

Q.  작품 속 성율이란 인물과 나를 비교해 봤을 때, 닮은 점 혹은 다른 점이 있다면?

유주혜  닮은 점은 당당함인 것 같아요. 다른 점은 성율은 절대음감이지만, 저는 상대음감이라는 점이요.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이번 작품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유주혜  모든 소리를 듣는 건 어떤 느낌일까를 상상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그런데 나에게서 청각을 깨워 내보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넘버 안에서 인물의 상태를 전달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창작 초연은 이래저래 늘 어려운 것 같습니다.

Q.  성율처럼 절대음감을 갖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

유주혜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소리를 듣는다면 숙면도 못할 거고, 되게 예민해질 것 같습니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처음 '갈'이라는 존재와 마주했을 때, 성율은 왜 그를 떨쳐내지 않았을까

유주혜  성율은 소리에서는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모두가 그걸 알아봐 주기를 원하는 욕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출신과 배경, 성별에 큰 제한이 있었던 그 시대 속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욕망의 크기는 더 컸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작품의 에필로그를 써본다면? 

유주혜  제가 생각했을 때 성율은 훌륭한 소리 선생이 되어, 다른 지역에도 가르치러 다니지 않았을까 싶어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유주혜  경기국악당이 연습실이었는데, 바로 옆이 한국 민속촌이었거든요. 오후 연습이 있던 어느 날, 그 시절의 모습과 형태, 그리고 영감을 얻고 싶어서 오전에 혼자 다녀왔었는데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공연 중 울림을 주는 대사가 있다면

유주혜  엔딩 곡인 '노래하라'의 가사 중에 "욕망의 힘으로 우리는 살아가고, 사는 곳 어디에든 물은 흐르네"라고 있습니다. 가장 와닿았던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주혜  소중한 발걸음 해주시는 관객분들 너무나 감사드리고 우리의 정서와 우리의 소리, 몸짓을 만끽하는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이번 작품을 통해 하늘을 올려다보아야 볼 수 있는 것처럼 소리도 들으려 해야 더 잘 들리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요즘엔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내 주변의 소리에 귀를 열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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