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박열' 그리고 조훈, "긁혀야만 빛을 내는 불꽃처럼..."
[더인터뷰] '박열' 그리고 조훈, "긁혀야만 빛을 내는 불꽃처럼..."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8.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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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가장 젊은 박열을 그린 뮤지컬배우 조훈
"가장 힘들때 나를 일으킨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피고가 아니다. 나는 조선을 대표하여 여기에 있는 것이다

 

뮤지컬 <박열>이 지난달 14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의 호평 속 항해를 시작했다.

뮤지컬 <박열>은 연극 <폭풍의 언덕>, 뮤지컬 <문 스토리>로 대학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더블케이 드림 프로젝트의 세 번째 프로젝트 뮤지컬이다. 

창작 초연과 더불어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극과 배역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열>은 1922년 관동대지진의 원인이 조선인에게 있다는 괴소문이 퍼지게 되고, 그로 인해 일어난 조선인 대학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아나키스트 박열을 구속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려내고 있다. 

본지는 조선인 아나키스트로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국과 비밀결사단체 불령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박열’ 역을 맡은 배우 조훈을 만났다. 그는 최근 뮤지컬 <배니싱> <태양의 노래> 연극 <안녕, 여름> 등을 통해 데뷔 이후 쉬지 않고 작업을 해오고 있는 신예로 이번 작품에서 실존 인물이었던 박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알린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뮤지컬 <박열> 그리고 박열은 어떤 인물인지 들어보자.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반갑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조훈  안녕하세요. 저는 배우 조훈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스물일곱 살이고, 키는 '187.4'입니다.

Q.  꽤나 디테일하다.

조훈  네, 몸무게는 아침에 쟀는데 77.4kg이 나왔습니다. 다들 2미터 아니냐고 하셔서 정확하게 말하고 싶었습니다.(웃음)

Q.  공연도 좋은데 매체에 나가도 좋을 키인 것 같은데

조훈  제가 사실 카메라를 너무 무서워해서 아직은 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요. 매체에 대한 어떤 기대감도 없고, 지금은 정말로 할 생각이 하나도 없습니다. 

Q.  배우라는 직업은 언제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나

조훈  제가 본가가 대전이거든요. 중학교 1학년 때인가 누나랑 같이 서울로 뮤지컬을 보러 갔었어요. 그 이전까지만 해도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가수가 꿈이었는데, 뮤지컬을 보고 난 이후로 14살 때부터 뮤지컬 배우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지금 이렇게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Q.  그 뒤로 공연을 자주 봤나

조훈  네, 저 LG아트센터 하우스에서 일했던 적도 있어요. <지킬앤 하이드> 공연을 너무 보고 싶어서 일을 하면서 공연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취업했던 적이 있죠. 군대 가기 전까지 일했었던 것 같아요. 

Q.  그럼 해보고 싶은 공연에 <지킬앤 하이드>가 포함되어 있을까? 

조훈  예전에는 사실 정말로 클래식한 공연들을 더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처음 공연을 봤을 때 당시에는 거의 모두가 정장을 입고 오거나 꾸미고 공연을 보러 다녔었거든요. 마치 오페라를 보러 갈 때 정갈하게 옷을 갖춰 입고 보던 것처럼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영화를 보는 것처럼 더 자유로워지고, 복장도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바뀐 것 같아요. 예전에는 뮤지컬은 클래식한, 대극장에서 하는 공연만 보였다면 지금은 너무 많거든요. 강한 메시지가 전달되는 극들이 눈에 더 들어와요. 아,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공연은 뮤지컬 <킹키부츠>요. 너무 좋아하고, 뮤지컬 <시라노>라는 작품도 되게 재밌게 봤었어요. 언젠가 이 작품들은 꼭 해보고 싶어요. 

Q.  가장 최근에 본 작품은 뭐가 있을까

조훈  뮤지컬 <드라큘라> 봤어요. 너무 재밌더라고요? 정말 그 무대 전환하는 장면만 봐도, 내가 또 이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봐도 재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연을 볼 때 될 수 있으면 가까이서 보는 편인데, 압도당하면서 봤습니다.

Q.  뱀파이어 역할도 잘할 것 같다.

조훈  지금은 일단 제가 참여하고 있는 공연에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웃음)

사진 ⓒ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사진 ⓒ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Q.  작품 이야기로 넘어가서, 뮤지컬 <박열>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조훈  시작은 제가 <배니싱>이라는 작품을 할 때였어요. 그 작품의 마지막 공연이 다가올 때쯤 분장실에서 형들이 작품 이야기를 하는 걸 듣게 됐는데 '박열'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어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그게 뭐예요?라고 물어봤는데 그 작품이 저희 회사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체크를 해뒀었죠. 그러다가 <배니싱> 막공 때 대표님이 "고생했다"라면서 연락을 해주셨는데 그때 "대표님, <박열>이라는 작품이 올라가더라고요. 저도 오디션을 보고 싶습니다"라고 어필을 했었죠. 당시에 대표님이 "알겠다"라고 전화를 끊으셨는데 통 소식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안되는 걸까라고 생각을 하고 <태양의 노래>라는 작품을 들어갔는데, 이 작품 막바지쯤에 연락이 오셔서 같이 해보자고 말씀해 주셔서 그렇게 참여하게 됐습니다.

Q.  동명 제목의 영화가 흥행을 했었다. 같은 제목으로 올라가는 공연인 만큼 긴장되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은데

조훈  저도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었거든요. 엄마랑 둘이 같이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었는데 너무 강렬했어요. 그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있더라고요. 그래서 첫 리딩이 끝났을 때 작가님한테 가서 물어봤죠. "혹시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박열이 영화 속 인물과 일치하나요?"라고요. 제 속에 어떤 부담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Q.  어떤 답을 줬나

조훈  작가님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씀하셨어요. 영화 속 인물이 이런 부분을 살려서 표현을 했다면 우리는, 그리고 너는 영화 속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을 더 살려서 표현을 해주면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영화에서는 챙길 수 없었던,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을 체크하고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Q.  캐릭터를 구성하는 과정에 대해서 

조훈  사실 아직은 뭔가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것보다는 장면마다 잘라서 수행해야겠다고 생각되는 지점들을 찾아서 컷신마다 해야 하는 합에 중점을 두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연습할 때에도 장면마다 영상을 촬영해서 큰 그림 속에서 작은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컷신마다, 장면 장면에서 해야 되는 합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작품은 아무래도 창작 초연인 작품이다 보니 뭔가 큰 그림보다는 여러 그림을 그려서 하나의 그림을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Q.  박열이라는 인물,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와 본 공연에 올라갔을 때 달라진 부분들이 있을까

조훈  아무래도 없지는 않죠. 사실 연습할 때 연출님과 작가님 그리고 박열과 후미코 역의 모든 배우들이 모여서 스터디를 했었어요. 연출님이 준비하신 자료와 책으로 남겨진 인물들을 하나하나 체크했죠. 실제로 박열은 굉장히 똑똑했고, 진중한 사람이었어죠. 저는 개인적으로 후미코와의 사랑에 조금 더 포커스를 줬었어요. 작품 속에서 모든 인물들이 나를 위해 살고 있지만, 저는 박열과 후미코의 사랑, 그 감정이 단순한 감정을 넘어섰다고 봤었거든요. 그와의 사랑 속에서 서로에게 영감을 받게 됐고, 그럼으로써 써 내가 나로서, 나를 위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나 그렇게 봤었거든요.

Q.  어려웠던 부분은?

조훈  아무래도 제가 앞서 이야기했지만, 영화 속 박열이 너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다는 거였어요. 느끼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남자다운 성격이라거나 그렇지 않거든요. 그냥 쉴 때면 집에 있는 게 좋고, 추진력이 강하지도 않고, 좋고 나쁘고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요. 얼마 전에 교통사고가 났었는데, 차 범퍼를 갈았거든요. 그런데 다음날인가 어떤 초등학생이 자전거로 제 앞 범퍼를 쫙 긁었어요. 정차하고 있었는데 제 차로 와서 박았죠. 애도 다치지 않아서 그냥 보내줬어요. 뭔가 큰 문제가 없으면 그냥 넘어가는 편인데, 그런데 있어서 작품 속 박열은 저와는 달리 굉장히 추진력이 강한 인물이었고, 해야 하는 일,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나서는 되게 강인한 인물이거든요. 제가 가지고 있는 기질과 너무 달라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리고 실존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사실성을 훼손해선 안되잖아요. 그래서 되게 많이 신경을 썼었던 것 같아요. 정말 공부를 많이 했었고, 그 부분들을 다 놓치지 않으려고 공부하고 또 공부했던 것 같아요. 

사진 ⓒ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사진 ⓒ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Q.  박열 역에 형님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어떤 것 같나. 모니터링도 했을 것 같은데

조훈  맞아요. 연습 때부터 본 공연까지 다 찾아봤죠. 저랑 진짜 다른 부분들이 너무 많아요. 사실 연습 때 몇 번 보고는 안 보려고 했었거든요. 왜냐하면 형들은 이미 너무 여유로웠어요. 연습을 하는데 그 호흡도, 연기도 너무 여유로워 보이더라고요. 기범 형님 같은 경우에는 기질 자체가 되게 불꽃같은 기질이거든요. 되게 남자다워서 작품 속 박열과 너무 잘 어울렸어요. 그리고 재범이 형이랑 순택 형님은 뭐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무대 위에서 너무나도 여유로운 사람이라서 그냥 저도 보면서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잘하세요. 그래서 사실 연습을 할 때 다 챙겨 봤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형들이 가지고 가는 라인을 따라가는 경향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연출님하고 상의를 통해서 될 수 있으면 제 것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연출님께서도 너는 그냥 네가 가지고 있는 그 젊음으로 승부를 보라고 해주셨죠. 형들처럼 노련함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면 밀릴 수밖에 없으니, 네가 가진 젊음을 쏟아부으라고 하셨어요. 박열이 폭탄이라고 하면 너는 시한폭탄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그래서 지금 다른 세 선배님들보다 저는 뭔가 조금 더 젊음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열정과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Q.  시한폭탄...

조훈  네, 그중에서 가장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된 거죠.

Q.  그럼 이어서, 세 명의 후미코, 이정화 그리고 허혜진, 최지혜 배우는 어떤 느낌이었나

조훈  일단 정화 누나 같은 경우에는 제가 너무 팬이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제가 공연을 볼 때 정화 누나가 나왔던 공연들을 찾아봤을 정도로 팬이었고, 이전에 <왕복서간>이라는 공연을 같이 한다고 했을 때 정말 좋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상대 배역으로 무대에 오르게 돼서 정말 옆에서 많이 지켜보고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누나를 옆에서 관찰하다 보면 외유내강이라는 말은 누나 같은 사람한테 쓰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부드러운 아우라를 가지고 있지만 내면에는 정말 잘 정리 정돈되어 있고 강인함, 단단함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누나가 연기하고 있는 후미코를 마주하면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알 수 없는 단단함이 느껴져요. 그래서 제가 연기하고 있는 박열은 이성적이라기보다는 뭔가 약간 동지로서,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고 서로 같이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리고 혜진 누나 같은 경우에는 계속 강해지고 단단해지려고 하는 후미코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두들기고 두드려고, 부서지지 않고 더 단단해지고 더 강해지죠. 마지막으로 지혜 배우 같은 경우에는 뭔가 이렇게 흔들리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흔들리는데, 부러지지 않아요. 옆으로 누르고, 눌러도 끝끝내 부러지지 않고, 끊어지지 않죠. 세 배우님들이 느낌이 너무 다른데, 다들 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안에서 그들이 그리고 있는 느낌이 이런 느낌입니다. 

Q.  세 번은 꼭 봐야겠다. 

조훈  맞습니다.(웃음)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최근 울림이 있다 하는 대사가 있을까

조훈  극 중에 '불꽃처럼'이라는 곡이 있는데 박열을 맡은 모든 형도 이 곡을 고르지 않을까 싶어요. "한 번은 긁혀야만, 빛을 내는 불꽃처럼. 수없이 깎여야만 자율 찾는 우리의 길. 마지막 한 끗까지 타오르고 타올라. 재가 될 때까지"라는 거랑, 후미코의 솔로곡 중에서 "긁히고 상처 입어 나는 나를 지켜낼 거야."라는 말이 있는데 되게 역설적이더라고요. 사실 제가 최근에 공연을 하면서 되게 자존감이 낮아졌었거든요. 저 스스로도 그걸 느껴서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저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너는 소중해" "나는 소중한 사람이야" "너는 상처받으면 안 돼" "상처받아도 괜찮아" 사실 모든 말들이 다 들어맞아요. 그런데 우리의 삶은 언제나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지 않거든요. 오늘은 기쁜 일이 있지만, 내일은 슬플 수 있고, 또 다음날은 웃는 일들이 많을 수 있죠. 살면서 상처받는 일들은 너무 많아요. 제가 상처를 입힐 때도 있고, 누군가에게 제가 상처를 받기도 하죠. 전작 <안녕, 여름>에서 이런 대사가 있었어요.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스스로도 상처받지 않고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건 큰 오산이야"라는 말이었는데 되게 울림이 있었는데, 우리 작품에서 박열과 후미코가 그렇더라고요. 육체적이 됐던, 정식적으로던 우리는 우리를 긁히고 상처 입어서 나는 나를 지키고, 긁혀서 빛을 내는 그 불꽃처럼 살아가겠다는 말, 그게 되게 인상 깊게 남아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지금 내가 왜 힘들지에 대해서 되돌아볼 수 있었고, 그제서야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 게 보였어요. 저는 그걸 해결하기보다는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상처받으면 어때, 내가 나를 조금 더 봐주면 되지. 내가 힘들 때 나를 일으킨 건 그 누구도 아닌 저 자신이더라고요. 

Q.  크게 좌절했던 경험은?

조훈  아직까지는 뭔가 큰 과절을 할 정도의 사건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어떤 일들에 대해서 크게 기뻐하고 좌절해도 금방 잊고 털어내는 편이라서 더 기억이 안날 수도 있고요. 있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아요.(웃음) 

사진 ⓒ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사진 ⓒ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Q.  이 작품은 어떻게 기억될까

조훈  저는 지금의 저는, 그냥 이름 그대로 뮤지컬 <박열> 그리고 박열로 기억될 것 같아요. 저는 뭔가 어떤 일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지금 이 작품도 그렇고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 그리고 앞으로 할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할 거고 그러고 있고, 그럴 예정이거든요. 대학교 때 제 동기가 5~60명가량 됐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은 얼마 되지 않아요. 그래서 친구들이 저를 되게 신기해하더라고요. 제가 어린 편에 속하는데 데뷔 이후에 작품을 그래도 꾸준하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놀라요. 그런데 저는 크게 기쁘다는 느낌은 없거든요.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고, 그리고 친구들한테는 아직 어떤 기회가 오지 않았을 뿐이지 제 친구들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다들 충분히 잘 해낼 거라고 믿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맡은 역할, 롤에 대해서 주인공을 맡아서 기쁘겠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냥 저는 언제나 최선을 다할 뿐이고 어떤 롤이던 상관은 없어요. 다 똑같은 작품이고 어느 작품이던 최선을 다하지 않는 공연은 없어요. 그래서 모두 똑같이 특별하고 똑같은 작품이고 앞으로도 똑같이 재밌고 즐겁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모든 공연이 다 특별할 것이기 때문에 이 작품, <박열> 또한 20대 때 했던, 특별한 공연, 그리고 제 필모그래피를 장식해 줄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운이 좋았다고 하는데, 그만큼 욕심이 없고, 작품에 집중하지 않으면 운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늘 최선을 다하고 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이 따라온 게 아닐까

조훈  정말 감사합니다. 

Q.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훈  사실 최근에 친구들 보고 공연을 보러 오라고 말을 했었는데 지금 공연을 하고 있냐고 오히려 되물어보더라고요. 그걸 보고서 아 이걸 쉽게 말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실 지금 우리 공연을 보러 와달라고 쉽게 말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어려운 시간을 내주셔서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이 있으시고, 정말 정말 감사하단 말을 우선 전하고 싶고요. 우리 작품을 보고 나면,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저는 되게 멍청한 관객으로 공연을 보려고 하는 편이라서 기자님처럼 공연을 보고 질문을 던지지는 않지만,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대사 한 줄, 가사 한 줄에 되게 마음이 울컥하고, 철렁했던 경험들이 있어요. 그 느낌들을 관객분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되게 신경을 많이 썼고, 공연을 보러 와주신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시고 되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시고, 스스로에게도 묻고 답하는 걸 보고 들었는데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어떤 물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나오는 공연을 꼭 봐달라는 건 아니고 모든 배우들이 다 잘하고 있거든요. 우리 공연 시간이 나신다면,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분들이 후회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보여드리겠습니다. 정말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시간이 되신다면 꼭 봐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우리 공연, 너무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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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하 2021-08-27 00:39:39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