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65화 - 책속에 살인 암호문이
[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65화 - 책속에 살인 암호문이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1.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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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우 씨 오랜만입니다.”

내가 악수를 청하자 그는 벌떡 일어서서 두 손으로 악수했다.

“여긴 어쩐 일로?”

그때 변 사장이 대답했다.

“유성우 씨가 우리 회사로 오기로 했어요. 바이오 융합의 최고 권위자가 우리 회사에 합류하게 된 것이지요.”

“아니, 공직은 그만두고?”

내 질문에 다시 변 사장이 대답했다.

“우리 회사에서 연구 본부장으로 모셔왔어요.”

“오민준 팀장과 동기 아닌가요?”

나는 본부장으로 온다는 말에 얼른 떠오른 사람이 유성우의 학창 시절 라이벌인 오민준이었다.

“장주석 씨가 하던 일을 맡기로 했어요. 회사가 증자하는데도 참여하고요.”

나는 유성우의 아버지가 굉장한 재력가라는 말이 생각났다.

큰돈을 투자한 것 같았다.

“내가 여기 오라고 한 것은 이것 때문이야.”

유성우와 인사가 끝나자 곽정 형사가 나한테 책 한 권을 내 놓았다.

“아니 이건?”

책은 내가 옛날에 발표한 추리소설 책 <악녀 날다>였다.

“이 책이 왜 여기에 있어?”

책을 넘겨보았다.

‘변하진 사장님 혜존.- 저자 올림.

-책속의 숫자 퍼즐을 풀어보세요.

책의 속 페이지에 프린트된 글이 눈에 띄었다.

내가 어리둥절해 하자 변하진 사장이 설명했다.

“유성우 본부장이 우리 회사에 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사람 안돼요. 그런데 이 책이 먼저 왔어요.”

“이 책이 오다니요?”

곽정 형사는 책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아라비아 숫자가 두 줄 프린트되어 있었다.

-324, 358, 412, 445, 613, 887, 912

“이게 뭘 뜻하는 거야?”

나는 짐작 가는 것이 있었다.

이것은 옛날부터 써오던 암호문이었다.

고전 추리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암호인데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이 책과 함께 보냈으면 이 책과 관련이 있는 숫자이다.

“풀었어?”

내가 곽정을 보고 물었다.

곽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은 숫자 한 묶음이 한글 한 글자야. 그러니까 일곱 묶음이니까 일곱 글자라는 것이지.”

나는 금방 푸는 방법을 알았다.

첫 번 째 숫자 묶음, 324는 책 3페이지 2행, 4번째 글자를 말하는 것이 틀림없다.

3쪽을 찾아 두 번째 줄 네 번째 글자를 보았다.

-‘다’

358은 ‘음’

412는 ‘차’

445는 ‘례’

613은 ‘유’

887은 ‘성’

912는 ‘우’

‘다음 차례 유성우’

“뭐야? 살인 협박이잖아?”

“이런 고전적인 협박장이 등장하다니. 종잡을 수가 없네.”

곽정 형사도 어이없어 했다.

“책이 깨끗하군. 이 책은 감식이 끝난 건가? 여기 지문이나 DNA가 남아 있었을 텐데.”

나는 20여 년 전 초판으로 찍힌 나의 소설책 ‘악녀 날다’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어쩐지 오래된 책이 아니고 새 책 같았다.

하긴 보관을 잘하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건 복사 품이라네. 원래 여기 있었던 책은 감식하고 나서 국과수에서 보관하고 있고 이건 3D프린트 방식으로 복사한 것이라네.”

“어쩌면, 3D프린트 기술이 이런데도 응용되는군.”

나는 감탄하면서 다시 책을 훑어보았다.

이 책은 25년 전 처음 발간되었을 때는 대단한 인기를 끌어 연속 50판을 찍은 베스트셀러였다.

개인이 소장한 경우도 많아 가끔 개인 서재에서 목격 되곤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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