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홀연했던사나이' 수현, "꿈만큼은 더 밝고 환하게 꿀거야"
[더인터뷰] '홀연했던사나이' 수현, "꿈만큼은 더 밝고 환하게 꿀거야"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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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우릴 비춰도
아무도 우릴 몰라요.

레드카펫에서 춤을 춰도
이 밤은 오지 않는 밤.

지난 7월 28일 창작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가 4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공연제작사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가 공연의 기획부터 제작까지 도맡아 새롭게 디벨롭  시킨 이번 작품은 오는 9월 26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주인공 승돌이 현실이라는 벽 앞에 좌절하던 가운데, 자신이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꾸게 만들었던 과거로 돌아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승돌과 그의 엄마 홍마담이 꾸려가는 '그저 차만 파는' 샛별 다방에 어느 날 이름도, 나이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홀연하게 나타나고 그로 인해 승돌과 다방 사람들이 저마다 꿈을 찾기 시작하는데...

다음 인터뷰는 이번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의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수현과의 일문일답이다.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에서 사나이 역할을 맡은 그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지 들어보았다.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수현  안녕하세요. 수현입니다. 저는 그룹 유키스로 2008년도에 데뷔해서 쭉 활동을 해왔습니다. 국내와 해외 공연, 콘서트를 주로 다니면서 가수로 활동을 했었고, 중간중간 개인적인 활동도 이어왔습니다. 가수 로서의 활동은 사실 유키스라는 그룹에 멤버들이 하나둘 회사를 나가면서 뜸해졌습니다. 그리고 뮤지컬 데뷔는 사실 이번이 아니라 10년 전에 뮤지컬 <코러스 라인>이라는 작품을 통해 데뷔했습니다. 그런데 공연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 사실 무대를 딱 한 번 밖에 올라가지 못하고 끝났던 작품이라서 기억하시는 분들은 많이 없으실거라고 생각해요. 그 이후에도 사실 여러차례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스케줄이나 다른 활동때문에 하지 못했었거든요. 그러다가 14~16년도에 국내 공연들을 일본에 가져가서 올렸을때가 있었는데 일본 무대에 올라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회사에서 나온 뒤로는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 혼자 다 결정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어떤 압박감이 저 스스로에게 있지만, 일단 제 이름을 걸고 움직이고 있는 만큼 지금 이 작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Q.  올해 상반기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리고 첫 발걸음을 뮤지컬로 선택했다.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을까.

수현  회사 나오고 나서는 혼자 스케줄을 정하고 있었어요. 처음을 뮤지컬로 선택한 건 어떤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타이밍이나 제 마음적으로나 이런 게 다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 소속사에서 나오고 나서 개인적으로 음악적인 부분을 조금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뮤지컬 자체는 제가 항상,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했었지만 늘 아쉽게 마무리를 했었기 때문에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그런 스케줄 적인 부분들부터 시간과 마음적인 게 맞았고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홀연사 제작진분들과 대화를 나눴을 때, 사실 당시에 조금 힘들었는데 대화를 나누면서 심적으로 조금 편해졌고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Q.  부담감은 없었나

수현  사실 부담감이나 긴장이 안됐다는 건 거짓말인 것 같아요. 처음 이 작품에 참여하고 연습을 시작했을 때부터 걱정이 있었죠. 그래서 인물에 더 집중하려고 정말 대본을 끊임없이 읽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본을 보면 볼수록 정말 알 수 없는, 궁금증이 계속해서 유발되는 인물이더라고요. 처음엔 엄청 부담스러웠어요. 제가 이걸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됐죠. 시간이 날때마다 정말 대본을 수없이 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주위 선배님들에게 정말 많이 물어봤어요. 연습을 하면 할수록 이 인물이, 그리고 우리 작품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즐겁게 연습하고 본 공연까지 올리게 됐습니다.

Q.  홀연하게 나타났던 사나이, 이 인물에 대해서 설명해보자면. 서사를 쌓으려고 생각하거나 준비한 부분이 있을까.

수현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일단 초반에 이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 찾아봤고, 제가 부족했던 부분들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선배님들, 형님들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쌓아 나갔던 것 같아요. 초연 때 어떻게 인물을 만들어 냈는지, 어떤 행동과 말투, 움직임에 대해서 하나하나 다 들었죠. 정말 감사하게도 초연 때부터 그리고 이번 공연까지 이 사나이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 알려주셨어요. 형들과 다르게 해석한 부분이 있다면, 저는 조금 더 승돌이에게 집중을 해야 한다고 할까요? 승돌이에게 하는 말에 대해서 되게 많이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럴까 마지막에 승돌이와 대화를 하고서 나가기가 되게 싫어지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네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고, 지금 나는 어떤 길을 가는지, 너는 어떤 길을 가게 될지에 대해서 궁금하고 어떻게 보면 그 꿈이 정말 이루어질지 바라보고 싶은 마음도 있죠. 그렇지만 결국 떠나게 되는데, 그런 아쉬움 그리고 미안한 감정들이 남아 있지 않았나 싶었어요. 사나이의 말대로 움직이던 사람들, 그들이 하나둘 희망을 갖게 되고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스스로도 어떤 감정들이 싹텄거든요. 그래서 허세를 부리던 사나이가 점점 후반부에 주변 인물들에서 승돌이에게 조금 더 집중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Q.  사나이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었을까?

수현  사실 이 극 중 사나이라는 인물은 작가님의 어릴 적 진짜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하더라고요. 작가님이 어렸을 때 어머님이 다방을 하고 계셨었고, 작가님이 극중 승돌이었었죠. 영화 쪽은 잘 모르겠지만 어떤 아저씨가 어느 날 다방에 와서 차도 마시고 라면도 얻어먹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랬던 기억들이 뇌리에 깊이 남으셨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거죠. 작가님이 어렸을 때 봤었던 그 아저씨는 정말 오늘만 사는 인물인 것처럼 느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2~3일 다방에서 머물다가 홀연히 사라졌고, 주변에서 그 아저씨가 사기꾼이었고 만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느낌에서 봤을 때는 사나이가 사기꾼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작가님이 하나의 틀을 잡고 가는 것도 좋은데 그 안에서 자기만의 틀을 잡아서 캐릭터를 만드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제가 생각하는 사나이라는 인물을 잡아 나갔죠. 

Q.  실제 본인과 비교해보자면

수현  사실 저랑은 되게 다른 인물이거든요. 크게 보면 성격이 완전히 다르고, 단어의 선택이나 말투도 평소의 제가 사용하지 않았죠. 그래서 너무 다른 성격이다 보니 처음에 어투가 너무 어색했던 것 같아요. 이게 제 입에 딱 맞아야, 편하게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선배님들에게 정말 많이 물어봤죠. 넘버는 다 좋았어요. 진짜 음악의 대단함을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정말 너무 좋았고 천재가 있다면 감독님들이 아닐까 했었죠.(웃음) 

 

Q.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두 배우, 정민-박민성 배우는 어떤 사나이처럼 느꼈나

수현  일단 두 형님들이 느낌이 많이 다르거든요. 민성 형님은 약간 진지함 속에서 자기는 진짜 멋있다고 생각하고 진지한 모습이 나오는 사나이고 정민 형님은 진짜 그냥 사나이 그 자체예요. 재밌으려고 하지 않은데 그냥 보면 웃을 수밖에 없는 그런 진지함이 있죠. 정민 형님은 기본적으로 사나이의 마음가짐이나 행동, 그리고 표현에 대해서 되게 자유롭게 가져가시더라고요. 되게 놀랐고, 민성 형님은 정말 모든 장면을 하나하나 다 정리를 해두셔서 두 분의 연기 스타일, 그리고 작품과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법을 정말 엄청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Q.  그럼 승돌 역할에도 세 명의 배우 손유동, 최민우, 김태오 배우가 있는데 어떤 느낌을 받고 있을까

수현  정말 이 배우님들도 다 다르죠. 연습할 때부터 정말 대화를 많이 하더라고요. 연습을 하다가도 뭔가 부족하거나 모르겠는 부분이 생기면 다 모여서 회의를 하고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너무 대단했어요. 본 공연에 들어가서 보니까 다들 또 다른 느낌이 나서 그것도 재밌었던 것 같아요. 저기에서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구나? 저런 느낌이 날 수도 있구나? 하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죠. 

Q.  요즘 울림이 있다 하는 대사나 넘버가 있다면?

수현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들의 레드 카펫'이라는 넘버가 와닿았던 것 같아요. 특히 레드 카펫에서 꽃님이가 부르는 "어둡고 어두울수록 꿈만큼은 더 밝고 환하게 꿀거야"라는 가사가 있는데 가슴에 꽂히더라고요. 지금의 저에게 누군가가 하고 있는 말인 것 같고, 저 또한 그걸 느끼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저도 제 꿈을 위해서 노력하고, 걸어나가고 있는데 이 대사가 저 스스로에게 하고 있는 말, 그리고 작품 속에서 전하고 있는 말이 아닐까 싶었어요. 저는 사실 뒤에서 이걸 듣고 있는데 정말 가슴이 뛰어요. 같이 부르고 싶을 정도로.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수현  사실 공연 초반에 너무 웃음을 참지 못하겠더라고요. 연습을 할 때엔 정말 대본에 충실했었는데 다들 본 공연에 올라가고 나서 애드리브가 하나둘 늘어나서 웃음 참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승돌이가 리코더를 불면서 나올 때 정말 시선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웃음이 날뻔했던 적도 있었죠. 특히 예상 못 했던 지점들에서 하는 애드리브가 제일 힘들어요. 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귀에 바람을 분다거나 리코더로 '삑' 하는 소리가 날 때가 특히요. 그런데 사실 제가 맡은 역할은 정말 웃으면 안 되고 진지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참으려고 했었고, 어느 순간부터 해탈하게 됐어요. 이제 더 화도 안 나고 웃음도 안 나더라고요. 물론 속으로 웃고 있지만 겉으로 안 드러내고 있죠. 

Q.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현  진짜 힐링할 수 있는 극이 있다면 우리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재밌고 웃을 수 있는 작품이거든요. 진짜 어려운 시국이기 때문에 공연을 보러 와달라고 말할 수 없고, 공연을 보러 오시는 관객분들 모두 큰 결심을 하시고 방역 수칙을 다 지켜주시면서 공연을 보고 계신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그만큼 더 열심히 작품에 임하겠습니다. 정말 마음 놓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니까 공연을 보러 와주신다면 비타민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진지하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수현, 그리고 사나이가 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다방을 떠나간 사나이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나만의 에필로그를 써보자면?

수현  저는 사나이가 다방 사람들, 그리고 승돌이로 인해서 본인의 꿈을 제대로 꿨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꿈을 이루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그는 자기만의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촬영해서, 다시 이 다방에 있는 사람들과는 만나지 못했겠지만 대박 나서 할리우드로 진출했죠.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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