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경제칼럼] 은행 영업시간 단축의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
[김선제 경제칼럼] 은행 영업시간 단축의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
  •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경영학 박사 대학교수
  • 승인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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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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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은행 지점에 가면 보지 못했던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아침에 지점의 문이 열리기도 전에 문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지점 안에 들어간다. 영업시간 중에도 창구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 밖에서 대기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객장 내 인원수를 10인 이내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에 문 밖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고객들 불만이 높다. 코로나19로 생겨난 여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올라가면서 서울 및 수도권의 은행 영업시간이 1시간 단축됐다. 작년 12월 거리두기 2.5단계 때에도 단축영업을 시행했는데, 다시 영업시간을 단축하였다. 은행 영업시간은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지만, 아침과 오후에 30분씩 단축하면서 9시 30분 시작하여 오후 3시 30분 마감하고 있다.

 은행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모이는 인원을 제한해서 코로나 감염 확산을 방지하자는 취지이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다. 은행 업무는 유흥주점이나 식당 등 서비스업과 다르다.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곳이 금융시장이고, 금융시장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곳이 은행이다. 입출금이나 송금 같은 단순 업무는 대부분 ATM, 인터넷뱅킹을 이용해서 고객들이 직접 처리하므로 은행창구를 방문하는 경우는 단순한 업무가 아니고 필요에 의해 반드시 와야 하는 업무이다. 인터넷뱅킹에 미숙한 노년층은 돈을 찾거나 예금하고, 자금이 필요한 고객들은 대출을 알아보고, 카드를 발급받고, 공과금도 내야하고, 재테크를 위해서 금융상품을 가입한다.

  은행 창구에서 기다리다 보면 한 사람당 업무처리시간이 30분 정도 소요되는 것 같고 그만큼 고객들은 대기하고 있다. 고객들이 방문하는 은행은 영업시간이 단축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와야 하는 업무인데, 영업시간이 단축되다보니 한정된 근무시간 안에 오히려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고객이 몰리면 대기인원이 늘어나고, 체류시간이 늘어난다. 다수 인원이 머무는 공간에서 체류시간이 늘어나면 감염노출위험이 더 커진다. 영업시간 단축목적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영업시간이 줄어도 은행원이 일찍 퇴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영업시간 단축이지 근무시간 단축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업시간 단축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중인 지역의 점포만 적용하니 타 지역 점포와도 형평을 맞추어야 한다.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고객 불만의 목소리는 고스란히 은행원에게 몰린다. 은행 영업시간 단축이 고객도, 은행원도 불만이다. 영업시간 단축이 코로나 확산방지에 도움이 된다면 불편함도 감수해야겠지만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고객을 분산하기 위해서 지역별로 일부 점포를 지정하여 오전에 2시간 늦게 문을 열고 오후에 2시간 늦게 문을 닫는 탄력적인 점포운용 방법도 고객을 분산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고객들이 어쩔 수 없이 오는 곳이라면 영업시간을 늘려서 방문고객을 분산하여 체류시간을 줄이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다. 은행원 근무시간을 늘릴 수는 없으므로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을 원래대로 환원해야 고객 불만도 감소하고 코로나 확산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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