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이재현 vs 이재용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서 장손ㆍ적통 전쟁
삼성家 이재현 vs 이재용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서 장손ㆍ적통 전쟁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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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2018년 30년 키운 CJ헬스케어 매각 실책 딛고 천랩 인수 재도전
이재용. 제2반도체 육성 각오로 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에피스 사업 추진
이재용(좌)삼성 부회장과 이재현 CJ 회장(우)

범 삼성가(家) 3세 간에 전쟁이 예고된다. 전쟁터는 미래먹거리인 바이오산업 현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생명과학기업인 천랩을 인수하면서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었다.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으로 바이오산업에 진출해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에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재현 회장은 삼성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家에 장손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병철 회장에 이어 그룹의 적통을 이어받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다.  이맹희가와 이건희가에선 선친의 유산 문제로 한차례 소송전이 벌어진바 있다. 이번 전쟁은 과거와 다른 '쩐의 전쟁'이 아닌 미래 먹거리를 차지하기 위한 영토전쟁이다.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전략은 다르다. 이 회장은 최근 인수한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통한 원천 기술 개발을, 이 부회장은 의약품 위탁개발, 생산(CDMO)[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밀러(복제약), 신약개발[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현 CJ회장

◇이재현 원천기술 개발 

이제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CJ제일제당을 앞세워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을 983억원(지분 44%)에 인수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  사람의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천랩 인수로 CJ제일제당은 그린-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이 갖고 있는 최고 수준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 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한다.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향후 진단·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로 확장 적용할 예정이다.

과거 이재현 회장은 신약개발 사업에서 철수한바 있다. 2018년 제약·바이오 기업인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한국콜마에 매각했다. 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바이오산업을 매각했다. 당시 사업재편 과정에서 제약산업이 비주력 산업으로 판단해 CJ헬스케어를 매각했다. 한국콜마에 인수된 CJ헬스케어는 HK이노엔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CJ헬스케어를 매각을 두고 이 회장의 실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회장은 3년만에 절치부심해 천랩 인수와 함께 제약사업에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인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취지이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롬의 세계적인 권위자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설립한 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류 기술 및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병원 및 연구기관과 다수의 코호트 연구(비교대조군 방식 질병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보유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실물균주는 5600여 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바이오는 제2반도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현재 구속)이 경영에서 복귀하면 바이오산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확대 됐기 때문. 이병철(창업ㆍ재계1위 )→이건희(반도체ㆍ전자 세계1위)등의 성과를 냈다.

이 부회장 역시 경영 성과를 보여야 하는 게 숙제이다. 제2의 반도체라고 주장했던 바이오산업에서 성과를 나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밀러나 CDMO로는 제약기업으로서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신약 개발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CJ 이재현 회장과의 영토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바이오산업 진출은 올곧이 자기 몫이 아니다. 부친 이건희 회장의 지원이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제약을 비롯해 의료기기,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등을 선정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은 삼성에버랜드가 맡았다. 에버랜드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다. 2011년 4월 바이오의약품을 위택생산하는 CMO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할 때만 해도 성공에 반신 반의했다. 혹자는 바이오시밀러 신업에 후발 주자로 뛰어든 이 부회장의 실패작인 e-삼성을 닮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의 전사적 투자와 산업의 변화로 성공을 거둔다.

2018년 cGMP 생산을 시작하여 2019년말 기준 36.2만리터 생산설비를 가동 중이다. 이 시장에서 선발업체를 추월해 생산설비 기준 세계 1위 CMO로 도약했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아키젠바이오텍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에서 영토전쟁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간에 바이오산업 현장에서 영토전쟁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각자가 생즉생 사즉생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친 간의 치열한 상속재산 전쟁을 펼쳤던 바가 있다.

특히 삼성가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 입장에서는 장손 역할론이 필요해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부친이 지켜온 삼성 적통론을 내세워 수성을 지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이 회장과 이부회장 간에 바이오산업 현장에서의 전쟁에 승자가 누가 될 것인가를 두고 귀추를 주목하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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