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전망대] DLF 재판 결과에 우리금융 지배구조 변화 오나
[CEO전망대] DLF 재판 결과에 우리금융 지배구조 변화 오나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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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지난해 DLF 사태 이유로 손태승 회장에 중징계
곧바로 행정소송 제기한 손 회장, 오는 8월20일 1심 선고
핵심 쟁점은 '내부통제' 의무...他금융CEO 재판에도 영향
역대급 好실적에 주목받는 권광석 행장, 차후 행보도 관심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의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면 제기한 행정소송의 1심 결과가 8월20일로 예정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우리금융지주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의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면 제기한 행정소송의 1심 결과가 8월20일로 예정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우리금융지주

재판결과에 따라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행정소송이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판매와 관련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은 손 회장이 금융당국의 징계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결과가 재판 끝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재판결과가 징계처리를 받은 손 회장과 징계처분을 내린 금융당국 모두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상화이란 점이다. 재판결과에 따라 금융당국은 무리한 징계를 내렸다는 비난과 함께 다른 소송을 대비해야 하는 부담감이 생길수 밖에 없고, 반대로 손 회장이 재판에서 질 경우 우리금융그룹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 재판쟁점은 '내부통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손 회장에게 DLF 사태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를 내렸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1항에서 규정한 금융사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근거로 강력한 중징계 천분을 손 회장에게 내린 것이다. 

이에 손 회장은 곧바로 금감원의 징계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금감원이 징계의 근거로 제시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 관리해왔다고 해명한 것이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피해자들의 집회 모습. ⓒ 한국증권신문DB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피해자들의 집회 모습. ⓒ 한국증권신문DB

동시에 손 회장 측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가 금감원의 징계처분 사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점도 소송에서 제기했다. 금감원장이 금융사 임원에게 직접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점 때문에 오는 8월20일 손 회장의 재판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DLF 사태 이후 연이어 불거졌던 라임·옵티머스운용 등 사모펀드 사태 과정에서 시중 금융사 CEO들이 잇달아 금감원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역시 재판결과의 향방에 민감해하는 분위기다. 만에 하나 패소할 경우 향후 금감원의 기본업무인 금융사에 대한 검사·감독 권한이 위축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징계처분 과정에서 소송전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손 회장이 1심에서 패할 경우 우리금융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부담감을 느끼고 손 회장에 대한 믿음을 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점점 주목받는 권광석 행장 

일각에서는 8월 재판결과에 따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손 회장이 재판에서 패소할 경우 권 행장 중심으로 우리금융의 지배구조가 다시 짜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손태승-권광석, 투톱 체제를 불안한 눈길로 보고 있다. 지주사 재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DFL사태로 인해 권광석 행장의 선임과정이 상당히 지연된 바 있기 때문이다. 

권광석 우리은행 행장. ⓒ 우리은행 제공
권광석 우리은행 행장. ⓒ 우리은행 제공

우리금융그룹 내 직원들의 피로도도 손 회장과 권 행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주사 전환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전환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을 경우 금융그룹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증권사와 보험사가 계열사에서 빠진 상황이다. 

손 회장 역시 지주사 전환 이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할 이로 권광석 행장을 지목하고 있다. 권 행장이 손 회장과 함께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소송으로 행동에 제약이 있는 손 회장을 대신해 권 행장이 더욱더 우리금융의 전면에 나서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지배구조 ⓒ 우리금융그룹 홈페이지 캡처
우리금융그룹 지배구조 ⓒ 우리금융그룹 홈페이지 캡처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음달 있는 재판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우리금융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경우 지배구조에 대한 중대한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없을 수 있지만, 주요주주들의 변화요구가 터져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금융그룹의 향후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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