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감사보고서?..상장사 감사보고서 정정만 지난해 305회
못 믿을 감사보고서?..상장사 감사보고서 정정만 지난해 305회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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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상장사의 감사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포함) 정정횟수가 305회로 242회를 기록했던 전년보다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 금융감독원
4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상장사의 감사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포함) 정정횟수가 305회로 242회를 기록했던 전년보다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 금융감독원

정정횟수만 1년새 305회?

금융투자자들이 상장사 투자에 나설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감사보고서가 잦은 정정 및 수정으로 얼룩지고 있다.

신뢰를 높이기 위해 외부감사까지 거쳐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고 있지만, 잇딴 수정과 정정으로 인해 그야말로 못 믿을 보고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지난해 상장사의 감사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포함) 정정횟수가 305회로 242회를 기록했던 전년보다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코스피로 불리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지난해 정정횟수만 115회로 49회에 불과했던 전년 대비 134.7%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상장사는 총 125개사다. 이중 코스피에 속한 상장사는 44개사로 전년 대비 무려 83%나 급증했다.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상장사들이 정정까지의 경과 기간을 살펴보면 최초 공시 이후 평균 18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으로 보면 현재 시점으로 평균 2년 전 공시를 변경하고 있는 셈이다. 

정정사항은 대부분 재무제표 본문 정정(257회·전체 84%)이 가장 많았다. 이어 주석 정정(33회·전체 10.6%)이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해 감사의견 자체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에만 감사보고서 정정을 통해 20개 상장사의 감사의견이 변경됐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감사의견 변경은 대부분 의견거절이나 한정의견에서 적정의견으로의 변경이었다. 

상장사 뿐만이 아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전체 기업의 경우 지난해 감사보고서 정정횟수만 1301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만 감사보고서의 신뢰성 자체에 의심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인 셈이다. 

금감원 측은 "2019년 대비 지난해 감사보고서 정정 횟수가 증가했다"면서 "지정감사인 제도 등 회계감사가 엄격해 지면서 감사보고서에 대한 정정횟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정정횟수가 늘어나는 것은 회계오류를 잘 잡아내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정정횟수가 증가하더라도 투자자보호를 위해 엄격한 회계감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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