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장민수-김리, "커피향 가득한 그곳, 명동 로망스 다방으로 오세요"
[더인터뷰] 장민수-김리, "커피향 가득한 그곳, 명동 로망스 다방으로 오세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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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장민수, 김리와의 인터뷰.
1956년 명동 로망스 다방의 마담 성여인 役 김리
시인 박인환 役 장민수
두 사람이 바라보고 있는 뮤지컬 '명동 로망스'

뮤지컬 <명동 로망스>가 관객들의 호응 속 연장 공연을 확정했다.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장인엔터테인먼트의 레퍼토리, 창작 뮤지컬 <명동 로망스>가 오는 7월 25일까지 연장 공연 소식을 전했다.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공무원 '장선호'가 1956년 명동에 떨어져 그 시대 예술가들의 치열하고 간절한 삶을 엿보고 가슴 속 뜨거운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는 법을 배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본지는 극 중 박인환 역을 맡은 배우 장민수, 명동 로망스 다방의 마담 성여인 역을 맡은 김리 배우와 인터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 인터뷰는 두 배우와 진행한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계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Q.  김리 배우 같은 경우에는 연초 인터뷰를 하면서 올해는 최선을 다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는데, 딱 반년이 지났다. 연초 목표는 잘 지켜지고 있을까

김리  아뇨. 잘 지켜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Q.  이유가 있을까

김리  사람이 참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왜 그럴까요. 일을 하면 쉬고 싶고, 쉬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참 아이러니한 거 같아요. 사실 막상 일이 들어와서 일을 시작하면 최선을 다해요. 그리고 공연이 끝나면 또 다른 아쉬움이 저에게 남죠. 그래서 매번 저스스로한테 질문을 해요. "그것이 내게 최선이었어? 넌 그렇게 생각해?"라고요. 공연이 끝나서 쉬고 있거나 어딜 가거나 무슨 일을 할 때 그전에 끝냈던 공연이 생각날 때가 있어요. "아, 그 장면에서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나?" "그 대사는 그런 메시지가 전달되는게 맞았나?" 하는 생각이 문뜩 들거든요. 아무래도 인간은 경험하면서 배우고, 어떤 새로운 상황을 맞이했을 때 그 상황을 통해서 배우는 게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 경험들이 제가 보지 못한 부분들을 보게 해주고 배우로서도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작품을 할 때에는 그 작품과 배역, 장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생각이 들때면 처음 말했던 것처럼 제가 저 스스로를 돌아봤을때 최선을 다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 작품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후의 삶 속에서 오늘의 제가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장민수  누나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Q.  민수 배우는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장민수  안녕하세요. 저는 장민수입니다. 아직 배우라고 말하기엔 부끄러운 사람이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시작에 앞서 이번 작품을 봤던 적이 있을까

장민수  저는 김리 배우님의 <미드 나잇>이라는 공연을 봤...

김리  아뇨. 이 작품이요. <명동 로망스>요. 맞죠 기자님? 

Q.  맞다, <명동 로망스>를 본 적이 있나

김리  제가 캐치를 잘해요.

장민수  아, 저는 다소니 씨어터에서 했던 공연을 봤었어요.(웃음) 이 전 시즌이죠. 왜냐하면 석원 배우님이랑 너무 가까운 사이라서 공연을 보러 갔었죠. 정말 좋았어요. 공연이 너무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배우들이 서로 아끼는 게 느껴졌어요.

김리  제 주변에 친한 배우들이 이 작품을 너무 많이 해서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다른 공연을 하거나 연습을 하고 있어서 직접 보지는 못했었죠. 너무 친한 고상호 배우님이나 유동 배우도 그렇고 주변에서 이 작품을 했던 배우들이 작품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가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 보지는 못했지만 내용이랑은 다 알고 있을 정도였죠. 도대체 어떤 작품일까 다시 올라가면 꼭 봐야지 했었는데 제가 하게 됐습니다. (웃음)

장민수  잘 오셨습니다.

Q.  각자 맡은 역할은

장민수  저는 박인환 시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1956년 명동의 센티멘탈리스트이자 모더니즘을 걸친 시인입니다. 정이 되게 많지만, 그걸 또 감추고 싶은... 비밀이 많은 사람, 박인환 시인입니다.

김리  저는 뮤지컬 <명동 로망스>에서 명동 로망스 다방 주인 성여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다방의 주인으로서 예술가들을 어우르고 달래고 응원하는 더 예술적인 여자입니다.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Q.  연습하면서 공연을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 혹은 신경 쓰인 부분이 있다면

장민수  신경이라기보다는 어쨌든 그 시대적인 것, 1956년대의 모습과 분명히 저희들의 모습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 부분에 집중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름을 표현할 때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출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었는데 시대적인 말투나 모습, 그리고 사건들을 공유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표현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었던 것 같아요.

김리  맞아요. 그게 되게 중요했죠. 현대에서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는데, 그 씬에서 "와! 과거다!"라는 느낌이 확 나야 되거든요. 이걸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고, 다들 그렇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많이 고민을 하고 대화를 나눴죠. 작품 속 캐릭터적인 부분에서 저랑 민수 배우가 캐스팅에서 막내거든요. 같은 배역을 맡고 있는 배우 중에서 저희가 역할 막내들이에요. 그런데 같은 배역을 맡고 있는 언니랑 오빠들이 너무 잘하셔서 걱정이 있었어요. 

장민수  어우, 진짜 되게 너무 잘하세요.

김리  확실히 너무 잘하시고 경력을 무시 못 한다는 말이 이때 쓰이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떤 상황들이 놓였을 때 되게 대처도 잘하시고 다들 여유가 넘치세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지 잘 해낼 수 있을까, 정말 내가 누를 끼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되게 많이 고민했었어요.

장민수  맞아요. 고민을 많이 했었고, 개인적으로는 도움도 많이 받았었어요. 종환 배우님이나 석원 배우님이나 초연 때부터 해왔기 때문에 연습을 하거나 공연을 하면서도 되게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줬어요. 어떤 장면이나 상황에서 박인환이라는 인물이 전달해야 되는 메시지나 표현할 수 있는 감정 같은 부분들을 너무 많이 공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김리  맞아요! 저도요! 저도 언니들한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웃음) 사실 이 작품에 있는 모든 배우들이 서로를 다 너무 잘 이해하고 있고 공감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합이 잘 맞아요. 

Q.  큰 틀에서는 같은 라인을 가져갈 것 같은데, 혹시 사소한 부분에서 자기만의 캐릭터화 혹은 나만의 포인트가 있을까

김리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확실히 나이가 어리다 보니 뭔가 이렇게 감정 표현을 훨씬 더 많이 하는 성여인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언니들은 조금 더 뒤에서 상황을 바라본다고 하면 저는 오히려 조금 더 공감을 하고 반 걸음 더 앞으로 나가서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는 것 같아요. 

장민수  저도 비슷해요. 배역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앞서 제가 소개를 하면서 센티멘탈리스트라고 했잖아요. 거기에서 저는 조금 더 감성적이고 정이 많은 박인환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가장 중요한 게 공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작품 속 박인환 시인이 가져가는 롤 자체가 분위기 메이커인데, 그렇다 보니 저는 표현도 더 많이 하려고 하고 마음을 더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가진 캐릭터의 롤 그리고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롤 안에서요. 

Q.  지금 바라본 그 시대의 예술가는 성인처럼 느껴지는데 따지고 보면 지금 우리의 나이 또래다. 그래서 공연을 보면서 더 와닿거나 슬퍼지는 게 있던 것 같다

김리  기자님이 어떤 공감되는 부분들이 있던 게 아닐까요?

장민수  하나의 예술에 속한다고 생각해요.(웃음)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대학교 후배 중에 보컬 음악을 하고 있는 친구가 공연을 보러 왔어요. 공연을 보고 같이 집을 가는데 저보고 공연이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가 진심으로 느껴졌어요. 보면서 가슴이 마구 뛰었다고 이야기해 주더라고요. 그 이야기 자체가 어떻게 보면 나 또한 이 작품을 하면서 따뜻해지고 가슴이 뜨거워졌거든요. 그래서 이 마음이 관객들에게 더 잘 전달이 됐으면 했었는데 이 친구가 공연을 보고 나서 저한테 그 이야기를 해주는 게 되게 많이 저에게 위로가 됐고 제 마음을 뛰게 하더라고요.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Q.  만약 카페나 다방을 운영하고 있다면 만나보고 싶은 인물이 있을까

장민수  이건 명동 로망스니깐 저는 당연히 박인환 시인을 만나보고 싶죠. 대신 카페지만 그날은 박인환 시인을 위해서 조니워커를 하나 사둘 거예요. 왜냐하면 너무 좋아하셨으니까요. 가서 어떤 질문을 하고 궁금해하고 하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분이 너무 자연스럽게 저에게 다가와서 먼저 말을 걸어주실 것 같거든요.(웃음) 만약 카페를 하게 된다면 그날은 특별히 그렇게 하고 싶어요.

김리  명동 로망스 다방이라고 한다면 저는 이해랑 선생님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연극 영화과에서 너무 많이 듣고 봤던 선생님이거든요. 그래서 사실 처음 대본을 받아서 봤을 때 너무 반가웠어요. 그래서 그 당시 연극인이셨던 선생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정말 뜻깊은,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요?

Q.  당시엔 뮤지컬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고 마당극 정도? 

김리  그래서 그런가 이해랑 선생님 대사가 엄청 재밌었어요. "아직도 셰익스피어를 하냐"라는 그 말이 되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장민수  맞아요. 진짜 재밌었어요. 그 시대 인물이라면, 그 시대에선 그 작품들이 많이 올라갔을 거잖아요.

Q.  고전의 힘이 아닐까. 시대를 뛰어넘는 이야기

장민수  그래서 되게 잘 쓰인 작품들은 지금도 공연으로 무대 위에 올라가고 있잖아요. 그런 사건과 사고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시대를 뛰어넘는 것이 아닐까. 

김리  "이해랑 선생님, 이해랑 예술 극장도 있어요!"

장민수  (웃음)

김리  자기 이름으로 된 극장이 있다는 걸 아시면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장민수  맞아요. 진짜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좋은 공연도 많이 올라가잖아요.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Q.  과거나 미래로 갈 수 있다면, 어느 시점으로 가보고 싶나

장민수  얼마 전에 조카가 첫돌이 지났거든요. 너무 이쁘고 너무 사랑스럽거든요.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따뜻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만약 과거로 갔을 때 내 기억이 남아있다면 정말 첫돌 때로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우리 부모님, 우리 가족들이 주는 정말 따뜻한 사랑과 감정들을 그냥 받아보고 싶더라고요. 물론 지금도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고 있지만 그걸 느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김리  저는 진짜 딱 우리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보고 싶어요. 그때 부모님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요. 지금 엄마나 아빠랑 이야기를 하면 제 이야기가 중심에 있거든요. "엄마, 뭐 하고 싶어?" "아빠, 뭐 가지고 싶어?"라고 이야기하면 "너는 뭐 했어" "네가 뭘 해"라고 말씀하시거든요. 뭐든 제 이야기로 답을 하세요. 생각해 보니까 우리 엄마랑 아빠는 결혼하기 전에 20대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았을까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물어보면 "아, 뭐, 그때는 그렇게 살았어"라고만 답하세요. 그래서 그때로 가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장민수  너무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Q.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김리  사건 사고라고 하기보다는 실수죠? 

장민수  저는 첫 공연 때, 첫 공연을 김리 배우님이랑 같이 했었거든요. 그때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하니까 저는 딱히 옷을 빨리 갈아입는 퀵 체인지는 없거든요. 그런데 극 초반에 센터장으로 나와서 선호를 명동 로망스 다방으로 옮기고 소대로 들어와서 과거 박인환의 복장으로 체인지 하거든요. 그런데 첫 공연 때 분명히 리허설 때는 이게 됐어요. 됐는데, 이게 첫 공연 때 긴장이 되니까 잘 안되더라고요. 단추도 갑자기 더 안 잠겨지고 넥타이도 매는 게 아니라 올려서 고정을 시키는 건데 넥타이도 갑자기 안 올라가고, 그래서 정말 까딱하면 못 나갈 뻔했어요. 왜냐하면 뒷공간으로 등장 위치를 넘어가야 되거든요. 그런데 넘어가려고 하는데 선호가 벽장 안으로 들어와있더라고요. 그래서 선호를 뛰어넘지는 못하고 "미안해... 잠깐만 넘어갈게..." 하면서 간신히 넘어가서 시작을 했어요. 지금 딱 떠오르네요. 

Q.  첫 공연 봤었는데 전혀 몰랐다.

김리  아, 보셨어요?

Q.  어떻게 하다 보니 첫 공연은 다 챙겨 봤던 것 같다.

김리  진짜요? 대~ 박~

장민수  사실 뒤에서 모든 사건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그리고 잘 넘어가서 다행이었죠. 그때 진짜 긴장했었어요.

김리  저는 우리 1막 1장 때 처음 나와서 의자를 두고 나가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런데 언제인가 어떤 자신감이 들어서 나는 안 보고 할 수 있다. 이건 안 보고 할 수 있는 게 프로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걸 보면서 하지 않을 만큼 연습했잖아, 느낌 아니까 하면서 의자를 딱 놓고 나갔거든요. 그러고 나서 그다음에 등장을 했는데 제가 놓은 의자에 제가 다시 앉거든요. 저는 앉았어요. 그런데 그다음에 문제가 생긴 거죠. 책상을 스태프분이 쭈욱 내리는데 다 내려가기 전에 어딘가에 걸려서 멈춘 거예요. 보니까 제 의자 끝부분에 걸려서 이게 '탁탁' 거리면서 다 안 내려간 거였죠. 제가 뒤는 쳐다보지 못했는데 스태프분이 너무 당황한 게 느껴지는 거예요. 이 책상이 걸려있는데 자꾸 당겨서 내리려고 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이미 조명이 밝아졌고 선호가 무대에 등장해서 "여기가 맞나" 하고 있었어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아니 책상이 왜 이래~" 하면서 의자를 조금 빼내고 "아, 이제 됐네" 하고 넘겼죠. 

장민수  마담이니까 가능한 거였네요.

김리  사실 선호가 발견하기 전까지 제가 움직이거나 대사를 하면 안 돼서, 책상이 조금 떠있었는데 정말 가만히 있었어요. 선호가 말걸 때 했었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땅만 보고 갑니다.

장민수  진짜 누나 대단하다. 진짜 나이스다.(웃음)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사진 ⓒ 장인엔터테인먼트

 

Q.  대사가 갑자기 기억 안 날 때가 있을까

장민수  대사나 가사가 기억이 안 날 때... 전 사실 공연에 들어가기 전에 대사나 가사를 한 번씩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리거든요. 그런데도 사실 기억이 안 날 때가 있어요.

김리  전 오히려 그럴 때가 더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장민수  그런데 뭔가 생각이 안날 것 같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그런 생각도 안 해요. 그냥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무대로 나가요. 그럼 그 상황에 집중이 되고 머릿속에서 기억되는 게 있으니까 그냥 자동으로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막히는 것 같으면 오히려 아무런 생각 없이 상황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그럼 그냥 자동으로 나가거든요. 조건반사처럼?

김리  몸이 기억한다고 해야 할까요. 항상 들어가기 전에 돌리는데 사실 사람인지라 다들 그럴 거예요. "어? 뭐지?" "이다음 대사가 뭐였지?" "무슨 말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머리가 하얗게 될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어? 어?" 하면서 나가거든요. 근데 정말 무대에 올라가면 그대로 나와요. 근데 무대로 나가면서 진짜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리죠.(웃음) 사실 그나마 대사는 괜찮은데 가사가 블랙아웃되면 진짜 큰일 나거든요.

장민수  맞아요. 대사는 넘어갈 수가 있는데 가사는 음악이 흘러가는 가운데 틀리면 그 장면에서 그 배우는 진짜 벙어리가 돼버리는 경우가 있죠. <명동 로망스> 같은 경우에는 시적인 언어나 옛말들, 그런 표현들이 많아서 놓치면 정말 큰일 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었던 것 같아요. 

Q.  두 사람 모두, 몸이 기억할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틀리지 않은 게 아닐까

김리-장민수 맞아요!

김리  그래서 연습을 하는 거야, 그런 것 같죠?

장민수  네. 맞아요.

Q.  요즘 울림이 있는 대사가 있을까

장민수  저는 가사인데, 현재로 돌아온 선호가 수많은 시간을 기다린 마담을 만나서 전혜린의 책을 받고 말하는 "지금, 지금, 지금" 이 세 단어가 요즘에 저에게 가장 큰 울림이 있더라고요. 이 말이 너무 들어와요. 그게 어쨌든 그때도 소대에 있거든요. 그 가사는 정말 별거 없잖아요. 그런데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가슴이 엄청 뜨거워지더라고요. 선호라는 인물이 극 중에서 "다음, 다음, 다음"을 외치다가 이제는 "지금, 지금, 지금"으로 바뀐 거거든요. 그 말들과 표현들과 상황들이 공감이 되니까 정말 확 들어오더라고요. 

김리  저는 요즘에 선호 대사 중에 "어차피 돌아가 봤자 시간 가기만 기다리는 게 제 삶이라고요"라고 말하는 게 있어요. 전 왜 그렇게 그 대사에 울컥하는지 모르겠어요. 

장민수  '살고 싶어' 때죠.

김리  지금 생각해 보면 시간이 지나간다는 걸 인지하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똑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간은 계속해서 지나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대사가 많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루하루 더 제대로 된 삶, 치열하지 않아도 아쉬움이 없는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Q.  미래나 과거 보다 현재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김리  맞아요. 저희 목표는 얇고 길게 가는 거거든요. 오랫동안 배우로 활동하고 싶어요!(웃음)

장민수  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 미래를 엄청 준비했던 사람이거든요. 현재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혹은 미래를 위해서는 뭘 준비해야 하고 준비한 삶을 살던 사람이었어요. 목표도 세우려고 노력했는데 지금 이 작품을 만나게 되면서 연습을 1월부터 시작했었거든요. 이 작품을 하면서 지금 내 앞에 있는 것 내가 하고 있는 것, 눈앞에 보이는 것부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 보니 단순하게 앞만 보고 나갔던 제가 주변을 조금씩이라도 돌아볼 수 있는 어떤 여유나 시간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이 작품이 가진 힘이 아닐까 싶어요. 좀 전에 누나가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오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자는 게 진짜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이 다가온 말, 혹은 주제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김리  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특히 코로나가 생기고 나서 이렇게까지 마음먹었던 게, 준비했던 게 안됐던 때가 있었나 싶었거든요. 오늘 하루에 이 공연을 하는 것에 감사하고 우리가 만나는 것에 감사하더라고요. 하루하루를 재밌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끝인사를 전해보자면

장민수  저희 공연은 정말 커피 같은 공연인 것 같아요. 되게 좋은 카페가 있다고 치면 문을 열자마자 되게 좋은 커피 향이 나잖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저희 공연은 그런 공연인 것 같거든요. 짙은 커피향인데 너무 좋은 향기요. 그런 공연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리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카페를 가는 기분으로 오셔도 정말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억지로 울리고 하는 공연도 아니거든요. 편안하게 공연을 보시다 보면 웃음이 나실 거고 눈물도 흘리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떤 감동과 강한 메시지 그리고 울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후회되는 공연은 아닐 거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하게 많은 분들과 같이 공연을 보러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TMI인터뷰, 뮤지컬 배우 장민수 - 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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