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 난 물류센터의 대출만기는 어쩌나?
쿠팡, 화재 난 물류센터의 대출만기는 어쩌나?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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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평물류센터 담보로 아시아신탁 통해 3000억원대 대출
12월부터 대출 상환 예정...화재보험금 규모·시기에 주목
쿠팡의 물류거점 중 하나인 덕평물류센터가 지난 19일 발생한 화재로 전소됐다. ⓒ YTN유튜브 캡처
쿠팡의 물류거점 중 하나인 덕평물류센터가 지난 19일 발생한 화재로 전소됐다. ⓒ YTN유튜브 캡처

Misfortune naver comes singly.(불운은 홀로 오지 않는다)

쿠팡이 설립 이래 최대 위기에 붕착했다. 대규모 화재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데 이어, 김범석 의장의 대표이사 사임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면서 고객들의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지난 19일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던 쿠팡의 덕평물류센터의 대출만기가 올해 말로 예정돼 있어 금융권의 대출상환 압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3000억원대로 알려진 화재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갚아야 하는 대출금과 달리 보험금의 경우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쿠팡의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전소된 덕평센터, 대출금만 3400억원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EDGAR)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1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3억9000만달러(한화 약 3400억원)의 규모의 외화대출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의 보유한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됐으며, 올해 11월부터 내년3월까지 만기가 닥칠 예정이다. 

이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출건은 바로 최근 대형화재로 인명사고가 발생한 덕평물류센터다. 

쿠팡은 2017년 덕평물류센터를 담보로 제공하고 아시아신탁에서 30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아시아신탁은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받고 쿠팡에 대출을 해줬는데, 이 대출의 경우 대출이율이 연 8.5%이며, 올해 12월부터 내년4월이 만기다. 

사실상 쿠팡은 올 연말부터 화재로 전소된 덕평물류센터의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물류업계에서는 쿠팡의 2가지 해결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먼저 물류센터를 담보로 제공하고 받은 대출을 연장하는 것이다. 기존 대출을 진행했던 금융사와 협의해 대환대출로 갈아타거나, 새로운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뒤 기존 대출금을 갚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해결책은 화재로 전소된 덕평물류센터의 화재보험금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쿠팡은 DB손해보험에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 대출 연장 vs 보험금 가지급

그러나 금융권의 분석은 다르다. 덕평물류센터가 화재로 전소되면서 담보가치에 큰 변화가 발생한 만큼 기존 받았던 규모 만큼의 대출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물류센터를 언제 재가동할 수 있을 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화재원인 조사에 이어 행정처분까지 내려져야 물류센터 재가동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년째 적자를 유지하고 있는 쿠팡의 재무구조도 대출연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쿠팡은 최근 몇해동안 영업적자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설립 이래 아직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대출을 승인해야 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DB손해보험으로부터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금도 논란거리다. 쿠팡이 4000억원에 달하는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보험금을 모두 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계약내용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화재가 발생한 덕평물류센터의 경우 관할소방서인 이천소방서 점검과정에서 277건의 결함과 지적사항이 있었던 것도 알려졌다. 관리의무가 있는 쿠팡이 이를 제대로 개선했는지를 놓고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쿠팡이 받은 대출금을 갚기 위해서는 현재 보험금의 지급과 수령시기가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험금 지급이 늦어질 경우, 쿠팡은 대환대출에 나서야 하는데 재무상황에 따라 이자율이 높아질 수 있어 대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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