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사기꾼에 당해 거액 날린 대상, 임세령ㆍ임성민 시대 '찬물'
아프리카 사기꾼에 당해 거액 날린 대상, 임세령ㆍ임성민 시대 '찬물'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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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 지주회사 등 무역 회사를 두고도 무역 사기 당해
17년 냉동육 수입 72.6만 달러 유령 회사에 송금해서 날려
@대상홈페이지

국내 대기업 대상(임정배 대표)이 유령 기업과 계약을 맺고 계약금 72만 6000달러(8억2300만원)를 떼이는 황당한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 유령 기업과 냉동식품대금으로 거액을 결제한다. 범인은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금 회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리스크 관리 부재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임창욱 명예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임세령 부회장과 임성민 전무가 풀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17일 미국 현지에서 발행하고 있는 선데이저널은 '대상이 황당한 무역 사기 사건'이 발생해 미국 휴스턴연방 법원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대상은 2017년  여름 미국에서 냉동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수입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트리니티 푸드(Trinity Food)와 수입 계약을 체결한다. .

이 회사와 이메일과 왓츠앱(메신서앱)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휴스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트리니티푸드 계좌에 72만6000달러(한화 8억2300만원)를 송금한다.

트리니티 푸드는 대상이 송금한 계좌를 7명의 공모자와 함께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마이애미, 폴로리다, 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도시의 은행으로 빼돌린다. 

트리니티는 정상적인 기업이 아니다. 아프리카 케메론 출신의 프랭클린 바테 오크프가 만든 유령회사였다. 육류가공과 수출기업인 트리니티푸즈(Trinity Foods)가 아닌 s자 한자 사라진 트리니티 푸드(Trinity Food)였다.

사기꾼들은 Trinity Foods와 유사한 식품업체 웹사이트를 만든 뒤 '연간 판매액 24억 달러에 달한다. 냉동창고가 3만5000평방미터로 18만톤을 한꺼번에 저장할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들 사기꾼들은 2017년 5월 8일 웹사이트를 오픈 한 뒤, 6월 20일과 7월 7일에 대상 측에 이메일을 보낸다. 냉동식품 구매를 제안한다. 당시 닭고기와 냉동식품을 확보하려던 대상이 사기꾼들의 미끼에 걸려든다. 

같은 해 9월 7일 사기꾼들은 대상 측에 왓츠앱을 통해 '선적에 5일, 운송에 21일에서 27일 걸린다'고 말한다. 9월 12일에 이메일로 대상에 '냉동 닭고기'를, 9월 14일 '냉동 돼지고기' 등의 공식 오퍼를 요청한다. 대상이 이를 받아들여 9월 19일에 12만 8000달러, 59만8000달러 청구서 2장을 받고 9월 25일에 한 치의 의심이나 확인 없이 송금한다. 

대상은 계약금을 지급하고도 물건을 받지 못하자 당국에 신고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와 미국 국세청(IRS)범죄수사국의 공조로 오크푸 일당이 체포된다. 경찰이 이들에게 압수한 돈은 35만 달러이다. 

지난 2019년 12월에 시작된 재판은 지난 5월 11일에 마무리됐다. 법원은 오크프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다. 35만938달러(한화 3억978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선데이저널 안치용 기자는 "연방검찰의 수사로 한국 기업들의 허술한 수출입 거래행태가 드러났다. 향후 한국기업들이 해외 사기꾼들에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해외 기업과의 거래에 있어 신용도 등을 확인 과정을 지키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세령 임성민
임세령, 임성민

◇미국 현지 법인 무용론

대상은 중간지주회사, 무역회사를 비롯해 미국에 여러 개의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하지만 72만6000달러를 사기 당하는 과정에서 이들 기업들에 역할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회사가 수십억원 씩을 투자한 회사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

대상은  미국에 100%지분을 가진 중간지주회사 DSF DE,INC를 두고 있다. 170억1300만원이 투자됐다. 또한 21억5200만원을 투자해 설립한 무역회사 DAESANG AMERICA가 있다. 이밖에 NewYork Golf Enterprises, Daesang Holdings California, Daesang Foods USA 등이 있다.

대상의 지분구조는 대상홀딩스(39.28%), 국민연금공단(12.95%), 대상문화재단(3.82%), 임창욱(1.18%), 임세령(0.46%)이다.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임상민(36.71%), 임세령(20.41%).임창욱(4.09%),박현주(3.87%), 대상문화재단(2.22%)등이다. 대상홀딩스는 대상(39.28%), 대상정보통신(100%), 상암커뮤니케이션(100%), 동서건설(100%), 초록마을(49.10%), 대상라이프사이언스(100%),디에스앤(100%)을 지배하고 있다.

대상은 대상에프앤비(100%), 신안천일염(90%), 청풍(100%), 디엠씨(50%), PT미원(89.98%), PT JICO AGUNG(49%), 대상아메리카(95%)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과 임상민은 각각 대상홀딩스 부회장, 대상 전무를 맡고 있다. 지분 구조상 임상민 전무가 경영권에 한층 앞서 나가 있다.

임 명예회장은 최근 대상 주식 일부를 장내 매도했다, 16만5000주를 2만 9043원에 매도했다. 47억9000만원 규모이다.

대상 측에서는 단순 처분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분분하다. 

◇국민연금 책임론 

국민연금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스튜어드코드십이 강화되고 있다. 대상이 해외 유령업체와 거래에서 72만 6000달러를 사기를 당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실 증권업계에서 '대상 사기사건'을 두고 "대기업 답지 않은 황당한 사기 사건이다"면서 "기업의 관리를 못해 발생한 사건으로 오너 리스크나 다름없다. 관리시스템이 부실하면 더 큰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 체계가 전혀 안된 후진 경영에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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