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55화 - 아줌마와 아저씨의 관계
[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55화 - 아줌마와 아저씨의 관계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1.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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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테슬라의 블랙박스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일주일 분을 분석했으나 특별히 이상한 사항은 없었다.

주로 이정근 이사 혼자 타고 다녔다.

일요일에 부인과 함께 탄 것이 한 번 있었다.

좀 색다른 것은 사건 나기 전날 비서실의 현유빈 과장이 함께 타고 간 것이었다.

밤 7시였는데 어느 레스토랑에 들렀다가 나와 다시 타고 두 사람이 서울의 교외로 나갔다.

모텔로 추정되는 어느 건물에서 둘이 함께 내린 뒤 두 시간쯤 지나서 다시 나타나 서울로 들어왔다.

차가 두 시간 동안 주차해 있는 동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너무 늦었는데 괜찮아요?”

여자가 물었다.

“나는 잠이 별로 없으니까, 걱정 말아요.”

이정근 이사가 여자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사모님이 기다릴 텐데...”

“회사 일 보다가 늦는 일이 뭐 한 두 번인가요?”

“그래도 의심을 할지 몰라요. 여자의 센스는 정말 촉이 빨라요.”

거기서 이야기가 더 이상 진전 없이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

함께 모텔 가는 사이?

아무래도 보통 사이는 아니었다.

나는 이정근 이사의 방 이우환 화백의 그림틀 뒤에 감추어져 있던 얼굴 없는 누드 사진이 현유빈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얼굴을 감춘 이유도 짐작이 갔다.

나중에 현유빈에게 다시 알아보아야 할 일이었다.

그 외에 블랙박스에는 수상한 흔적이 한 군데 있었다.

“사모님이 기다릴 텐데...”

“회사 일 보다가 늦는 일이 뭐 한 두 번인가요?”

“그래도 의심을 할지 몰라요. 여자의 센스는 정말 촉이 빨라요.”

거기서 이야기가 더 이상 진전 없이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

함께 모텔 가는 사이?

아무래도 보통 사이는 아니었다.

나는 이정근 이사의 방 이우환 화백의 그림틀 뒤에

감추어져 있던 얼굴 없는 누드 사진이 현유빈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얼굴을 감춘 이유도 짐작이 갔다.

나중에 현유빈에게 다시 알아보아야 할 일이었다.

그 외에 블랙박스에는 수상한 흔적이 한 군데 있었다.

사고 나기 며칠 전, 그러니까 이정근 이사에게 협박 문자가 오던 그날 블랙박스가 10분 쯤 아무 영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누군가가 블랙박스 렌즈를 막아놓고 일을 본 뒤에 다시 열어놓고 간 거야. 그 동안에 자동차 도어를 열고 BLE 칩을 부착 한 뒤 사라진 걸 거야.”

곽 형사가 추리했다.

“블랙박스를 가릴 때 차가 어디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나?”

내가 물었다.

만약 그 장소를 블랙박스에서 찾을 수 있다면 그 시간에 그 근방에 잇던 CCTV나 다른 차의 블랙박스를 통해 범인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조사 중인데 문제의 그 회사 주차장인 것 같아.”

“그렇다면 당시 그 시간에 거기 주차해있던 다른 차를 찾아야지.”

“응, 수사팀이 그 작업을 지금 하고 있는 중이야.”

마침 그때 곽정 형사의 핸드폰이 울렸다.

“응, 회사 주차장이 맞는다고? 그래서...”

곽정 형사는 한참 동안 통화를 했다.

그리고 실망한 얼굴로 말했다.

“장소는 그 회사 주차장이 맞아. 근방에 CCTV가 하나 있었는데 각도가 잡히지 않는 곳이야. 다른 차도 두 대 서 있었는데... 하나는 회사 업무용 차야. 그런데 그 차에는 블랙박스가 없고, 바로 정면에 있던 한 대는 오민준의 차였대.”

나는 곽정 형사의 말에 귀가 번쩍 띄였다.

“오민준의 차라고? 거긴 블랙박스 있어. 내가 알아.”

그러나 곽정 형사는 매우 실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 시간에 꺼져 있었대.”

“꺼져 있어? 일부러 끈 것은 아니고?”

“그날 아침부터 꺼져 있었대. 기록이 넘쳐 지우고는 그만 깜박하고 다시 켜지를 않았다는 것.”

“저런? 일이 안 되려니까... 도둑맞을 때는 개도 짖지 않는다더니... 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

“블랙박스를 복원중이니까 알 수 있을지도 몰라.”

수사도 수사지만 내가 더 흥미를 느낀 것은 이정근 이사가 은밀하게 비서실 현유빈 과장과 재미를 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현유빈 과장은 내 눈에는 여자로서의 매력이 별로 없어보였다.

그렇게 겁 많고 순진하게 보이던 이정근 이사가 뒤로 그런 엉큼한 짓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방에 누드 사진까지 감춰놓고 부인한테 야단맞을 때마다 본다고?

이 사실을 변하진 사장도 알고 있었을까?

“이정근 이사가 차에 치였을 때 누구보다 놀라 정신없이 이정근 한테로 울부짖으며 달려간 사람이 현유빈이었잖아. 어쩐지 좀 이상하더라.”

곽정 형사도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들의 애정 관계가 삼각, 사각 관계가 되어 살인의 동기가 될 수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현유빈이나 이정근은 불타는 청춘도 아니고, 세상사를 알 만큼 아는 아줌마와 아저씨인데 설마 그런 일이야 있으려고.

나는 혼자 여러 경우의 수를 상상해보았다.

어쨌든 현유빈을 만나 그들의 은밀한 관계를 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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