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54화 - 블루투스 살인 범인은 테슬라
[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54화 - 블루투스 살인 범인은 테슬라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1.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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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좀 나왔어요?”

내가 평소에 잘 아는 과학수사 반장을 보고 물었다.

“글쎄요. 참으로 이상합니다. 자동차의 계기판은 시속 1백 킬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물질과 부딪히면 즉시 정차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가 드라이버 리모컨으로 자동차를 조작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짓을 하자면 자동차와 피해자를 함께 볼 수 있는 자리에 서 있으면서 리모트컨트롤을 움직였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사건을 지켜본 사람 중에 범인이 있다는 뜻이지요.”

나는 경정의 말을 들으며 웃었다.

“경정님은 현장을 못 보셔서 그런 추리를 하시는 같은데...”

“아니, 그럼 운전자가 없었다면 그 방법 아닙니까?”

경정은 내가 왜 웃는지를 몰랐다.

“원격 장치로 누가 자동차를 움직인 것이 아니고 자동차 혼자서 한 짓입니다.”

“혼자서 하다니요?”

“이 차 어딘가에 BLE 칩이 있을 것입니다. 범인은 IoT와 블루투스를 이용해 주인이 접근하면 입력한 대로 움직이게 됐던 것입니다.”

“아하 블루투스, 그 핸드폰은 어디 있습니까?”

경정은 그제야 사태를 다시 파악하는 것 같았다.

“피살자의 핸드폰은 곽정 형사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 차 어딘가에 붙어 있을 BLE 칩을 찾아야겠군요.”

경정은 감식 요원들을 불러 모아 칩을 찾으라는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감식 요원 중 한 사람이 BLE를 금세 찾아냈다.

“운전사 옆 좌석 의자 뒤에 달린 포켓에서 나왔습니다.”

경정은 비닐봉지에 든 백 원짜리 동전만한 칩을 나한테 보여 주었다.

최초의 살인인 한수지의 살해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제일 먼저 살해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그 뒤의 사건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첨단 살인 방법을 실험하면서 돌아앉아

음흉한 미소를 띠고 있는 사이코패스의 짓일 가능성은 없나?”

“분명한 동기를 찾아내지 못하면 흔히 그런 방면의 수사를 기대하지.

그러나 그건 궁여지책의 바람일 뿐이야.”

“요놈의 신상을 잘 조사해보면 단서가 나올 것입니다.”

“이 자동차는 국과수로 넘겨 정밀 감식을 하겠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걸린 현장 감식이 끝나고 살인 자동차는 견인되어 갔다.

뒤이어 경호를 하던 경찰 병력도 철수하고 현장은 폴리스 라인 통제 하에 들어갔다.

정복 경찰관 두 명이 폴리스라인을 지켰다.

강남 경찰서에 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첫 수사 회의가 열렸다.

나는 1차 회의가 끝난 뒤 간담회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했다

“문제는 누가 테슬라 자동차에 IoT 장치를 했느냐 하는 것이지. 그래서 사내외에 설치된 CCTV 열여섯 개를 모아 회사에 드나든 사람을 검색하고 있어. 그 차가 주로 정차하는 1층 작은 광장을 중심으로 검색하고 있지.”

“집에서도 주차를 할 테니까 그쪽 수사도 소홀히 하면 안 될 거야.”

내가 의견을 내놓았다.

“집에서는 아파트 지하에 있는 기계식 주차 장치에 집어넣으니까 외부 사람이 차에 접촉하기는 어렵다고 봐야지.”

“그 칩이 좌석 의자 뒤 포켓에서 발견되었으니까 뒷자리에 탄 사람이 부착할 수도 있어. 그동안 그 차를 탄 사람을 알아봐야 할 거야. 전번에 예고 살인 경고를 한 날 이후에 설치했을 거야. 어쩌면 사건 당일일 수도 있지. 블랙박스를 세심하게 살펴야 할 거야.”

“꼭 그렇지는 않아. 타이머 장치를 사용하면 훨씬 전에 설치할 수도 있는 거야.”

“그리고 자동차에 칩을 부착할 때는 핸드폰에 블루투스를 함께 설치했을 텐데 이정근 이사의 핸드폰에 쉽게 접근한 사람도 찾아봐야 할 거야.”

“이런 저런 경우를 따져 봤을 때 사내 인물이 범인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피해자가 모두 한국 바이어 컴퍼니 직원들이니까 회사 단위의 범죄일 가능성을 배제 할 수도 없어. 그렇다면 개인적인 원한 관계는 아니라고 봐야지.”

“꼭 그렇지는 않아. 목표하는 사람을 죽이고 나서 그 동기를 감추고 수사를 미궁에 빠뜨리기 위해 덤으로 살인을 하는 수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나는 곽정 형사와 끝이 없이 토론을 했다.

어쨌든 범인은 첨단 통신 기술을 상당히 깊이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장주석의 경우를 보면 사내 인물로서 의심받지 않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았다.

소시오 패스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최초의 살인인 한수지의 살해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제일 먼저 살해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그 뒤의 사건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첨단 살인 방법을 실험하면서 돌아앉아 음흉한 미소를 띠고 있는 사이코패스의 짓일 가능성은 없나?”

“분명한 동기를 찾아내지 못하면 흔히 그런 방면의 수사를 기대하지. 그러나 그건 궁여지책의 바람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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