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하나은행 옵티머스 환매 손해 소송전...정치권 비화 조짐
NH증권-하나은행 옵티머스 환매 손해 소송전...정치권 비화 조짐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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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 하나은행에 손배청구 방침... 하나銀 "판매책임 회피말라" 반발
이혁진ㆍ김재현의 문재인 정부 실세 정치인 20명 실명 문건 나돌아

하나은행과 NH투자증권이 소송전이 시작됐다. 1조 2000억 원대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사건이 소송의 단초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금융정책을 맡았던 이혁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설립한 회사. 지난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경영권 타툼 과정에 청와대와 여권 실세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옵티머스 로비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하나은행과 NH투자증권의 소송전이 정치권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의의 여신상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기 사건이 법정 소송전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나은행은 "펀드 판매사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내부 검토를 통해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NH투자증권vs하나은행 책임 회피

NH투자증권은 2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옵티머스펀드 일반투자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100% 원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조정결정의 기본 취지를 존중하고 고객보호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고객과의 사적합의로 양도받은 권리를 근거로 공동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 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 및 구상권 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투자중개업무를 담당한 단순 판매사이다. 고객보호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은 다한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의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인 하나은행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한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95% 이상 담는다는 펀드의 투자제안서에도 불구하고, 사모사채만으로 운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  옵티머스 펀드는 누적 판매금액 1조 6000억원의 80%에 해당하는 1조 3000억원을 아트리파라다이스 등 6개 회사의 사모사채 투자에 집중하는 기형적 운용을 보였다.

NH투자증권가 소송을 예고한 뒤, 하나은행도 입장문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로서 직접적인 책임은 회피하고 문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NH투자증권을 비판했다. 

하나은행이 "옵티머스 측이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는 제안서와 다르게 실제 편입된 자산이 100% 사모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철저히 은폐하여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하나은행은 "수탁회사는 권한이 없는 만큼 운용 지시에 대해 별도의 검증을 할 의무가 없다."며 "옵티머스가 사모사채를 인수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에 당행은 이를 이행한 것이다. 수탁사 인감을 위조해 허위 계약서를 날인하는 등 철저히 은폐했기 때문에 사전에 인지하기 어려웠다"라고 밝혔다.

◇소송戰 정치권 비화 조짐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 소송을 진행하다보면 정치권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옵티머스 사태는 2020년에 발생한 사모펀드 사기사건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증권사 등의 펀드 가입권유를 통해 투자자 2,900여명으로부터 1조 2000억원을 모은다. 정부 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이고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했다가 5500억원을 손실을 본다. 원금의 손실이 막대하여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다. 옵티머스 펀드의 약 80%를 NH투자증권이 판매했다. 라임 사태는 처음에는 실적이 좋았다가 나중에 망한 사건인 반면,  옵티머스 사태는 처음부터 투자자를 속이고 부실 기업에  투자해 5000억원을 날린 사건이다.

창업자인 이혁진 전 대표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간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다. 2019년 1윌 금감원은 이 전 대표를 70억원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2020년 5월 김 대표와 윤석호 변호사(사법연수원 41기)가 금감원 조사를 받던 중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작성해 검찰해 제출한다. 그 문건 안에는 청와대 실장ㆍ비서관급 5명, 더불어민주당 인사 7~8명이 포함해 정관계, 기업인 20여명의 실명이 등장한다. 2020년 7월 22일 김 전 대표 등은 특경법상 사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다. 

윤 변호사의 부인인 이진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사법연수원 41기)이 6월 사임한다. 이 행정관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지분 9.85%를 차명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 행정관은 2019년 10월 청와대 근무하기 전 까지 선박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로 있었다. 이 회사는 옵티머스자산운영이 몇 개의 관계사를 거쳐 무자본 M&A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이다. 또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자금세탁창구'로 활용했던 셀팁리언의 최대주주(50%)이다. 

해덕파워웨이 前 소유주였던 박모(57)씨가 2019년 5월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씨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인수 과정에 관여된 업체(트러스트올, 대부디케이 AMC) 등에는 조폭 출신인 옵티머스 최대주주 이동열씨(45세, 대부업체 대부디케이 AMC 대표), 윤석호 변호사 등이 경영진으로 참여했다.

2020년 8월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윤 총장을 고립시키는 인사가 단행된다. 윤 총장은  10월 8일에 “옵티머스 로비 의혹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다.

추 장관도 10월 12일 미국 갤리포니아에 체류 중인 이혁진 전 대표의 인도와 관련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기 위해 상대국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틀 후인 14일, 문재인 대통령도 라임·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의혹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한다. 같은 날 윤 총장은 옵티머스 수사에 검사 10명 증원을 추 법무장관에게 요청해 5명이 증원된다. 16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검찰 수사와 별도로 공공기관의 해당 펀드 투자 경위를 철저히 살펴보라"고 지시한다. 

추 장관은 10월 27일 국감에서 논란이 된 검찰의 ‘옵티머스자산운용 봐주기 수사 의혹’과 관련해 감찰을 지시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실상 감찰 대상이 됐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9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수사 의뢰했던 옵티머스 사건 관련 인수자금, 계좌추적 등 기초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은 4개월 후 서울남부지검에서 자금 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현직 검찰 총장이 감찰 대상이 대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됐다.

이후 소리만 요란했던 옵티머스 사태는 흐지부지 하게 끝났다. 청와대와 정치권 관계자들에 대한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임기말 상황에서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 간 소송에 불똥이 현 정권으로 튈 가능성이 커졌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창업자인 이혁진 전 대표는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서초갑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마했고,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서 금융정책특보를 맡았다. 이 전 대표는 2004년 남북 교류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서 임종석 전 비서실장, 송영길 대표, 우상호 의원 등과 활동을 같이 했다. 2006년 6월 임 전 비서실장과 평양을 함께 방문했다.  이 전 대표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도 과거 민주당 공천을 받은적이 있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행사에 초대 받는 등 정관계 인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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