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티렌 가스 누출된 사건 1주기 “LG는 병원을 지어주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았어요.”
인도 스티렌 가스 누출된 사건 1주기 “LG는 병원을 지어주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았어요.”
  • 임지영 기자
  • 승인 2021.0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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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가스누출 사건, 15명 사망..6백여 명 아직도 고통 받아
어떠한 배상, 책임도 없는 나 몰라라 “국가망신”
인도 LG화학 스티렌 가스 누출 피해자 스린산 군

인도의 LG화학 인도법인 공장에서 맹독성의 스티렌 가스가 누출된 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다.

아직도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LG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7일 새벽 맹독성 가스인 스티렌이 누출돼 주민 15명이 목숨을 잃고 6백여 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일 피해 현황과 가해 기업의 책임 이행 촉구를 위해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시민사회가 참여중인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사망사고 시민사회네트워크와 아시아 직업 환경 피해자 권리네트워크(ANROEV)를 비롯한 국제단체들이 온라인 토론회를 가졌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경험을 통해 인도 현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한국에도 알려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올해 11살인 스린산(I.Srisanth)군은 지난해 일어난 가스누출 참사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제 이름은 스린산입니다. 작년 가스누출 사고 때 엄마랑 가족들이랑 함께 있었어요. 저도 자다가 깼는데 가스가 들이닥치는 걸 봤고 전화가 울리는 소리도 들었는데 의식이 없어서 못 받았고요. 깨어나 보니 병원이었어요.”

스린산은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수술을 받았어요. 귓속에서 뭔가를 빼야 했어요. 귀에 가스가 들어가서 그런건지 계속 아팠고 숨쉬기도 힘들었어요. 시력도 나빠졌어요. LG는 병원을 지어주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았어요.”

스린란군에게 ‘사고를 일으킨 LG화학은 한국에서 왔는데요. 한국 사람들한테 바라는 게 있는지’ 질문해봤다.

스린란 군은 “제가 원하는 건 병원이에요. 가스를 마시고 여전히 아픈 사람들이 무료로 쓸 수 있어야 해요. 저희가 얻은 건강 문제들 때문에요. 어떤 문제를 겪든지 해결할 수 있도록요.”라고 대답했다.

인도 LG화학 스티렌 가스 누출 피해자 카마라카 씨

또 다른 참사 피해자인 35살 남성 카마라카((BV Kamalakar) 씨는 결핵수술을 막 끝내고 입원중인 상태였지만 온라인 토론회에 참석했다.

카마라카 씨는 “이 사건에 책임있는 당사자가 누구냐”고 되물었다.

그는 “사고는 공장을 운영하던 사람들의 태만에서 비롯되었지만, 피해자들에게는 아직도 적절한 치료조차 제공되고 있지 않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의료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후속대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카마라카 씨는 “가스를 들이마셔 가슴에 통증을 느꼈고 폐에 큰 손상을 입었습니다. 신경계 와 신체 여러 기관에 영향을 받아 다리는 마비되었고 오래 앉아있을 수도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인구밀집지역에 어떻게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내 주었는지 이의를 제기하며 인도 정부와 주 정부, LG화학 등 모든 관련자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카마라카 씨는 “저희가 지출하고 있는 의료비를 누가 배상해 줄 것인지 LG폴리머스는 어떠한 행동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인도 LG화학 스티렌 가스 누출 피해자 헤말라타 씨

19세인 헤말라타(G.Hemalatha)씨는 사고당일의 냄새를 아직도 기억했다. 그녀의 집은 공장에서 불과 3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상한 냄새로 가스누출 사실을 알았다.

그녀와 가족들은 가스를 흡입하고 이후 발진과 두통 등 후유증을 겪으며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녀 역시 LG 측의 방문 조사는 없었고 사고 1년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도의 사회운동가 쿠마 만갈람(Kumar Mangalam)씨는 “LG화학에 대해 기소와 재판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오염과 건강피해 등을 비롯한 다양한 증거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에서도 현지시각 오후 참사 1주기를 맞이해 LG화학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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