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사망사고 1위 불명예 태영건설 극약처방은 "사고나면 妻옆엔 불륜男이.."
건설현장 사망사고 1위 불명예 태영건설 극약처방은 "사고나면 妻옆엔 불륜男이.."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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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은 지난 3월 8일 부산시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북문에 건립 중인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장의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컨테이너 건물 위 안내판을 설치했다.

태영건설(윤석민 회장)이 산재 사망을 줄이기 위한 안전표어가 여성을 비하하고,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태영건설은 올해 대형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1위의 불명예를 얻었다.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내건 "사고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겁니다"는 표어가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 

◇산재사망 1위 태영건설 극약처방 '볼메'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태영건설 등의 '저질광고판 퇴출'을 촉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은 지난 3월 8일 부산시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북문에 건립 중인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장에 설치된 광고판이 단초가 됐다. 태영건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산재를 줄이기 위한 극약 처방을 내놓는다. 건설현장에서 노동자가 잘 보이는 위치에 안전 표어를 담은 광고판을 설치하기호 한다. 그 표어가 여성을 비하하고, 노동자를 폄훼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는 표어를 광고판에 사용한다. 또한 남성의 손이 이불을 걷으면 얼굴만 빼꼼히 내면 여성이 등장해 불륜을 연상하고 했고, 한켠에는 불륜남과 보상금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5만원 돈 뭉치가 그려져 있다.  

태영건설은 올해 1분기만 3명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3BL공구 공동주택공사 현장에서 올해 1월20일과 2월27일 1명씩 목숨을 잃었다. 3월9일에는 ‘구리갈매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설차량(펌프카) 손상에 따른 차량 부품과의 충돌로 1명이 숨졌다.

태영건설은 연이은 산재에 비상이 걸렸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때문. 중대한 인명피해를 주는 산업 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와 기업의 형사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지난 1월 8일 국회를 통과했다. 경영 책임자에게는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불과된다.

태영건설은 과천지식정보타운 3BL공구 공동주택공사 현장에서 올해 1월20일과 2월27일 1명씩 목숨을 잃었다. 3월9일에는 ‘구리갈매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설차량(펌프카) 손상에 따른 차량 부품과의 충돌로 1명이 숨졌다.

산재를 줄이기 위해 강구했던 방안이 바로 극약처방 표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 같은 안내판을 본 시민들은 관할인 부산진구와 부산시 등에 항의하며 간판 철거됐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건설현장의 산재에 근본적인 원인은 건설사의 책임 방기와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태영건설이 산재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노동자 책임이라는 경영진에 노동자를 폄훼하는 인식 때문에 저런 문구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영건설은 2020년 개별기준으로 매출 2조1481억 원, 영업이익 2084억 원을 냈다.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23.1%감소했다.

1973년 설립된 태영건설은 윤세영 명예회장이 창업했고, 현재 실질 경영자는 윤석민 회장이다. 최대주주는 윤석민(27.1%)이다. 이상희(3.0%), 윤세영(1.0%), 서암학술장학재단(7.5%), 티와이홀딩스(10.6%)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티와이홀딩스이다. 2020년 9월에 태영건설의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사 티와이홀딩스를 설립했다. 티와이홀딩스는 환경사업, 방송사업 만을 전념한다. 태영건설은 건축, 주택, 토목, 플랜트 등 기존 건설사업만 영위한다. 계열사로는 포천바이오에너지, 남부에이엠씨, 양산석계AMC, 엠시에타, 엠씨에타개발, 유니시티, 네오시티, 인제스피디움, 대동산업단지, 창원복합행정타운개발, 삼계개발, 걸포도시개발자산관리 등이 있다. 

◇산재 불륜 연상 표어 원조는 현대건설

2016년 현대건설이 설치한 광고판
2016년 현대건설이 설치한 광고판

과거에도 해당 문구는 여러 차례 건설현장에 쓰여 논란이 된 바 있다. 2016년 12월 현대건설이 처음 이 표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현대건설 대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건설 현장에는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그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는 표어를 사용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현대건설이 건설노동자의 노동으로 아파트를 지어 팔면서 노동자를 조롱하고 망발을 쏟아 냈다”며 “여성이 남성에 종속돼 있다고 여기는 동시에 산재보상금을 써 없애는 존재로 묘사해 여성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드러냈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현대건설은 사과를 하고 해당 간판을 철거했다.

2019년 9월에는 중흥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같은 내용의 간판이 세워졌다. 현대건설과 달리 자녀 부분을 빼고 "사고나면 당신 부인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겁니다"는 게 표어의 내용이다. 사진을 사용했다. 이불 위에 두 남녀가 누워있고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어 불륜을 연상시켰다.  이때도 전국건설노동조합 측은 성명서를 내고 해당 건설사를 비판한뒤, 간판은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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