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싸움 도구된 한정후견 재판 출석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건강 우려 불식
재산싸움 도구된 한정후견 재판 출석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건강 우려 불식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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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 수행원 보행기구 도움 없이 법정 출석..45분간 심문 과정 지켜
법조계 "정신감정 받는 것만으로 조 회장 건강상태 예단할 수 없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좌측 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좌측 순)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앤컴퍼니 사장 간에 경영권 분쟁은 부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한정 후견'이 법정 문제로 까지 비화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0단독 이광우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2시 5분부터 50분까지 약 45분여간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첫 심문을 진행했다. 심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정후견은 성년후견제도의 일환으로 정신적 제약 때문에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자'에 대해 본인이나 배우자 4촌이내 친족 등이 법원에 후견을 요청하는 제도이다. 성년후견인으로 선정되면 신상 보호 뿐만 아니라 재산권도 대신 행사할 수 있는 법정대리인 자격을 갖게 된다. 

조 회장의 한정후견 심판은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청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조 회장은 건강한 모습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수행원의 조력이나 보행기구 도움없이 법정에 들어섰다.  건강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평가다.

이날 진행된 비공개 심문은 조 회장이 회사 업무나 경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신체적 정신적으로 판단이 가능한지에 대해 물은 것으로 추정된다. 약 45분간 문답형식으로 심문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서울가정법원과 업무제휴된 서울대병원, 국립정신건강센처, 서울아산병원 중 한 곳에서 정신감정을 받아본 뒤 속행 심문기일을 추후 지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앤컴퍼니 임원 

◇재산 분쟁이 한정후견 심판 청구 원인

조양래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심판은 장ㆍ차남의 재산권 분쟁이 원인이다.

한국앤컴퍼니 지분 구조는 △조현범 사장(42.90%) △조현식 부회장(19.32%) △차녀 조희원씨(10.82%) △국민연금(5.21%)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3%) 등 나머지 특수 관계인 지분은 1% 미만이다. (2020.12.기준)

문제는 지난해 7월 조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시간외 대량매매로 지분23.59%를 넘긴다. 조 사장은 지분 42.90%로 증가한다.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장남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조 사장의 승리가 확정된다. 

이에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이 조 사장의 최대주주 등극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성년후견 개시심판을 청구한다.

당시 조 이사장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다.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면서 "(아버지가)건강한 정신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조 회장의 한정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 조희원씨도 한정후견심판 절차에 참가했다.

한국앤컴퍼니 지배구조

조 회장은 자녀들이 한정후견심판 청구 이후 경기도 판교에 있는 한국앤컴퍼니 본사로 매일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업계 관계자들과 골프를 치는 등 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조 회장을 포함한 청구인인 조희경, 조현식, 조현범 등에 소환장을 송달했다. 하지만 조 회장만 출석했고 조희경, 조현식, 조현범 등은 출석하지 않았다. 부친의 한정후견 심판에 반대하는 조 사장은 지난 16일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조 회장의 후견인을 지정해 달라는 청구이다. 재계는 한국타이어 집안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부친과 차남 간에 주식거래가 원인인 만큼, 조 회장의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된 것이라면, 매각 자체가 불법이 될 소지가 있다. 이걸 노리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성년 후견 재판의 결과에 따라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향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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