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46화 - 공포의 목소리
[과학 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46화 - 공포의 목소리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1.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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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이사는 안 해도 될 이야기가지 했다. 약간 혼이 나간 것 같았다.

“영화관에는 왜 갔습니까?”

“살인범도 사람 많은 곳에서야 살인을 하겠습니까? 영화관은 컴컴하고 사람 속에 숨기 쉽지 않습니까.”

“그래서 일부러 영화관으로 피신 간 것입니까?”

“예.”

나는 기가 막혀 더 묻지 않았다.

“그래 무슨 일입니까?”

“예, 그러니까... 선생님, 이 일을 누구한테도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곽 형사한테 이야기하면 큰일 납니다.”

이정근 이사는 전번에 만났을 때 다음에 희생 될 사람이 자기라고 믿고 떨고 있을 때보다 더 겁을 먹고 있었다.

“걱정 말고 말해 봐요.”

“저어...”

그는 또 주저하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거 한번 들어 보십시오.”

이정근 이사가 핸드폰을 꺼내 녹음해둔 음성을 눌렀다.

- 다음에는 네 차례라는 것을 알지? 느긋하게 기다려라. 곧 찾으러 갈 것이다. 떠들면 더 빨리 내가 간다.

핸드폰에서는 기계음 같은 건조한 목소리의 협박이 흘러나왔다. 이정근은 얼른 핸드폰을 끄고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이제 올 것이 온 것 아니냐는 극도의 공포로 얼굴이 백지장같이 하얗게 변했다. 핸드폰을 든 손이 떨렸다.

“이게 어디에서 걸려온 전화인가요?”

“그게 아니예요. 어디서 걸려온 전화 목소리가 아니예요.”

“그럼?”

“블루투스입니다.”

“블루투스라고요?”

“예. 한수지도 장주석도 블루투스로 죽음을 예고하지 않았습니까?”

“이 블루투스는 어디서 받았습니까?”

“제가 출근해서 제방에 들어서자마자 제 핸드폰이 자동으로 열리더니 이 목소리를 오픈으로 내 놓는 거예요.”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들렸어요?”

“예. 저는 블루투스 앱을 받은 일도 없거든요. 그런데 앱이 설치되어 있고 내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이렇게 협박을 해요. 이건 제가 자체 녹음을 한 것입니다.”

“방안을 조사해 보았습니까?”

“아뇨. 방안은 왜 조사합니까? 폭탄 같은 게 있을까봐요?”

이정근 이사는 IoT의 블루투스 이용 원리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 이 이사의 방에 블루투스 칩을 설치해 놓은 것입니다. 이 이사의 핸드폰이 접근하자 자동적으로 음성을 발신하여 이 이사의 핸드폰을 작동하게 한 것입니다.”

“예. 그런 것이군요. 그 놈이 누굴까요?”

이 이사는 공포의 실체가 점점 다가오는 것 같은 절망감이 얼굴에 나타났다.

“저하고 같이 사무실로 가실까요?”

“왜요?”

겁에 질린 이정근 이사는 무엇이든지 의심부터 했다.

“블루투스와 관련된 칩을 찾아야합니다.”

나는 이정근 이사를 안심시킨 뒤 그를 앞세워 사무실로 갔다.

“문 잠그고 자리에 조용히 앉아 계세요.”

나는 이 이사에게 주의를 준 뒤 블루투스 BLE 칩을 숨겨 놓을 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컴퓨터, 책 몇 권, 결재서류, 벽에 걸린 회사 로고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거기서는 아무런 칩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이사님, 최근에 이방에 새로 들여온 물건이 있습니까?”

“물건이라고요? 그런 것 없는데요.”

나는 다시 그의 컴퓨터 책상과 의자, 응접 소파 세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핸드폰을 다른 사람이 사용한 일이 있습니까?”

누가 이정근 이사 핸드폰에 블루투스 앱을 설치해 놓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물었다.

“아무한테도 빌려준 일이 없는데요.”

“그럼 사무실에 놓아두고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자리를 비운 일이 있나요?”

“잘 모르기는 해도 아마 여러 차례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 누가 들어와서 이사님 핸드폰에 장난을 치고 갈 수도 있었겠네요.”

“제 핸드폰을 매일 체크하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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