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희 전 아나운서의 두번째 에세이 '여백을 채우는 사랑'
윤소희 전 아나운서의 두번째 에세이 '여백을 채우는 사랑'
  • 어승룡 기자
  • 승인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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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희 전 아나운서의 '여백을 채우는 사랑'
윤소희 전 아나운서의 '여백을 채우는 사랑'

KBS 24기 아나운서로 인기를 누리다가 시카고대 MBA를 거쳐 국제 컨설턴트로 활약하는 윤소희 작가의 드러내고 싶은 마음, 숨기고 싶은 마음의 글 모음. 아름다운 소녀의 꿈에서부터 방황, 사랑, 이별의 상처 등을 짧은 글, 깊은 소망으로 엮었다.

남들이 보면 꽃길만 걸었을 것 같은,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어느 유명인의 숨겨진 이야기들이다. 

에세에의 처음 시작인 '베이징 1994년 겨울'에서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중국을 들어갔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처음 맞닥뜨린 중국에서의 황당한 사건들, 그리고 현재는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며 15년째 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그 세월 동안 그녀에게는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리를 걸어가는 동안'에서는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의 기억을 되살린다. 사랑이나 이별과 같은 로맨틱한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몸이 난간 너머로 반쯤 넘어가는 그 순간에 누군가가 자신의 팔을 잡아주었다는, 사뭇 충격적인 이야기다.

윤소희 작가는 1997~99년 KBS 아나운서로 근무했다.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MBA를 졸업했다. 이후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4년 근무했다. 결혼과 함께 남편의 사업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15년째 살고 있다.

“2011년 11월 1일 오전 3시부터 글을 썼다.” 그렇게 10년 간 이어진 글쓰기는 상당한 양의 기록으로 남았다. 출간되지 않은 글이지만 원고지 1000장짜리 중장편 소설이 4편, 80~100장짜리 단편이 16편이다. ‘오전 3시 글쓰기’를 고집한 덕분이다. “연년생 아이들이 그 당시 두살, 세살이었다. 아침부터 밤까지는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오직 오전 3시에만 내가 느껴졌다.”

처음 글을 쓴 날짜까지 기억하는 이유는 그때 가장 어둡고 낮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2년 전 남편의 사업이 갑작스럽게 무너졌다. 사업체도 날리고 빚더미에 앉았다. 갓난아이들을 데리고 숨어다니고, 채권자들에게 붙잡히고, 중국에서 출국금지까지 당했다.” 끔찍한 2년이 지나가고, 급한 일이 마무리된 시점에 그는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혼자 글을 쓰면서 스스로의 상처를 발견했다고 한다. “힘들고 아파도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견뎠다. 그런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덮어놨던 감정을 하나씩 꺼내보게 됐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을 것 같다.” 중국 주재원 부인들의 생활상,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전공한 심리학 지식으로 사이코 드라마도 썼다. “힘든 현실을 떠나 허구를 덧씌운 세계가 편안했다.”

시인 이병일은 윤 작가를 몽상가라고 표현했다. 이 시인은 에세이에 대해 "여성으로, 직장인으로, 방송인으로 그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아왔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치열한 고민을 해온 그녀의 이야기는 우울이 만연한 이 시대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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