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한 ‘라면왕’ 신춘호...농심 2세 신동원 체제 시작된다
영면한 ‘라면왕’ 신춘호...농심 2세 신동원 체제 시작된다
  • 임성빈
  • 승인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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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호, 생전 3형제 계열분리 확립... 경영승계 분쟁 없을 듯
장남 신동원, 신춘호 자리 계승 확실시... ‘new 농심’ 시대 개막
故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좌)과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우).

신춘호 농심 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재계는 차세대 농심 그룹 리더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을 쏟고 있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홀딩스는 신동원 농심 부회장을 조만간 농심홀딩스 단독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화할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29일 열린 농심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다. 신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는 2대 주주인 쌍둥이 동생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소유한 지분(13.18%)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규모다.

 

신춘호 회장의 뜻인 농심의 장자 승계원칙에 따라 오너 2세 중 장남 신동원 부회장 체제로 일찌감치 후계 구도를 구축한 것이다.

 

다만 농심홀딩스 자회사 주식회사 농심의 지분 정리 문제는 남아있다. 농심그룹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대표 계열사이자 모태 기업은 주식회사 농심이다. 따라서 농심 지분을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경영을 총괄하는 후계 구도가 완성 된다.

 

현재 농심 지분은 지주사 농심홀딩스가 32.72%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 회장의 지분(5.75%)은 있지만, 신동원 부회장의 개인 지분은 없다. 따라서 신 부회장이 안정적 경영 승계를 위해 신 회장이 남긴 지분을 상속한 후 농심 2대 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농심그룹은 상장, 비상장, 해외 법인 계열사 총 35개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상장사는 농심홀딩스·농심·율촌화학 등 3곳이다.

 

농심그룹은 농심홀딩스가 농심·율촌화학·태경농산·농심엔지니어링·농심개발 등을 거느리는 지배구조와 메가마트가 농심캐피탈·호텔농심·엔디에스(IT)의 지분을 보유한 구조로 구분된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지분 56.14%를 보유하며 농심홀딩스와의 지분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계열분리 상태다. 하지만 신동익 부회장이 농심지분 1.64%를 보유하고 있다.

 

신춘호 회장은 생전에 신동원·신동윤·신동익 세 아들의 사업 영역을 명확히 해 경영승계 관련 형제간 갈등을 사전에 불식시켜왔다.

 

신 회장은 그룹을 2003년 지주사 체제로 바꾸면서 지배구조를 신동원 부회장 중심으로 재편했다. 당시 유상증자를 통해 신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2.78%에서 36.38%로 높아졌다. 이후 지분 정리를 통해 현재 신 부회장이 5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사실상 신 부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자리매김한 만큼, 추가적인 그룹 승계과정은 복잡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신춘호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농심(5.75%)·율촌화학(13.5%) 지분과 메가마트가 지분 30%를 보유한 농심캐피탈 지분 10%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롯데 같은 형제의 난 없을 듯

 

경영권 분쟁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2'의 계열분리가 이뤄진 데다, 각자 회사의 지배력 확보에 매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농심그룹은 오너 2세 삼형제를 중심으로 사실상 계열분리가 완료됐다. '장남'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 '차남'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담당하고 있다. 서로 간의 지분정리만 진행되면 완전한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

 

본격적으로 2세들의 계열분리가 시작된 것은 2017년부터다. 이 해 5월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부회장은 각각 맡은 회사의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신동원 부회장과 아들 상렬 씨는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주식 301500(지분 6.5%)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 신동윤 부회장과 아들 시열 씨는 농심홀딩스 로부터 율촌화학 주식 2078300(지분 8.3%)를 사들였다.

 

그 결과 신동원 부회장 부자의 농심홀딩스 지분율은 44.33%로 종전보다 6.87%포인트 상승했다. 신동윤 부회장 부자가 보유한 율촌화학 지분율도 14.52%9.42%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해선 양쪽 모두 추가로 지분을 취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에선 신동윤 부회장이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매각하고, 농심홀딩스가 가진 율촌화학 지분 31.94%를 사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다 신춘호 회장이 가진 율촌화학 지분 13.5%를 신동윤 회장에게 증여하면 지분정리가 완료된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56.14%로 최대주주이다. 그 이하 계열사들은 메가마트가 최대주주로 있거나 신승열, 신유성 씨 등 신동익 부회장 일가가 대부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나마 정리가 필요한 지분도 많지 않다. 양쪽이 교차돼 있는 지분은 신동익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농심 지분 1.64%(10만주)와 신동원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엔디에스 15.24%(192000).

 

신동익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 지분은 약 290억 원에 달하며 신동원 부회장의 엔디에스 지분은 총자본금 63억 원 기준으론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총 자산 749억 원을 기준으론 114억 원에 해당한다.

 

교차된 지분 가치가 약 200억 원 차이가 있지만, 계열분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걸 생각한다면 서로 협의하지 못할 금액도 아니다.

계열분리를 위해선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 거래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존재하는 채무관계 규모가 크지 않고, 거래에 수반해 정상적으로 발생한 거래는 제외하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한편 신동원 부회장은 1979년 농심에 입사해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199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후 2000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농심 경영을 전담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이미 재계 안팎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농심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6,398억 원으로 전년보다 12.6%, 영업이익은 1,603억 원으로 103.4%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홀딩스 신설 당시부터 후계를 위한 작업이 이뤄졌다추후 신동원 부회장이 차기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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