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정아미 "내 이야기 할 수 있는 작품 맡아보고파"
[인터뷰] 배우 정아미 "내 이야기 할 수 있는 작품 맡아보고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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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현혹', 배우 정아미 "삼연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연일 화제 드라마 '펜트하우스 2' 송회장 캐스팅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영화와 드라마, 연극 무대에 오르며 쉬지않고 일해온 배우가 있다. 최근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 2> 송회장으로 출연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그는 서울예대 출신으로 1983년 연극 <환도와 리>를 통해 데뷔한 연극 배우이자 지금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정아미 배우는 올해 상반기 연극 <현혹>을 통해 대학로 무대 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선택한 연극 <현혹>은 월드2인극 페스티벌을 통해서 첫 선을 보였던 작품으로 초연 이후 재연과 삼연까지 함께했다. 

"매년 한 작품 이상 무대에 오르고 있어요. 연극 무대에 오르며 저스스로를 되돌아 보고 있죠. 앞으로도 계속 오를거냐고요? 당연히 못 올라갈때까지 무대에 서고 싶어요"

연극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혔던 정아미 배우는 올해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진행했던 인터뷰로 사진 촬영을 제외하고 모든 장소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했음을 밝힌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들어볼 수 있을까.

정아미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까요. 음, 데뷔는 1983년도 대학을 다니고 있을 때 연극 <환도와 리>로 데뷔를 하게 됐습니다. 당시에 엄청 빠른 게 무대에 오를 수 있었어요. 그때는 학교를 졸업하고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었거든요. 그런데 운 좋게도 학교를 다니면서 데뷔를 하게 됐었죠. 이후 연극 무대와 방송, 영화까지 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작품들에 참여했어요. 

Q.  다들 알아봤다고 들었다.

정아미 제가 당시에 청소년 연극 최우수 연기상을 받고 들어갔었거든요. 그래서 다들 원숭이를 구경하듯이 와서 보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런 것도 모르고 그냥 체육복만 입고 학교를 다녔었어요. 

Q.  연기는, 배우라는 직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정아미 뭔가 큰 사건사고는 없었고, 그냥 인생이 배우라는 직업으로 연결됐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돌이었을 때 찍은 사진을 보고 우리 할머니가 "아유, 저건 배우가 될 것 같아"라고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예지를 해주셔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뭔가 특별한 사건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이 업계로 들어온 것 같아요. 학교를 다니면서 연기를 배웠지만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스킬을 배웠지 연기는 그냥 평생 해왔던 것 같아요. 학교를 다닐 때도 항상 연기를 했었죠. 어떤 상황들이 주어졌을 때 연기를 통해서 넘기거나 더 좋은 상황으로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연극반에 들어가서 진짜 무대에서 사용하는 연기 스킬들을 배울 수 있었죠. 그리고 그때 연기상을 3년 내리 휩쓸었어요. 그리고 서울로 올라왔죠. 대학을 다니면서 정식 무대에 데뷔도 했죠. 일을 하면서 삶이 너무 팍팍해져서 장사를 해보려고도 했었는데, 그런데 제가 경제 쪽으로는 그렇게 발달이 되지 않아서 그런가 좋은 덕을 받지는 못했었어요. 이런 일 저런 일들을 해봤지만 결국 다 안 맞아서 다시 배우라는 직업을 메인으로 잡게 됐죠. 

Q.  연극 <현혹>에 대해 말해보자면

정아미 이번이 세 번째로 참여한 공연이죠. 첫 공연은 월드 2인 극 페스티벌에서 연기상을 탔었고, 지난해 2회 차 공연에선 성비를 다르게 해서 세 팀이 세 가지 무대를 만들었던 공연을 올렸었죠. 그리고 올해 또한 참여하게 됐습니다. 

Q.  이번 공연에 참여한 목표가 있었을까

정아미 개인적으로 그전 공연들 중에서 저 스스로 놓쳤던 대사들이 있었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 대사들을 내가 다 씹어서 소화할 수 있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와의 호흡 또한 더 긴밀하게 조율하는 걸 목표로 잡았었죠.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Q.  본인이 느끼기에 부족했던 부분들은 뭐였을까

정아미 아무래도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사실 제가 힘을 주고 연기를 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어떤 역할이던 철저하게 힘을 빼야 한다는 연기관을 가지고 있어서 다시 힘을 빼내는 부분에 집중을 했었죠. 이 작품에서 대화하는 주체가 신과 인간의 어떤 대립적인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더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직접 능력을 올렸던 것 같아요. 감정적인 부분들도 모자랐던 것 같아서 더 채우거나 덜어내는 과정을 거쳤고요. 사실 관객들 입장에서는 좋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 스스로, 배우로서 봤을 때 만족스러운 부분들이 없었을 수도 있어요. 사실 항상 제 입장에서 만족되는 공연은 극히 드물거든요. 그래서 연습을 할 때 매번 연출한테 "아, 다시는 안 할 거야. 이게 마지막이야 다시는 안 해"라고 말하곤 합니다. 늘 그런 것 같아요. 이번에도 사실 연습할 때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란 말을 되뇌곤 했어요.(웃음) 

Q.  공부와 연습은 기본 중에 기본이지 않나

정아미 맞아요.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항상 공부를 해야 된다는 거죠. 연기자도 그렇고 모든 스태프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이에요.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가 이 시대에 맞춰가려면 배우고 공부해야죠.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영화와 드라마에도 많이 출연을 했는데, 연극 무대와는 또 다르지 않나. 

정아미 맞아요. 아무래도 연극이 가지고 있는 속성과 영화와 방송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이 다르죠. 그래서 그 부분들을 더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더 집중하기 위해서 저도 노력을 했었죠. 매체들의 경우에 아무래도 연극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인 현장성이 없는 반면, 조금 더 캐릭터들에 집중되어 있잖아요. 어떤 맥락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요. 일단 방송들의 경우 배우들, 캐릭터에 더 포커싱이 되어 있고 다양한 각도에서 같은 장면을 찍기 때문에 쉬우면서도 어려워요. 연극 같은 경우에는 긴 호흡으로 무대를 꾸미고 현장을 찾은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에너지를 주고받고, 상대 배우와 저의 컨디션에 따라서 또 다른 연기가 나오거든요. 그리고 모든 장면들이 다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무대에 올라간 순간만큼은 저는 모든 걸 다 신경 써야 되고 관객분들은 제가 무대에 올라가는 모든 순간을 지켜볼 수 있는 점이 있죠. 

Q.  옷으로 표현해 봤을 때 가장 잘 맞는 옷은 뭘까

정아미 아무래도 가장 많이 해왔던 게 무대 공연이니까 지금의 저는 무대가 가장 잘 맞는 것 같네요. 아 그리고 사실 공연 말고도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카메라가 저를 잡아주면 아주 괜찮은 연기를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나왔지만 아직까지 제게 조금 더 포커싱 된 작품들은 없었거든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 더 제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는 작품들을 해보고 싶어요. 

Q.  최근 영화도 찍었다.

정아미 맞아요. 정말 좋은 영화에 주연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시나리오를 딱 봤는데 이건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딱 들었거든요. 그렇게 참여를 할 수 있었고 정말 재밌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 찍고 나서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면서 정말 즐겁게 찍었던 것 같아요. 이 영화가 잘 돼서 제 인생의 또 다른 이야기를 채워준다면 더 좋을 것도 같아요.(웃음) 

Q.  코로나 시대, 오랜 기간 배우로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었을 것 같다.

정아미 맞아요. 정말 말 그대로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아요.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무대에 올라가서 객석을 바라봤는데 하얀색 점들이 있더라고요. 무대에 올라가있으면 관객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보였거든요. 그런데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다 보니까 그냥 하얀 점처럼 보이더라고요. 정말 생전 처음으로 그런 광경을 봤었죠. 놀라웠고,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공연 같은 경우에는 현장 예술이다 보니 거리가 있더라도 관객과 무대를 꾸미는 배우들 간의 호흡이 있거든요. 그런데 마스크라는 게 그 호흡을 완전히 끊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관객들도 반응이 적어지고 배우들은 숨이 떡하고 막히고 위축이 되더라고요. 관객분들도 주변에 눈치를 보시느냐고 기침이 나오더라도 최대한 참는 모습들을 보았어요. 

Q.  사실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정아미 제가 작품을 하고 있지 않을 때는 공연을 최대한 챙겨보려고 하거든요. 사실 공연을 보면서도 순수한 관객의 입장이 아닌 관계자 혹은 동료 배우로서 공연을 바라보고는 해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아니든 간에 공연 외적으로는 힘들지는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해서 정말 귀찮고 힘들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빨리 이 시기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코로나가 끝난다면 해보고 싶은 일이 있을까

정아미 아무래도 <현혹>이란 작품이 지난해부터 제주도에서 공연을 올리자는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몇 번이나 연기가 됐어요. 코로나가 끝난다면 제주도 공연을 올려보고 싶어요.

Q.  목표를 세우는 편일까

정아미 아뇨. 저는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오늘 하루에 온 힘을 쏟아요. 하루하루를 사랑하거든요. 내일 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냥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1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아미 "아주 잘 견뎌왔어, 앞으로도 잘 할 거야. 아프지 말고 너한테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믿고, 나를 믿어.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잖아. 아프지 말고 앞으로 계속 무대에 오르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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