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구속'시킨 검찰 칼날, SK그룹 2인자 조대식 의장 피의자 수사
'최신원 구속'시킨 검찰 칼날, SK그룹 2인자 조대식 의장 피의자 수사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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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015년 자본잠식 SK텔레시스 투자 관여 의혹 조대식 수펙스 의장 수사
삼덕회계법인 "기업존속 중대한 의문 불확실성 존재"의견 회사에 700억원 투자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SK가 위험하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거액 횡령·배임 사건을 조사해온 검찰의 날선 칼날이 SK 윗선을 향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2인자'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SUPEX) 의장이 피의자로 입건됐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그룹의 구심점이자 최고 협의ㆍ조정기구이다. 7개 위원장들은 최회장의 참모진이다. 

10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전준철)는 최신원 회장의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판단한 SKC의 SK텔레시스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서 조 의장이 관여한 정황을 잡고 피의자로 입건하고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본잠식에 빠진 SK텔레시스의 대주주는 SKC(지분율 79.3%, 2015년 당시)이다. SKC는 지난 2015년 4월 22일 SK텔레시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700억원을 투자한다. 7월 4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에 보증을 선다. SK텔레시스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SKC가 대신 갚아야 한다.

SKC가 SK텔레시스에 2011년 9월부터 2015년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936여억 원을 유상증자했다. 당시 SKC이사회가 회계자료 공개, 경영진단 실시 등을 요구했지만 거부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외부감사 기관인 삼덕회계법인은 "계속 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 지 중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킬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냈다. 

검찰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SK텔레시스를 지원하기 위해 조 의장이 구원투수로 나서 의사회의 정상적인 결정처럼 유상증자를 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검찰이 지난 5일 SK 본사를 압수수색할 때, 조 의장의 이름이 영장에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장이 검찰에 의해 피의자로 직시됐다고 하지만, 법원의 판결이 있기 전 까지는 공소가 제기됐다고 해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위법자는 아니다.  

검찰과 SK, 조 의장 간에 법리 싸움이 예상된다.  

SK측은 SK텔레시스 경영지원에 대해 회생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및 적법한 절차에 따라 유상증자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실제 2015년 유상증자한 다음해인 2016년 SK텔레시스는 흑자전환 등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검찰의 입장은 다르다. SKC가 자본잠식 상태인 SK텔레시스 부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나 평가과정 없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의사결정 과정을 포함해 그룹 지주사 등의 관련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SK텔레시스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었다.  3월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SKC지분 42.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SK의 조대식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이사회는 회사는 모든 의결을 움직이는 구조본과 같은 역할을 했다. 삼성그룹 재무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조 사장이 의장을 맡고 있는 SKC에서 적자회사에 투자를 결정할 때에 주요 의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조 의장보다 윗선에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조 의장이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이다. 1960년생 동갑이다. 고려대학교 동창이다. 최 회장과는 오랜 인연으로 사석에서 격의없이 말을 구고 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조 의장은 '삼성맨' 출신으로 재무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다가 2017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회장이 직접 조 의장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속된 최신원 회장 @뉴시스

2007년 SK 재무담당 상무로 시작해 사업지원부문장, 재무팀장 겸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을 거쳐 2013년 입사 6년만에 주요 계열사인 지주회사 SK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SK 대표이사에 오른 뒤에는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등 전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일궈냈다.

2015년 SK C&C와 SK가 합병할 당시 박정호 사장과 함께 최 회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

조 의장은 SK의 지배구조를 완성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2007년  최태원 회장이 지주회사 체제를 선언한 뒤에 통합지주사 SK를 탄생시키고 현 지배구조를 완성시켰다.

2015년 11월에는 SK머티리얼즈 인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SK바이오팜 대표이사를 맡아 바이오사업을 SK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했다. 

2017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올랐고, 2019년 재선임됐다. 지난 5일 SK지주사인 SK는 조 의장을 임기 3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검찰이 SK그룹의 최고 기관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조 의장에게 칼날을 향하면서, 그 칼끝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에 재계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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