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사회적 책임 외면 이미지 경영 비판 직면
정용진 부회장, 사회적 책임 외면 이미지 경영 비판 직면
  • 임성빈 기자
  • 승인 2021.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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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 SK와이번스 인수... 수익 창출 부푼 꿈
‘소상공인 강제철거-직원 사망 모르쇠’ 등 상생정신 실종
서울고속버스ㆍ동서울터미널 상가 상인들과 마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출처= 뉴시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단 SK와이번즈 인수와 관련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이미지 경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10일, 한진중공업을 앞세워 동서울터미널 상가에 입주한 상인들을 기습적으로 내쫓은데 대한 비판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26일, 신세계그룹을 통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유통 혁신을 이루겠다는 복안을 드러냈다.  야구단과 유통을 연계하고, 야구장을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시켜 복합 콘텐츠 개발을 통한 산업적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9년 7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관련해 한진중공업과 신세계프라퍼티의 합작회사 신세계동서울피에프브이(PFV)를 만든다.

신세계동서울PFV는 신세계 계열 부동산개발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산업은행, 한진중공업이 출자해 만든 프로젝트 금융회사다. 합작 당시 지분은 한진중공업이 10%, 신세계동서울PFV가 85%, 산업은행 5%씩 갖기로 한다.

사업 진행은 부진했다. 1990년 동서울터미널 건립 당시부터 입주해 있던 상인들이 걸림돌이었다. 상인들은 생존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18년 한진중공업은 연장 계약서를 체결하면서 화해조서를 쓰게 한다. 화해조서에는 재건축이 시작되면 요구없이 원상복구하고 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화해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인들과는 재계약을 거부했다. 당시 대부분의 상인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제소 전 화해조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꼼수 연장 계약'을 빌미로 상인들을 내쫓을 구실을 만든 것이다.한진중공업은 건물 노후화에 따른 재건축을 이유로 지난 2019년 1년 단위로 계약하던 것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는다.

2019년 10월 동서울터미널 상인들은 비생대책위를 조직하고 한진중공업의 강제 퇴거 명령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1일부로 강제 퇴거 명령을 내려졌다. 

신세계와 한진중공업이 사회적 비판을 받는 것은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10일 새벽, 기습적으로 동서울터미널 상점들의 강제철거를 강행했다는 점 때문. 이날 강제 철거는 상인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30년 이상 상가에서 생업을 이어온 상인들은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광인 정 부회장이 야구단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상인들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동서울터미널 상가 상인 A씨는 "신세계와 한진중공업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설날을 앞두고 기습 철거를 실시해 상인들을 길거리로 내쫓았다. 철거 깡패나 다를 바 없다. 지금이라도 신세계와 한진중공업이 나서서 상인들의 생계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동서울터미널 상가 뿐만 아니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상인들과 신세계 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고속터미널 상가 상인들도 운영회사인 신세계로부터 어떤 보상도 없이 원상복구와 계약해지를 강요받고 있다.

신세계는 상가 임대료 인상률을 5% 미만인 상한제를 어기고, 지난 5년 간 평균 19.3%를 인상했다. 또 최소 2개월 전 계약갱신을 어기고, 2개월에서 최대 7개월이 지나 계약하면서 그 기간 동안 인상된 금액을 한 번에 소급해 요구하기도 했다.

이밖에 ▲사전 연락 없이 강제 퇴거 공문서 발송 ▲부당한 1일 매출 공개 강요 및 신세계 포스 구매 강요 ▲365일 운영 요구 ▲매장 밖과 유리문에 홍보사진 부착 금지 ▲지하상인회 조직 및 활동 방해 등 신세계 갑질은 다양했다.

정 부회장은 노동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마트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무리한 업무에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2018년 3월28일 이마트 도농점에선 무빙워크를 점검하던 재하청업체 직원이 작업 도중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했다.  같은 해 3월31일 이마트 구로점에서도 계산업무를 하던 직원 권 모 씨가 돌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해 4월5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노조는 정 부회장에게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면담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김선제(성결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준법 경영은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정 회장의 야구단 인수가 ESG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상생도 중요하다. 서울고속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보여준 신세계의 경영행위는 부적절하다. 유통업은 서비스업인 만큼 주변 상인들과 소통과 조화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작정 밀어붙이기 식으로 상인들을 길거리로 내쫓는 행위는 장기적으로 그룹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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