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진 형사 역 맡아...관객과 원할한 소통
2021년, 데뷔 10년 차 배우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자신의 꿈을 위해 걸어온 배우 임수형. 20살, 처음 연기를 시작했던 그에게 연기는 인생의 전부다. 고등학생 때 우연한 계기로 접한 연극이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 2011년 연극 <문>으로 데뷔해 올해 11년 차 배우가 된 임수형의 꿈은 무엇일까.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임수형은 "처음으로 눈앞에서 배우들이 열연하는 모습을 봤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며 "아직도 그 모습은 사진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소회했다.(본 인터뷰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침에 따라, 배우, 기자, 컴퍼니직원 세 사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행했습니다. 단, 사진 촬영 때만 임수형 배우만 일시적으로 마스크를 미착용한 사실을 전합니다.)
최근 임수형은 연극 <쉬어매드니스>와 넷플릭스 <스위트홈>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쉬어매드니스>는 극 중 벌어진 살인사건을 관객과 함께 해결해나가는 코믹추리수사극이다. 지난 10차 프로덕션에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강우진 형사로 분했다.
임수형에게 <쉬어매드니스>의 첫 이미지는 '의심'이었다. 관객의 입장에서 처음 작품을 봤을 때부터, 대본과 라이브가 구분되지 않을 만큼 편하게 보지 못했기 때문. 공연과 대본의 의구심은 <쉬어매드니스>를 가장 하고 싶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관객이 배우를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기존의 연극과 달리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대본에서 제시하는 상황이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해요. 대학로에서 가장 흥행 중인 이머시브(관객참여형) 공연이라 말하고 싶어요."
지난해 마지막 공연을 마친 소감을 묻자 "마지막이라고 특별하진 않다. 그 특수성을 이용해 추억을 남긴다거나 하지 않던 행동이 귀한 시간을 내서 공연을 보러 온 관객에게 무례한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전했다.
또 "팀원들에게 고맙다. 장기간 호흡하다 보면, 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익숙함에 속아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1년 가까이 서로 존중하면서 탈 한번 없이 즐겁게 공연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시기에 모든 배우의 안전과 극장 방역에 최선을 다해준 제작사 콘텐츠플래닝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강 형사로 분했던 처음과 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는 "작품 속 상황은 그대로지만, 결국 변하는 건 무대 위 배우더라. 공연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지난 9개월 동안 팀원들과 많이 이야기하며 노력해왔다"고 답했다.
특히 임수형이 맡은 강 형사는 작품과 관객을 이어주는 역할로 소통창구 같은 존재로서 관객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끄는 역할이었다. 이에 "눈에 띄지 않는 역할일 수 있지만, 제 기준에서는 가장 중요한 역이라고 생각한다"는 힘 있는 대답에 이어 "사건을 풀어가는 데 있어 관객의 날카로운 질문에서 오는 긴장감과 관객이 느끼는 의심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이 재밌다"고 웃었다.
"<쉬어매드니스>는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게 더 어려운 연극이에요. 매번 달라지는 엔딩에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을 관객과 함께하고 있죠. 저 스스로 관객들 앞에서 절대 대충하지 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갖고 연기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