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35) - 파트너를 건 결투
[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35) - 파트너를 건 결투
  • 이상우 추리작가협회 이사장
  • 승인 2021.0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어느 연말이었다.
이제 졸업을 앞둔 한수지는 대학 진학을 이미 열린 전형으로 아이비리그에 네 군데나 합격한 상태라 마음대로 선택 할 수 있는 경지에 까지 다다라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되자 자연히 주변에 눈을 돌리게 되고 남자에 대한 관심도 차츰 높아졌다.
그 무렵, 한수지의 주변에 가장 가까이 있는 남자 셋이 동시에 한수지에게 무지한 관심을 보였다.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지역에 있는 워싱턴 기념관 높은 탑에 크리스마스 장식 네온이 반짝이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항상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권익선이 한수지에게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신청했다.
토머스 제퍼슨 고등학교 동창 회장이 주최하는 크리스마스 파티는 동창생뿐 아니라 재학생도 커플로 참석하는 유명한 파티였다.
모두 좋은 커플을 데리고 가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했다.
한지수는 당연히 제일 인기 있는 파트너였다.
권익선이 한수지에게 제일 먼저 동창회 참석 커플 신청을 했지만 한수지는 결정을 하지 않았다.
어쩐지 권익선 보다는 다른 남친을 바라는 심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유성우가 두 번째로 크리스마스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런데 곧 이어 오민준도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러고 보니 세 남사친이 모두 신청을 해서 한수지가 결정하는데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되었다.
“동급생 오빠들 셋이 모두 나하고 동창회 파티에 가자고 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한수지가 학교 휴게실에서 세 남사친들을 모아놓고 말을 꺼냈다.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듯 어리둥절했다.
모두 자기만 먼저 신청 한 줄 알고 당연히 자기하고 갈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누가 맨 먼저 신청 했지?”
오민준이 자신 있게 말했다. 
맨 먼저 신청한 사람이 자기일 테니까 당연히 자기와 함께 가야란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먼저 이야기 한 사람은 권익선 오빠야. 민준 오빠는 맨 나중인데?”
오민준이 약간 머쓱해졌다.
“하긴 뭐 먼저 신청했다고 우선권이 있는 건 아니니까.”
한수지가 나머지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면서 다른 의견을 기다렸다.
“그야 한수지가 마음에 있는 사람을 찍어야지. 난 너희들도 신청한 줄 몰랐다.”
유성우가 두 남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누가 뭐래도 한수지는 내꺼야 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맞아, 두말 할 것 없이 한수지가 찍어. 모두 따를 테지?”
“이번에 신청 받아준다고 뭐 진짜 오빠가 되는 것도 아닌데...”
오민준이 약간 자신 없는 말을 했다.
세 사람 중에 자기가 제일 불리하다고 느낀 것 같았다.
“결투를 하는 거야.”
권익선이 말을 꺼냈다.
“뭐야? 결투?”
두 사람이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유성우는 이미 결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 보았었다.
“유럽 귀족들도 연적이 생겼을 때는 자기가 연인을 차지하기 위한 정당한 방법으로 결투를 신청하지 않아?”
권익선이 자신감을 내비쳤다.
“음, 피스톨로 결판을 내자는 말이지.”
유성우가 일부러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무기를 써야 되는 결투라면 나는 빠질게.”
오민준이 지례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세 남자는 모두 한수지의 표정을 살폈다.
입술을 한일자로 다문 한수지의 얼굴은 팽팽하게 긴장 한 것 같았다. 
발그레한 뺨과 시원하게 큰 눈이 아름다웠다.
“꼭 무기를 쓰지 않더라도 ‘명예결투’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지.”
유성우가 말을 꺼냈다.
“맞아요. 육체를 사용하지 않고 두뇌를 사용하는 결투도 있어요.”
한수지가 말했다.
“두뇌 결투 좋아. 그럼 문제는 한수지가 내고 심판은 오민준이 하는 거다.”
그렇게 해서 희한한 명예 결투, 즉 두뇌 결투를 하기로 했다.
한수진은 결투 날자와 장소를 유성우와 권익선에게 통고했다.
-유성우와 권익선 두뇌 결투 통지
날짜- 12월 15일 오후 3시
장소- 토마스 제퍼슨 과학기술고 제25 강의실,
출제- 한수지
심판- 오민준
무기- 각자 노트북
심판- 오민준, 심판은 웹스터 미국 판 사전을 준비한다.
효과- 승자는 한수지와 동창회장 주최 크리스마스 파티에 한수지를 파트너로 동반할 권리를 갖는다.
단, 효력은 1회에 한하며 파티 동반 외에는 어떠한 권한도 주장할 수 없다.
이러한 문자가 세 남자에게 통고 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