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⑤] 배우 최석진, "기회있는 한 끝까지 무대서 연기하고파"
[톡톡인터뷰⑤] 배우 최석진, "기회있는 한 끝까지 무대서 연기하고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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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데믹이 강타했다. 코로나19는 국내외 경제를 비롯해 사회 이곳저곳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공연문화·예술계 또한 이를 피할 수 없었다. 다수의 극단을 비롯해 공연제작사가 해체되는가 하면 공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국내 공연계는 관객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가 멈춘 가운데 꾸준하게 공연을 올릴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올해 초부터 쉴 틈 없이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들이 있어, 본지는 이들의 소감을 들어보고자 연락을 하게 됐다.   

다섯 번째로 마지막 인물은 뮤지컬 배우 최석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뮤지컬 <최후진술>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을 맡아 남다른 춤과 노래 솜씨를 뽐냈던 그는 차기작을 연극 <언체인>과 뮤지컬 <테레즈 라캥>을 선택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뮤지컬 <미스트> <로빈> <난설> <미오 프라텔로>, 연극 <언체인> 등에 캐스팅돼 물이 올랐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에 요나스 역으로 캐스팅돼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으로 간단한 소감을 들어보았다. 해당 인터뷰는 정부에서 지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8일 시작) 전 진행한 인터뷰 임을 밝힌다. 

한다프로덕션 '2020 한다콘서트 : # 함께한다' 공연 중 / 사진 ⓒ 조나단 기자
한다프로덕션 '2020 한다콘서트 : # 함께한다' 공연 중 / 사진 ⓒ 조나단 기자

Q. 올 한 해 쉴 틈 없이 일한 배우로 선정됐다.    

최석진 : 처음엔 '쉴 틈 없이 일했다'라는 말이 재미있어서 웃음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정말 올해를 돌아보니 개인적으로 많은 일 들과 많은 작품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더라고요.  

저는 항상 연말에 내년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해놓습니다. 올해도 지난해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일을 하다 보니 말 그대로 '쉴 틈 없이 일한 배우'가 된 것 같습니다.  

12월이지만, 저는 아직 그 목표를 백 퍼센트 달성했다고 할 수 없어서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는 생각으로, 남은 한 달도 열심히 달려볼 생각입니다.  

Q. 쉴 틈 없이 작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힘은?    

최석진 :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힘든 일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처럼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면서 지치는 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서로 조심하느냐고 만나기보다는 전화 통화로 이야기를 하고는 합니다. 그럼에도 너무 위로가 되더라고요. 친구들에게서 많이 얻는 편인 것 같습니다. 

Q. 코로나19의 장기화, 여러 감정이 오갔을 것 같다.    

최석진 : 올해 뮤지컬 <미스트>라는 작품을 하고 있을 때 코로나에 대한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공연장에서도 실질적인 체감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마스크가 의무 착용이 되면서 관객분들의 표정을 알 수 없었다는 게 무대에 서는 배우로서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그렇고, 모든 배우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무대는 배우들뿐만이 아닌 관객분들이 함께 하기에 하나의 공연이 완성 된다는걸요. 그래서 공연이 끝난 뒤 관객분들의 표정이나 반응을 볼 수 없다는 게 힘들었던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철저히 방역하며, 열심히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분들이 계셨습니다. 관객분들을 보면서 정말 무한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비록 2.5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3주간 관객분들을 마주할 수 없게 되었지만, 우린 언제나 이겨낼 거고 잘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다프로덕션 '2020 한다콘서트 : # 함께한다' 공연 중 / 사진 ⓒ 조나단 기자

 

Q. 코로나가 끝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을까, 혹은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최석진 : 우선하고 싶은 일은, 공연이 끝나고 관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잘 지냈는지, 그때 말했던 건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요새는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유럽 여행을 다시 가고 싶긴 하지만 정상화가 되기까진 몇 년 더 걸린다고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한 사람들과 펜션 같은 곳에서 고기 구워 먹으면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Q. 올 한 해의 나를 자평해본다면? 몇 점짜리 한 해가 되고 됐을까    

최석진 : 70점 정도요. 후하게 점수를 준 편입니다. 다행히 올해 했던 작품들이 관객분들과 했었던 약속을 끝까지 지킬 수 있게 된 작품들이어서 점수를 조금 더 주었습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해보지 않았었던 캐릭터를 맡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SF 장르서부터 사극과 마피아 세계 등등 다양한 시대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게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을 찾아보자면 늘 한 작품, 한 작품 끝낼 때마다 생각나는 것들이 있거든요. "아, 거기서 그렇게 할걸" "좀 더 이렇게 해볼걸"이라는 생각들이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되었던 것 같아요. "이게 끝이고, 더 이상은 없다"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서도 무한하게 나오는 걸 보니 작품을 보낼 때 기분이 마냥 후련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체력관리는?    

최석진 : 주변에서 굉장히 많이 물어보세요. 그런데 저는 딱히 헬스 말고는 관리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요새를 헬스장들이 다 문을 닫아서 홈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아닐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로를 따라서 1시간 정도 조깅을 하면서 그날 하는 공연의 대사와 넘버들을 한 번씩 다 체크하고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운동이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약간 정신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Q. 다가오는 21년, 목표가 있을까?   

최석진 : 사실 '쉴 틈 없이 달려보자'라는 목표를 내년 목표로 세워볼까 했는데, 올해 이미 '쉴 틈 없이 일한 배우'로 뽑히게 되니 약간 머쓱하고, 민망해졌습니다. 그런데 일단 지금 저에겐 내년의 목표로 '쉴 틈 없이 달려보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어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걸까라는 말을 체감하는 것 같습니다. 

올해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것처럼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좋은 인연들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끝없는 욕심들을 다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쉴 틈 없이 달려보자'라는 게 저의 내년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석진 : 올해, 익숙한 것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낯설었던 것과 가까워져야만 한다는 것도 말이죠. 

하지만 영화 <인터스텔라> 이런 명대사가 나옵니다. "우린 길을 찾아낼 거야, 늘 그랬듯이"라고요. 이 말처럼 우리에게 놓인 길이 익숙지 않을 수 있고,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묵묵히 걸어 나아가다 보면 익숙했던 것들이 다시 보이기도 할 거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새로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지치지 말고 반드시 이겨낼 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제가 있는 이 무대라는 공간이 저한테 기회를 주는 한 끝까지, 제가 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연기를 하고 있겠습니다!

한다프로덕션 '2020 한다콘서트 : # 함께한다' 공연 중 /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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